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자가 있다면 이보다 더 행복한 자는 없을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 보니 그런 자가 등장합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시인이 감사하다고 하는 내용이 참으로 놀랍습니다. ‘주의 이름과 주의 기사가 전파되는 것’(1절)이 감사한 이유입니다.
보통 감사하다고 하는 자들의 그 감사 이유를 보면, 자녀가 말썽 부리지 않고 공부를 잘 해서 감사하다거나, 작년에 사둔 땅이 몇 배로 올랐다거나, 오랫동안 몸이 아파 고생했는데 최근에 찾은 병원에서 깨끗이 치료받아 나았다거나 뭐 이런 것들입니다.
사람들이 감사하고 기뻐하는 내용과 성경에서의 기쁨과 감사는 너무 차이가 큽니다. 우선 세상 사람들이 기뻐하는 이유가 진정한 감사가 되지 못하는 이유부터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이것들은 모두가 세상 환경에 의해 잠시 주어졌다가 환경이 변하면 끝나는 것들입니다. 예를 들어 건강을 회복한 것이 감사의 이유였다면 다시 병들면 그 감사는 사라지는 것이니까요. 즉 세상 것으로 인해 감사한 사람들은 그 감사가 제한적이고 임시적인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성경에서 말하는 감사는 세상 그 어떤 환경이 닥친다 해도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영원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환경을 조성하신 분이 주님이고 그런 마음을 자기 택한 백성에게 심어 주셨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대로 진행하시고, 또 그 모든 것들을 통해 홀로 영광 받으시는 분이기에 그분에 의해 선택받은 백성들은 늘 주님이 하시는 일을 보면서 감사, 찬송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누가 빼앗을 수도 없고 희석되지도 않습니다.
시인이 감사하는 이유를 본문에서 좀 더 찾아봅시다. 하나님이 세상을 만드셨고 모든 피조물을 지으셨습니다. 그렇지만 때가 되면 그 모든 것을 소멸하실 것인데(3절), 이것도 또한 감사의 이유입니다.
좀 의아하지 않습니까? 왜 하나님은 자신이 만드신 것을 자신이 파괴하시는 것입니까? 그것은 이 땅에 보이는 것은 잠시 잠깐 있다 없어질 임시적인 것으로 지으셨고 이 보이는 것 이야말로 다른 영원한 것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시기 위해 그렇게 하신 것입니다.
이런 놀라운 비밀을 깨닫지 못한 사람은 이 땅의 것이 소멸될 것이라는 사실을 믿지도 않거니와 소멸된다는 소식에 결코 감사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소멸되면 영원히 없어져버리는 것인데 그 이후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저 불안할 뿐이니까요.
그러나 성도는 이 눈에 보이는 세계가 아닌 새 하늘과 새 땅이 있다는 것을 알고 믿기에 보이는 세상이 소멸된다는 소식이 결코 슬프지 않고 반가울 뿐입니다. 그러니 쇠약해져 가는 자신의 몸을 보면서도 억울하거나 비참하게 느끼지 않고 예수 안에 감춰진 생명을 소망하며 찬송하게 되지요.
과학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소멸해 가는 세상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의학이 발달해도 질병을 없앨 수 없고, 유전공학의 발달로 생산물이 늘어나도 오염되고 변질되어 늘 먹을거리가 모자라고 부족할 뿐입니다. 세상 모든 만물이 차츰 소멸의 길로 접어들고 있음은 아무도 부인하지 못하는 현실입니다.
그런데 이런 사실을 알지 못하는 자들은 이 땅에서 힘과 능력을 소유했다고 약한 자들을 억압하고 교만에 빠져 살아갑니다. 하나님의 뜻은 아예 무시하고 오로지 자기 욕망만 추구하며 살지요.
이런 사람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하나님의 언약을 믿고 살아가는 성도는 늘 억압과 멸시와 핍박의 세월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습니다. 힘 가진 자를 부러워하며 그런 자리로 나아가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그들이 가진 것들이 결코 복이 아니며 그것들이 다 소멸되고 결국은 주님의 무서운 심판이 기다리고 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스스로 높은 자리에 나아가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그러나 재판장이신 하나님이 그들을 그냥 두지 않습니다. 세상 법칙과 전혀 다르게 하나님은 독특한 법칙으로 높일 자를 높이고 낮출 자를 낮추는 분입니다.
그 법칙이 무슨 법칙이냐고요? 바로 예수 그리스도 중심의 심판입니다.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세상은 둘로 나눠집니다. 그 아들의 죽음을 근거로 모든 사람을 죄인으로 규정하셨고, 그 아들의 십자가에서 흘린 피가 용서와 심판의 기준이 됩니다.
그러니까 인간 행위에 근거한 축복과 저주가 아니라 예수님의 피를 기준으로 심판과 용서가 시행된다는 말입니다. 즉 ‘율법의 행위로 그의 앞에 의롭다 하심을 얻을 육체가 없고, 오직 율법 외에 한 의 곧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의롭게 된다’(롬3:20-21)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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