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사랑이 임할 때 성도는 자기부인의 모습으로 그 사랑이 표출된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랑을 받지 못한 자는 자기 긍정과 자기 존재의 정당성만 내세우게 된다.
하나님의 단판 앞에 온전한 인간은 없다. 모두가 죽어야 마땅한 죄인이다. 그러나 성도에게는 주님의 십자가 은혜가 임했고 그런 자는 주 앞에 용납 받는 은총을 입게 되었다. 그러나 이런 은총에서 제외된 자(“경건치 아니한 나라”와 “간사하고 불의한 자”)들이 이것을 시기하고 반발하면서 성도를 향해 공격을 해 댄다. 성도의 허물과 죄를 가지고 끝까지 시비를 거는 것이다.
그러나 성도는 자신의 행위에 따라 정죄 받은 그런 대상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피를 보고 용서받은 자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귀는 계속에서 성도를 괴롭힌다. 쉬지 않고 정죄작업에 돌입한다. 용서의 은혜를 감사하는 그 마음까지 깡그리 빼앗겠다는 심사다.
이런 경우 성도가 취할 수 있는 행동은 단 한 가지뿐이다. 계속 십자가의 은혜를 쳐다보는 것이다. 우리를 대적해 오는 마귀와 대항해서 싸울 이유가 없다. 나를 죄인이라고 몰아세우면 죄인임을 인정하면 된다. 그런데 여기에서 자기 정당성을 드러내려 한다면 이때부터 마귀의 꾐에 빠지게 된다.
시인은 이런 상황에서 하나님께 기도하고 있다. 주께서 나를 변호해 달라고. 그리고 그런 간사하고 불의한 자들에게서 건져 달라고(1절). 사실 우리 힘으로 이런 악한 궤계를 물리칠 수 없기에 여호와 하나님께 기도하며 그분의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다.
성도의 세상살이는 늘 원수에 의해 공격당하고 아파하는 삶의 연속이다. 마치 하나님이 아무 도울 힘이 없는 무능력자처럼 가만히 지켜보고만 계시는 것같이 여겨질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큰 착각이다.
우리가 핍박받고 고난을 당케 하시는 분은 여호와 하나님이다. 그러니 이런 상황을 마귀가 나를 장악하는 것으로 생각지 말고 주님의 은혜가 나를 이끌고 계심을 알아야 한다. 그럼 왜 이렇게 자기 백성을 아픔과 고통을 겪게 하시는가? 그 이유는 이런 시련의 과정이 없이는 은혜를 모르고 자신의 추악하고 적나라한 모습을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사랑을 입은 성도에게는 모든 것이 은혜와 감사일뿐이다. 그러니까 우리에게 닥치는 환경이 어떠하든 그것 자체가 주님의 역사하심이며 긍휼이란 말이다. 더 이상 저주는 성도에게 적용시킬 수 있는 용어가 아니다. 모든 것이 복이다.
“주의 빛과 주의 진리를 보내어 나를 인도하사 주의 성산과 장막에 이르게 하소서”(4절)라는 기도는, 빛이요 진리이신 예수 그리스도만이 성도를 의의 길로 이끄실 수 있는 유일한 분이란 사실을 밝혀준다. 즉 예수 그리스도가 아니고서는 하나님 앞에 설 수 없고, 사죄의 은총을 입을 수 없기에 그 주님을 바라고 소망하는 것이다.
그리고 “성소와 장막에 이르게 하소서”라는 구절은, 예수님은 십자가에서만 자기 백성을 만나시는 분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구약 성도가 주님 만날 때 성소에 나아간 것처럼 신약의 성도는 십자가 앞으로 가야 한다. 다른 곳에는 계시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하나님의 단에 나아가 나의 극락의 하나님께 이르리이다 하나님이여 나의 하나님이여 내가 수금으로 주를 찬양하리이다”(4절)라는 구절을 생각해 보라. 시인은 하나님의 단에 나아가 참 기쁨을 찾았다. 이곳은 주님의 희생의 피가 뿌려지는 자리이다. 여기에서 성도에게 용서의 사랑이 주어진다. 그러니 당연히 찬양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지 아니한가?
낙심하고 불안에 떠는 자여! 왜 그대는 낙망하고 불안하여 하는가? 불확실한 미래가 당신을 염려 속에 몰아넣었는가? 아니면 당신의 욕망을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도 채울 수 없기에 좌절하고 있는가?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이 땅 그 누구도 자신의 힘으로 자기만족을 성취시킬 위인은 없다는 것이다. 내가 갖지 못한 것을 소유한 자를 보며 부러운 마음이 생길 수는 있다. 그러나 그가 자신이 소유한 그것으로 만족하고 있는가 하면 결코 그렇지 않다. 이 말은 세상 그 누구도 땅의 것을 소유함으로 참 평안과 기쁨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참 기쁨은 주께 있고, 그 주를 믿고 바랄 때 평안과 소망이 있다. 이것은 땅의 것이 아니기에, 누구와 경쟁에서 쟁취하는 것도 아니고 힘쓰고 애써서 내가 취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그분이 주시기 원하는 자들에게 값없이 주어지고 그분이 주신 것은 아무도 빼앗을 수 없다. 그러니 이보다 더 확실한 것이 무엇이겠는가?
이것을 받은 자만이 진정한 찬양을 드릴 수 있고, 그는 세상이 감당치 못한다.
DATE: 2006.11.11 - 18:03
LAST UPDATE: 2006.11.13 -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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