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시편은 앞부분과 뒷부분이 너무 상반된 내용이라 과연 한 사람이 쓴 한편의 시가 맞나 의심이 들 정도이다. 앞부분(1-37절)은 하나님의 언약을 이야기하면서 그분의 인자하시고 성실하심을 감사하고 찬양하며 사치 충천해 있는데, 뒷부분(38-52절)에는 자기 백성을 향해 분노하시고 미워하셔서 그들의 울타리를 파괴하시고 적들로부터 탈취와 모욕을 당케 하시는 하나님을 묘사하고 있다.
이런 상반된 내용은 인간의 상식으로는 잘 납득할 수 없다. 하나님이 변덕쟁이도 아닌데, 왜 자신이 사랑하고 아끼는 백성에서 언약을 주시고 구원을 약속해 놓고, 그들을 대적에서 짓밟히게 하시고 수치와 모욕을 당케 하시는가?
도대체 시인은 어떤 상황에서 이런 시를 썼는지 도무지 그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 그러나 그런 상황 이해가 중요한 것은 아니고, 이런 시편을 통해 오늘날 성도들에게 하시고 싶은 하나님의 말씀은 무엇일까 하는 부분을 생각하면 된다.
옛날에는 하나님께서 선지자들을 통해서 여러 부분과 여러 모양으로 말씀하셨지만, 마지막 때는 오직 아들을 통해 모든 것을 말씀하셨다(히1:1). 그러기에 예수님의 관점에서 이 시편을 다시 읽어야 한다.
예수님은 분명 하나님의 아들이시다. 만백성으로부터 존귀와 영광을 받으실 분이 죄인의 모습을 입고 이 땅에 오셔서, 피조물에게 온갖 모욕과 핍박을 당하다가 결국은 실패자의 모습으로 죽임을 당했다. 이것이 예수님의 운명이었다.
성도는 예수님의 운명을 따라야 할 자들이다. 그러기에 하나님의 사랑을 입은 성도는 이 땅에서 나그네와 행인으로 이방인의 삶을 살 수밖에 없다. 이 땅의 권세자인 사단으로부터 미움과 질시와 외면을 당하며, 모욕과 억압과 핍박을 받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우리는 오늘 말씀을 읽으면서 이런 깊은 하나님의 뜻을 깨닫고 감사해야 한다. 인자하신 주님이기에 내 삶을 풍요롭게 하고, 세상으로부터 존귀를 받으며, 강건하고 힘 있는 자로 행세하기를 꿈꾼다면 하나님의 언약을 제대로 알지 못한 것이다.
하나님의 인자와 성실은 자기 아들을 통한 ‘자기 백성 만들기’에 전념하시는 일인데, 이 백성들은 아들이 걸어가신 길을 걷게 되어 있고, 세상적인 안목으로 볼 때 그 길은 험난한 가시 밭 길이며, 허무한 삶인 것이다. 이런 사실을 본 시편은 성도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참 평안은 이 땅에서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만약 이 세상에서 그런 기쁨을 누리게 된다면 하나님의 나라를 소망하지 않고 이 땅에서의 삶이 영원히 지속되기를 바랄 것이다. 이런 마음은 하나님의 주신 마음이 아니다. 이 세상과 인간들은 모두가 다 심판의 대상이다. 영원한 것이 따로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한 상대로 잠시 잠깐 있다 사라질 대상으로 두셨다.
영원한 것을 바라고 소망하는 성도는 이 땅의 임시적인 것들에 마음을 둘 수 없다. 그러기에 이 땅에서는 환영대신 외면을 받고, 기쁨이 아닌 슬픔을 당한다. 권세와 영광도 주님의 나라에서 얻는 것이기에 성도는 이 세상에서 정 반대의 상황을 맞게 된다.
머리 둘 곳도 없이 떠돌이 생활을 한, 그야말로 나그네로 이 땅에서 사신 예수님은 ‘고운 모양도 없고 풍채도 없어서 사람들이 보기에 흠모할만한 아름다운 것이 없었으며, 멸시를 받아 사람들에게 싫어버린바 되었으며, 아무도 그를 귀하게 여기지 않았다(사53:2-3).’
예수님이 이와 같은 삶을 사셨으니 그분의 자녀인 성도들은 당연히 그분의 발자취를 따를 수밖에 없지 아니한가? 혹 이 땅에서 복음 때문에 고난을 받으며 험난한 삶을 사는 자가 있다면 그는 필시 은혜를 받은 성도임에 틀림없다.
아벨은 하나님께 제사가 상달되었다는 이유 때문에 형 가인에 의해 살해당했고, 요셉은 하나님의 계시를 받아 말함으로 형들에게 미움을 받아 이웃나라에 종으로 팔려갔고, 다윗은 여호와의 이름으로 적을 이김으로 사울 왕의 살해 위협에 시달리며 도망자 신세가 되었고, 바울은 예수님이 메시아란 사실을 전함으로 옥에 갇히고, 매를 맞으며, 동족에 의해 고소당해 죄인의 신분으로 로마로 끌려가야 했다.
이러한 삶을 시인은 ‘주께서 주의 기름 부음 받은 자를 노하사 물리쳐 버리셨다(38절).’고 했고, ‘주의 종의 언약을 미워하사 그 관을 땅에 던져 욕되게 하셨다(39절).’고 했으며, ‘모든 인생을 어찌 그리 허무하게 창조하셨는지요(47절).’ 라는 식으로 묘사했다. 그러나 이런 표현들은 원망과 탄식이 아니라 예수님의 운명에 동참되는 복은 삶이기에 자기 백성을 이런 복된 길로 인도하시는 ‘여호와를 영원히 찬송한다(52절)’고 결론을 맺고 있다.
아버지와의 언약을 따라 자기 백성의 죄를 위해 이 땅에 죄인의 초라한 모습으로 오셔서 처참하게 죽임 당한 예수 그리스도를 생각하며, 그분의 고난(피 흘리심)을 날마다 전하는 자로 살아가자.
|
 |
116.37.101.23 - Mozilla/4.0 (compatible; MSIE 6.0; Windows NT 5.1; SV1; EmbeddedWB 14.52 from: http://www.bsalsa.com/ EmbeddedWB 14.52; InfoPath.1)
|
이름검색
Home
시편 46:1-11절 
시편 83:1-18절 
체크된 항목 삭제
체크된 항목 이동
체크된 항목 복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