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시는 여호와 하나님이 자기 처소인 성전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 이것은 아마 여호와의 언약궤가 오벳에돔의 집이나 혹은 다른 처소에 임시로 머물다가 성소로 옮겨지는 상황을 묘사한 것 같다.
이 장면은 마치 예수님이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 성으로 입성하실 때 사람들이 겉옷을 길에 펴며 또 나뭇가지를 베어 길에 펴고 예수님을 따르며 “호산나 다윗의 자손이여(마21:9)” 하고 환호했던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물론 당시 사람들은 예수님을 자기 나라 이스라엘을 정치적으로 통치할 왕으로 여겼고, 경제문제와 질병문제 등등 육신의 문제를 능히 극복할 지도자로 손색이 없음을 믿었고, 그의 등장을 자신들의 행복과 연결지어 환영했다.
이런 모습은 하나님이 보내시겠다고 하는 참 메시아를 영접한 것이 아니라 자기 욕망을 채워줄 신을 필요로 하고, 내 안위를 위해 그리스도가 오셔야 한다는 비뚤어진 생각 때문에 우상을 기다리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오늘날 다수의 교인이 이런 식으로 예수를 의지하고 종교생활을 하고 있다. 내 기도에 응답하시는 주님, 우리 가정을 행복하게 하시는 주님, 우리나라를 번성케 하시는 주님을 믿으며 그 주님을 향한 끝없는 항변을 하는 것이 열심히 기도하는 것이요 신앙생활이라고 여긴다.
유대인들도 이런 심정으로 예루살렘에 입성하시는 예수님을 환호하며 영접했었는데, 정작 예수님은 자신들의 기대에 부응해 주지 않으셨다. 스스로 임금의 자리에 나아가지도 않으셨고, 자신을 따르는 무리를 피해 다니시는가 하면, 성전에 올라가서 소란을 일으키며 성전을 모독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고, 안식일을 범하며, 종교 지도자들을 업신여기는 행동을 했다.
자신들의 기대에 어긋난 행동만 일삼는 예수님을 보면서 그들은 배신감을 느끼며 분노했고 더 이상 참고 견딜 수 없었던 제사장과 바리새인들이 결국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아 죽임으로 그들의 완악한 심성을 그대로 드러내고 말았다.
메시아를 기다린 자들이 메시아를 죽였다는 사실이 의아하지 않은가? 바꿔 말하면, 예수 믿는 자들이 예수를 핍박하고 거부했다는 것이다. 이 사실은 예수를 거론하고 있다고 해서 그가 예수 믿는 자는 아니라는 말이다.
여호와 하나님은 천지 만물을 지으셨을 뿐만 아니라 직접 다스리신다. 이런 여호와가 땅에 거하는 모든 이들로부터 경배와 찬양을 받는 것이 합당하나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를 높이지 않는다. 그러나 신앙의 사람 다윗은 달랐다. 피조 세계의 것들을 보면서 그 지으신 분을 노래하고, 감사와 영광을 드렸다.
여호와의 성산에 오를 수 있는 자는 과연 누구인가? 다윗은 그 자격을 논하면서, “손이 깨끗하며 마음이 청결하며 뜻을 허탄한데 두지 아니하며 거짓 맹세치 아니하는 자”라고 했다. 과연 이에 합당한 인간이 누구인가?
사실 여호와의 성산에 들어갈 분은 오직 여호와 하나님뿐이다. 이런 거룩한 곳에 죄인이 들어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성전으로 향하는 여호와의 모습을 떠올리며 “문들아 너희 머리를 들지어다 영광의 왕이 들어가신다.”고 노래했다.
여호와가 자기 처소인 성전에 들어간다는 것은 피 흘리는 제사가 성립되는 장면, 달리 표현하면 자기 백성을 허물과 죄에서 구원하기 위해 예수님이 십자가 지시는 것을 생각게 하는 장면인데, 여호와가 자기 자리를 찾아 좌정하실 때 모든 것은 완성된다. 자기 영광을 위해 자기 백성의 죄를 담당하고 죽음의 자리로 나아가는 것이다.
우리는 어리석게도 내가 영광의 자리에 앉기를 소망한다. 사람들로부터 칭찬과 환호를 듣기 바란다. 그래서 그 일을 위해 스스로 높아지려 하고 남들을 짓밟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그러나 경배받을 분은 오직 여호와 하나님 한 분이다. 신약으로 말하면 십자가 지시고 자기 백성을 죄에서 구속하신 예수 그리스도 그분만이 성소에 들어가 좌정하실 주인공이다.
경배의 대상을 경배해야 참 경배가 된다. 성전의 자리에 앉을 분이 그 자리에 앉아야 영광이 된다. 다윗은 이 사실을 깨달았기에 영광의 왕 그분께 모든 경배와 찬송을 아낌없이 드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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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ST UPDATE: 2024.04.18 - 21: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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