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포한 자여 네가 어찌하여 악한 궤계를 스스로 자랑하는고 하나님의 인자하심은 항상 있도다”(1절). 원수가 모함하고 궤계를 일삼는 중에도 하나님의 인자하심을 느낄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행복한 신앙인은 없을 것이다.
요셉은 형들의 미움을 받아 애굽에 종으로 팔려가고 그곳에서도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가지만 여호와가 동행하심을 믿었고, 바울은 예수님을 전한다는 이유로 매를 맞고 감옥에 갇혔지만 그곳에서도 감사의 찬양을 부르며 기도했다.
다윗도 마찬가지다. 하나님의 부름을 받아 이스라엘을 위해 생명을 아끼지 않고 헌신하고 충성했지만 시기심으로 가득 찬 사울 왕은 다윗을 미워해서 죽이려 했고, 그런 생명의 위협 속에서도 감사와 찬양이 떠나지 않았다.
다윗은 억울한 누명, 생명의 위협, 도피생활로 인한 궁핍과 외로움 등등 다 열거하기도 힘든 수많은 고난의 삶을 살아가지만 여호와의 인도하심이 있기에 좌절하지 않는다. 그리고 악한 사단의 계획이 결코 여호와의 말씀 앞에 다 무너져버릴 것임을 믿기에 두려워하지 않는다.
“하나님이 영영히 너를 멸하심이여 너를 취하여 네 장막에서 뽑아내며 생존하는 땅에서 네 뿌리를 빼시리로다”(5절) 라는 구절에서 읽을 수 있듯이, 악인의 도모는 결국 패배로 끝나고 말 것이다.
사울 왕의 미움으로 생명의 위협을 당하며 도피생활을 하던 중에 배가 고파 죽을 지경이 된 다윗은 제사장을 찾아가 진설병을 얻어먹고 연명했다. 이런 억울하고 비참한 상황 속에서 자신을 돕지는 못할망정 그의 행적을 고발하고 잡아 죽이려 하는 자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사울 왕의 목자장 도엑이었다.
이 사람은 하나님의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다. 다만 어떻게 하면 자신의 지위를 더욱 든든히 하고 평안한 삶을 누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뿐이다. 그래서 왕이 미워하고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가 어떤 사람이건 상관하지 않고 죽일 수 있는 자였다. 다윗에게 먹을 것을 제공하고 무기를 지급하고 도피를 도왔다는 이유로 왕 앞에 끌려간 아히멜렉 제사장과 다른 제사장 무리 85명을 도엑은 과감하게 죽였고, 심어지는 그 가족들까지 살해했다.
“이 사람은 하나님으로 자기 힘을 삼지 아니하고 오직 그 재물의 풍부함을 의지하며 제 악으로 스스로 든든케 하던 자라”(7절)는 말씀처럼, 도엑은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왕의 권력을 믿고 행동했다. 많은 신하들이 제사장 죽이는 일을 주저하고 두려워했지만 도엑은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이런 기회를 이용해 왕의 환심을 사는 좋은 기회로 여긴 것이다.
여호와를 목자로 믿고 사는 양은 목자의 음성에 귀 기울이며 살기에 그 자체가 평안이요 행복이다. 스스로 꼴을 찾아 길을 나설 이유가 없고, 물이 있는 곳을 더듬어 찾을 이유도 없다. 또 사나운 짐승을 두려워하며 피할 이유도 없다. 이 모든 것을 목자가 다 알아서 하기 때문이다. 여호와를 힘으로 삼는 백성은 이와 같다.
“오직 나는 하나님의 집에 있는 푸른 감람나무 같음이여 하나님의 인자하심을 영영히 의지하리로다”(8절) 다윗은 비록 쫓겨 다니는 처량한 신세이지만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시사철 푸른 감람나무에 자신을 비유했다. 그리고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세상 권력을 의지하며 으스대는 도엑 같은 자를 어리석게 본다.
하나님은 자기 뜻을 이루시기 위해서 악한 세력들은 ‘영영히 멸하시고(5절)’, 반대로 자기 뜻에 순복하는 자들을 향해서는 ‘영영히 의지하게’(8절) 하신다. 그러니까 양쪽 다 자기 가는 길을 계속해서 간다. 멸망할 자는 멸망의 길로, 영생을 얻을 자는 주님이 이끄시는 생명의 길로.
이렇게 두 갈래로 나눠 끊임없이 가게 하시는 분이 여호와 하나님이시다. “주께서 이를 행하셨으므로 내가 영영히 주께 감사하고”(9절) 라는 구절에서 이 사실을 밝혀준다. 그리고 성도는 주께서 하시는 모든 일을 보면서 감사가 나온다.
주님은 자기 이름을 위해 이 모든 일을 준비하시고 진행시키신다. 따라서 성도는 당연히 주의 의를 보며 그 이름을 높이고 찬양할 뿐이다. 악한 자를 강퍅케 하셔서 간악한 일을 하게 하신 것도 찬양할 일이요, 고난과 역경 속에서 주님의 인도하심을 믿으며 감사하는 자를 보면서 또한 찬양할 수밖에 없다.
모든 것을 자기 영광을 위해 지으시고 운행하시고 거두시는 여호와 하나님은 영원히 경배와 찬양을 받으실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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