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 다윗과 언약하신 내용(3-4절)을 근거로 해서, 그 하나님을 경배하고 찬양하는 내용이 본 시편의 주제이다. 따라서 다윗과 언약하신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고, 그에 따른 찬양이 어떤 식으로 펼쳐지는지 본문을 따라가면서 살펴보자.
다윗 언약은 사무엘하 7장(또는 역대상 17장)에 자세히 소개되고 있는데, 그 내용을 간추리면 다윗이 하나님의 능력으로 대적들을 다 물리치고 난 후에 선지자 나단에게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나는 백향목 궁전에 살고 있는데 여호와의 궤는 장막 속에 있소”(삼하7:2).” 하면서 여호와를 위해 성전을 짓고 싶은 마음을 밝혔고, 그 때 하나님은 이런 약속을 하셨다. “여호와가 너를 위하여 집을 이루고 --네 몸에서 날 자식을 네 뒤에 세워 그 나라를 견고케 하리라”(삼하7:11-12)고.
이 내용을 쉽게 설명하면 이런 것이다. 다윗이 여호와를 위해 ‘집을 짓겠다.’고 하니까, 하나님께서 ‘내가 너와 네 후손을 위해 집을 짓겠다.’는 것이다. 즉, 다윗은 여호와의 이름을 높이기 위해 장막 대신 온전한 성전을 짓겠다는 것이고, 하나님은 그런 건물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을 구원하기 위한 메시아를 다윗의 후손 가운데 세워 그를 통해 자기 백성이 영원히 거할 집을 짓겠다는 말씀이다.
집은 사람이 거할 곳이지 하나님은 집에 거하시는 분이 아니다. 따라서 성전은 하나님을 위한 처소가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이 영원히 거할 처소이다. 이 사실을 다윗의 마음을 담아서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약속하신 것이 다윗 언약이다.
사람들이 지은 화려하고 웅장한 건물 성전은 결국 대적에 의해 다 파괴되고 불타 없어진다. 그러나 하나님이 친히 자기 아들을 십자가에 피 흘려 죽게 하심으로 자기 백성이 죄 사함을 얻고 안식할 수 있는 진짜 성전을 굳게 세우셨다. “내가 너희를 위하여 처소를 예비하러가노니 가서 너희를 위하여 처소를 예비하면 내가 다시 와서 너희를 내게로 영접하여 나 있는 곳에 너희도 있게 하리라”(요14:2-3).
시인은 ‘여호와의 인자하심을 노래하고, 주의 성실하심을 전하겠다.’(1절)고 다짐한다. 왜 이런 말을 했을까? 그리고 ‘인자하심’은 무엇이며, ‘성실하심’은 어떤 것을 두고 하는 말일까? 이런 의문들은 항상 생길 수 있다.
“여호와의 인자하심”을 통상적으로 생각해 보면, 하나님은 사랑이 많으신 분이기에 그 사랑을 찬양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로 여긴다. 대적에게 쫓길 때 피난처를 제공하시는 하나님, 배고플 때 찾아와서 먹을 것을 제공하시는 하나님, 나약하고 병들었을 때 치료해 주시는 하나님을 떠올리며 그분의 한없는 사랑을 생각하고 감사를 드린다. 또 “주의 성실하심”은 인간들이 쉽게 마음이 바뀌고 변덕이 심한 것과는 달리 지속적으로 은혜를 베푸시고 능력을 발휘하시는 것으로 그분의 성실을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발상들은 하나님을 제대로 알지 못하기에 생기는 현상이다. 여호와 하나님은 모든 것을 자기가 언약한 말씀에 따라 진행하시는 분이다. 그러기에 그분의 약속을 알고 믿으면 모든 것을 쉽게 깨닫게 된다.
지금 시인은 하나님의 약속을 깨달아 그 약속을 믿으며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드리는 것이다. ‘여호와의 인자하심’이나, ‘주의 성실하심’이 다른 것이 아니라, 주께서 다윗에게 언약하신 말씀을 바탕으로 나온 것이다. 자기 백성을 위해 메시아를 보내겠다는 것이 인자함이요, 그 약속을 꼭 성취시키고야 마는 것이 그분의 성실하심이다.
세상은 과연 이런 하나님의 약속을 바탕으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하고 있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모두가 자기 유익이라는 기준을 따라 움직인다. 자신에게 유익이 없다면 가치 없는 것으로 취급하고, 유익이 크면 클수록 그만큼 더 가치 있는 것이 된다. 이런 자기중심적 판단에서는 결코 하나님의 언약이 중심이 될 수 없다.
성도는 세상 그 어떤 것보다 하나님의 언약을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간다. 그러기에 여호와의 인자하심을 영원히 노래하게 되고, 그분의 성실하심을 대대에 전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런 일이다.
사실 성도가 주의 인자와 성실을 감사하고 전파하기 이전에 하나님 스스로가 자신의 인자와 성실을 영원히 세우시며 견고히 하신다(2절). 이것 또한 하나님의 약속이기에 ‘거룩한 자의 회중이 주의 성실을 찬양’(3절)한다. ‘여호와와 비교할 자 없으며, 그와 같이 능력 있는 자가 누가 있겠는가?(6절)’
“의와 공의가 주의 보좌의 기초라 인자함과 진실함이 주를 앞서 행하나이다”(14절) 라는 말씀 역시, 그분의 언약을 향한 집념을 보여주는 구절이다. 하나님 자신이 자기 언약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고 그대로 이루시는 분임을 잊지 말고 언약의 주님을 영원히 찬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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