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은 장차 오실 예수님의 모습을 담고 있다. 그러기에 본문에서 다윗과 다투는 자는 예수님을 대적하여 싸우는 자이다. 이런 관점으로 1절 말씀을 보면 “여호와여 나와 다투는 자와 다투시고 나와 싸우는 자와 싸우소서”라는 말씀이 쉽게 해석될 수 있다.
그런데 만약 이 구절에서 ‘나(다윗)를 예수님으로 보지 않고, 우리 개인으로 생각하고 이 말씀을 해석한다면 큰 오류에 빠진다. 이렇게 되면 여호와는 무조건 내 편이 되셔서 나를 대적하는 자는 다 여호와의 원수가 되고, 나는 항상 옳고 승리자가 된다.
따지고 보면 우리가 항상 여호와와 다투고 싸우는 자로 살아가고 있는데, 나를 여호와의 편에 편승시킨다면 더 이상 나는 죄인도 아니요 완벽한 의인의 모습으로 둔갑시키는 무서운 결과를 낳게 된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씻음 받은 성도에게는 그분의 긍휼 속에서 용납되는 은총을 누리기에 주님 백성이며 그분의 편에 서서 그분이 이루신 승리를 함께 누리게 된다. 이런 관계 속에서 “내 영혼에게 나는 네 구원이라 이르소서(3절)”라는 말씀이 성립된다. 예수님이 우리의 구원자이며 생명을 주시는 분이다.
4절에서 “내 생명을 찾는 자로 부끄러워 수치를 당케 하시며 나를 상해하려 하는 자로 물러가 낭패케 하소서”라는 다윗의 기도는 당연히 그대로 성취될 내용이다. 예수를 죽이려하고 그를 멸시했던 자들의 운명은 필시 이와 같을 것이며, 이유도 없이 다윗을 잡아 죽이려고 그물을 웅덩이에 숨기며, 함정을 판 자들은 결국 그들이 숨긴 그물과 그들이 판 함정에 자신들이 걸려들 것이다.
“내 영혼이 여호와를 즐거워함이여 그 구원을 기뻐하리로다(9절)”라는 말씀은, 하나님 아버지께 구원받은 아들 예수가 아버지께 드리는 찬송이요, 그 아들 안에서 구원받은 성도들의 찬송이 된다. 성도의 기쁨과 감사의 근원은 늘 여기에 있다.
다윗의 시에서 자주 나타나는 표현 가운데, ‘만족하리이다,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내 잔이 넘치나이다, 충만하도다’ 등등의 말은 구원의 은총에 대한 감격에서 우러나온 것이다. 너무 크고 엄청난 일을 만났기에 스스로 도무지 감당할 수 없는 그 큰 충격적인 사태에 대해 이런 식으로 묘사한 것이다.
다윗은 이스라엘을 위해 생명을 돌보지 않고 전장에 나가 싸운 자였다. 그런 다윗에게 사울 왕은 시기와 질투심에 불타 죽이려 했고, 온 나라 백성이 이에 동조해서 그를 대적했다. 이것이 바로 예수님의 운명이다.
예수님은 불쌍한 영혼들을 살리기 위해 하늘 보좌를 버리시고 구원자로 이 땅에 오셨건만 사람들은 예수를 환영하고 기쁨으로 영접하기는커녕 온갖 비방과 멸시와 미움을 쏟아부었다. 그들의 죄와 허물을 사하시기 위해 그들의 죄를 지적했는데 그들은 자신의 죄가 폭로되는 것이 끔찍하고 싫어서 외면했고, “나를 향하여 그 이를 갈도다(16절)”라는 말씀같이 구원자의 입을 막기 위해 죽이는 일을 감행했다.
그들의 공모는 힘을 얻는 것 같았고, 그들의 만행은 예수를 죽임으로 말미암아 성공했다고 자부했다. 그러나 비참하게 죽임당한 예수를 하나님 아버지가 다시 살리셨고, 그 부활의 사건으로 말미암아 모든 상황은 역전되어 아들의 최후 승리를 인정하셨고, 결국 그 아들을 외면하고 대적했던 자들은 다 심판을 면치 못하게 되었다.
악인의 궤계는 수포로 돌아가게 되어 있다. 잠시나마 그들이 이기는 것 같고, 그들의 완력이 상대를 제압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악행은 돌이킬 수 없는 큰 과오를 범한 것이며 영원한 수치와 낭패와 통곡의 날을 맞이할 것이다. 다윗이 환란 당하는 것을 기뻐하고, 조롱하면서 패망을 기원했던 자들의 운명은 이와 같다.
악인을 향해 저주를 퍼붓는 것이 본 시의 내용이다. 만약 이것을 인간의 윤리적 잣대로 풀이한다면 다윗은 도무지 남을 용납하지 못하는 졸장부로, 하나님의 사랑을 입은 성도가 어찌 이럴 수 있을까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은 그런 인간적인 차원에서 이해할 수 없다. 이것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긍휼과 사랑을 보여주는 것이며, 그분의 은총을 거부하는 자에 대한 무서운 심판을 담고 있다.
따라서 예수 그리스도를 대적하는 자는 당연히 저주받아야 마땅하고, 그분의 십자가 그늘 아래 피하는 자는 모든 저주에서 해방되는 감격을 맛볼 것이다. “여호와는 야곱의 허물을 보지 아니하시며 이스라엘의 패역을 보지 아니하시는도다(민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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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ST UPDATE: 2024.05.02 - 22: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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