본문을 보면 마치 두 사람(아버지와 아들, 혹은 신앙 선배와 후배)이 성전에 올라가면서 얘기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데, 1~2절은 아버지(혹은 신앙 선배)가 자신의 신앙을 고백하듯(내가 ~, 나의 ~) 여호와 하나님을 소개하고 있고, 3~8절은 아들에게(너로 ~, 너를 ~, 네 ~, 너의 ~) 여호와 하나님이 이런 분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1-2절에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꼬 나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라고 했는데, 이는 자문자답의 형식을 취하면서 자신의 신앙고백을 통해 여호와 하나님을 소개한다.
여기서 ‘산’은 시온산, 즉 솔로몬이 세운 성전이 있는 곳을 말하고, 여호와가 성전에 계시기에 그곳을 바라보며 도움을 구했고, 여호와로부터 응답을 받게 되었다는 것이다.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은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했다는 의미인데, 이때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하는가 하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 문제이다. 사람들은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 타인(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시인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께 도움을 요청했음을 밝히고 있다.
3절에 “여호와께서 너로 실족지 않게 하시며 너를 지키시는 자가 졸지 아니하시리로다.”라고 하면서 여호와 하나님을 소개하고 있다.
여기서 소개되는 여호와는 ‘너를 지키시는 자’이고, ‘잠도 자지 않는 분’이다. 이런 분이 동행하시면 실족할 일은 전혀 없다.
‘실족’은 앞 절의 ‘도움’이란 단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평탄하게 길을 가고 있으면 실족이 아니다. 발을 헛디뎌 더 이상 걷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혹은 잘못된 행동으로 일이 어그러졌을 때)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하다.
“방백들을 의지하지 말며 도울 힘이 없는 인생도 의지하지 말지니 그 호흡이 끊어지면 흙으로 돌아가서 당일에 그 도모가 소멸하리로다(시146:3-4)”라는 말씀이 있다. 또 “소경이 소경을 인도할 수 있느냐 둘이 다 구덩이에 빠지지 아니하겠느냐(눅6:39).”라는 말씀도 있다. 그러기에 여호와 하나님 외에는 의지할 대상이 없음을 이 구절들은 말씀하고 있다.
4절 “이스라엘을 지키시는 자는 졸지도 아니하시고 주무시지도 아니하시리로다.” 여기서도 인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하나님(졸지도 주무시지도 않는 분)을 의지할 것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5-6절 [“여호와는 너를 지키시는 자라 여호와께서 네 우편에서 네 그늘이 되시나니 낮의 해가 너를 상치 아니하며 밤의 달도 너를 해치 아니하리로다.”]은 여호와가 어떻게 자기 백성을 지키시는가 구체적인 예를 제시했다.
해와 달은 인간에게 절대적 도움을 주는 존재인데, 이 구절에서는 반대로 해를 끼칠 수 있는 대상으로 묘사했고, 그 위험으로부터도 철저히 지켜주시는 분이 여호와 하나님임을 알려준다.
7절 “여호와께서 너를 지켜 모든 환란을 면케 하시며 또 네 영혼을 지키시리로다.” 이런 말씀을 보면 힘이 솟구친다. ‘모든 환란을 면케 하시는 여호와’라면 누가 이런 여호와를 의지하지 않겠는가?
이 구절 ‘너’의 자리에 ‘나’를 집어넣으면 신앙의 왜곡이 발생한다. 나를 환란에서 면케 하시는 여호와는 없다. 여기서 ‘너’는 하나님이 약속하신 아들 ‘예수’이고 그분을 여호와께서 지켜주신다는 말씀이다.
8절 “여호와께서 너의 출입을 지금부터 영원까지 지키시리로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다. 나의 출입을 지키시는 여호와가 아닌 예수님의 출입을 지키시는 여호와다.
본문에 나오는 ‘나, 너’의 자리에 곧바로 ‘나’를 집어넣어 해석하면 사단의 함정에 빠지게 된다. 모든 성경은 예수님을 증거하고 있다. 본문에서 ‘나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라고 했으면 그 여호와의 도움을 받는 자는 예수님이다.
여호와는 예수님을 어떤 환란에서도 실족지 않게 지키시고, 그 지키심이 영원함을 약속하셨다. 이는 언약의 신실함, 영원함이다.
예수님은 아버지의 뜻을 이루시려고 이 땅에 오셨고, 그 예수님을 아버지 하나님은 끝까지 지키셨고, 그 뜻이 이뤄지도록 인도하신다. 즉 예수님은 자기 백성의 죄를 대신하기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셨고, 그 일을 이루는 일에 악한 세력이 방해했지만 아버지의 지키심으로 결국 완성하셨다.
그렇다면 성도는 여호와 하나님의 지키심과 무관한 자인가? 아니다. 성도는 예수 안에 있는 자이고, 달리 표현하면 예수 그리스도의 지체다. 그러기에 예수님이 아버지로부터 보살핌을 받을 때 성도는 예수 안에서 보살핌을 받게 된다.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으니 나의 사랑 안에 거하라(요15:9).”
예수 안에 있는 자는 본문을 믿음으로 받으며 시인과 같은 고백을 하게 된다. 이는 성령이 고백하게 하시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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