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에 올라가는 노래]의 마지막 장이다. 이스라엘 백성에게 성전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하나님이 자기 이름을 두시려고 만들게 하신 것인데, 여기에서 자기 백성과 만나겠다고 약속하셨고, 이곳에서 기도하면 응답해 주시겠다고 하셨기 때문이다.
이렇게 귀한 성전을 이방나라 바벨론이 침략해서 파괴해 버렸고, 백성들은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간 후 이스라엘 백성들은 더 이상 성전에서 기도할 수 없었다. 그 후 70년이 지나서 다시 고국으로 돌아와 성전을 재건했고, 그 이후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를 선별해서 시편에 수록해 놓았고, 또 절기를 맞아 예루살렘 성전으로 가면서 이 노래를 부른 것으로 보인다.
본 시 1-2절은 백성들이 성전에서 봉사하는 레위인과 제사장을 축복하고, 3절은 레위인과 제사장이 성전에 나아와 제사하고 돌아가는 백성들에게 축복하는 화답 형식을 지녔다.
1절에 “밤에 여호와의 집에 섰는 여호와의 모든 종들아 여호와를 송축하라.” 이렇게 되어 있는데, 이 구절에서 관심을 둘 부분은 한 절에서 ‘여호와’를 세 번이나 거론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호와’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언약을 주신 하나님이다. 그러기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여호와’를 부를 때는 언약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전제하고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밤에 여호와의 집에 섰는 여호와의 모든 종들’은 제사에 종사하는 레위인과 제사장들이다. 백성들은 절기나 특별한 때에 여호와 앞에 나와 제사를 드리고 밤이 되면 집으로 돌아가지만, 밤이 되어도 돌아가지 않고 여전히 성전에서 봉사하는 자들이 있었는데 그들의 수고와 희생을 감사하며 축복한다.
‘당신들의 희생이 아니면 우리는 제사할 수도 없고, 집에서 평안하게 쉴 수도 없습니다. 밤낮 쉬지 않고 하나님께 상번제를 드리는 당신들의 노고에 하나님이 복을 내려주시기를 소망합니다.’ 이런 의미를 담고 있다.
2절에 “성소를 향하여 너희 손을 들고 여호와를 송축하라.” 이 대목은 솔로몬 왕이 성전을 완공하고 봉헌할 때의 기도(왕상8:22-30)를 인용하고 있다. 옛날 솔로몬 왕이 하나님의 뜻에 따라 성전을 지었고, 온 백성이 성전에 나와 하나님 앞에 섰을 때, 왕은 손을 높이 들고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드림과 동시에 백성을 위해 기도했다.
이처럼 제사장들이 성전에서 손을 들고 하나님을 경배, 찬양함과 동시에 백성들에게 복을 내려주실 것을 기도한다. 이것이 바로 제사장만이 할 수 있는 특권이다.
3절에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께서 시온에서 네게 복을 주실지어다.”라고 되어 있다. 이 구절(여호와께서 --- 네게 복을 주실지어다)은 제사장들의 관용적 축복문이다. 민수기 6장 23절을 보면 여호와 하나님이 모세에게 명하셔서 아론과 그 아들들에게 이처럼 백성을 위하여 기도하라고 하시면서 이런 내용을 말씀하셨다. “여호와는 네게 복을 주시고 너를 지키시기를 원하며, 여호와는 그 얼굴로 네게 비취사 은혜 베푸시기를 원하며, 여호와는 그 얼굴을 네게로 향하여 드사 평강 주시기를 원하노라 할지니라(민6:24-26).”라고.
3절에서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를 언급한 것은 복을 내려주실 분은 여호와 하나님 외에는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복 받기를 원한다. 그래서 복을 받을 수만 있다면 태양, 별, 바위와 나무 그 어떤 것이라도 무릎 꿇고 기도한다. 하지만 복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만 주실 수 있다.
그리고 ‘시온에서 네게 복을 주실지어다’라고 했는데, 이것이 복음의 핵심이다. 시온은 성전의 다른 표현이다. 성전에서 복을 주시는 여호와가 유일한 하나님이다. 그리고 성전에서의 복은 하나님이 자기 백성과 영생하는 것(시133:3절 참조)이다.
신약 시대의 성전은 예수 그리스도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자기 백성의 죄를 위해 제물이 되셨을 때, 하나님은 아들의 제사를 받으셨고, 그것을 통해 하나님은 아들을 용납하셨다. 이 아들 안에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포함되어 있다.
구약의 성도들이 제사를 위해 예루살렘 성전으로 올라가면서 부른 노래는 단순한 노래가 아니라 그들의 신앙고백이며 생존의 이유였다. 이것을 사람들은 거꾸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의 풍성한 삶을 위해 성전에 올라가 제사를 드렸다고. 결코 그런 것이 아니다. 성도의 존재 이유는 하나님을 경배하고 찬양하는 것이다. 이것을 통해 하나님은 영광을 받으신다.
“이 백성은 내가 나를 위하여 지었나니 나의 찬송을 부르게 하려 함이니라(사43:21).” 이것이 하나님의 뜻이다. 이를 신약적 표현으로 바꾸면 이렇게 된다. “하늘에 있는 자들과 땅에 있는 자들과 땅 아래 있는 자들로 모든 무릎을 예수의 이름에 꿇게 하시고 모든 입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주라 시인하여 하나님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셨느니라(빌2:10-11).”
구약의 제사장은 매일 제사를 드려도 죄를 없게 하지 못했다. 하지만 예수님은 단번에 자기 몸을 드리심으로 거룩하게 된 자들을 영원히 온전케 하셨다(히10:10-14). 그러기에 구약의 성전 제사는 예수님의 영원한 제사를 갈망하며 드린 제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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