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시는 다윗의 저작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성전을 열망하는 다윗의 마음을 너무도 잘 표현하고 있음이 특징이라 하겠다.
1절에 “여호와여 다윗을 위하여 그의 모든 근심한 것을 기억하소서.” 이렇게 시작되는데, 여기서 다윗의 근심은 하나님의 궤가 휘장 가운데 있음을 안타까워하면서 온전한 건물 성전을 지어 하나님의 궤를 잘 모시려는 간절한 마음을 보여준다.
2~5절은 더 적극적으로 다윗의 근심을 묘사하고 있다. 2절에서는 “저가 여호와께 맹세하며 야곱의 전능자에게 서원”했다고 했고, 3~5절은 다윗의 맹세, 서원을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성막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나의 거하는 장막에 들어가지 아니하며, 내 침상에 오르지 아니하며, 내 눈으로 잠들게 아니하며, 내 눈꺼풀로 졸게 아니하리라’라고.
이 맹세와 서원의 내용은 성경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저자는 다윗이 성전을 갈망하는 마음을 알았기에 이 같은 심정이 아니었을까 유추하면서 이런 시를 쓴 것 같다.
사무엘하 7장 2절에 보면 “왕이 선지자 나단에게 이르되 볼지어다 나는 백향목 궁에 거하거늘 하나님의 궤는 휘장 가운데 있도다.”라는 말씀이 있다. 다윗 본인은 안락한 궁전에서 살고 있는데, 하나님의 궤는 휘장(천막)에 거하시니 마음이 편치 않았음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고, 또 언약궤를 자신이 거하는 성으로 모셔오기 위해 힘쓴 일이 성경에 기록되어 있기에(삼하 6장 참조) 이 모두를 종합해서 다윗의 근심을 3~5절의 방식으로 묘사한 것이다.
이제 왜 언약궤가 방치되어 있었는지, 또 다윗이 왜 언약궤를 자신이 거하는 성으로 모셔오려고 했는지에 대해 살펴보자.
원래 언약궤는 성막 가장 깊은 곳(지성소)에 두게 하셨다. 출애굽 당시에 처음 성막이 지어졌고, 그때는 온 백성들이 가나안 땅을 향해 이동하며 살았기에 성막 역시 이동식 건물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가나안에 정착한 후에는 더 이상 이동할 일이 없었기에 ‘실로’라는 지역에 세워졌다.
그런데 사사가 다스리던 시대에 블레셋과 전쟁을 치르면서 당시 제사장이었던 홉니와 비니하스가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하나님의 언약궤를 전쟁터에 모셔갔고, 그 전쟁에서 패하면서 언약궤도 빼앗겼다.
이렇게 언약궤는 적에게 빼앗겨 블레셋 지역으로 옮겨졌고, 그 지역이 언약궤 때문에 많은 재앙을 당한 후에 이스라엘 땅(벧세메스)으로 돌아왔다. 다시 돌아온 언약궤를 온 백성이 반기면서 궤를 열어보다가 많은 사람이 죽는 사태가 벌어지자, 벧세메스 사람들이 원래 언약궤가 있었던 지역인 기럇여아림(실로가 있는 큰 도시)으로 보냈고, 기럇여아림 아비나답 집에 모셨는데, 다윗이 왕이 되어 왕권이 안정된 후에 언약궤를 다윗성으로 옮겨오려고 했다. 그 과정에서 나곤의 타작마당에서 소가 뛰므로 웃사가 궤를 잡다가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고, 그것 때문에 다윗이 성으로 모셔오는 일을 두려워하여 오벧에돔 집에 두었고, 3개월 후에 다시 다윗성으로 옮겨왔다. 여하간 다윗은 하나님의 성막 곁에 있기를 원했고, 그것을 실천했다.
다시 본문을 보자. 6절에 “우리가 그것이 에브라다에 있다 함을 들었더니 나무밭에서 찾았도다.”라고 했다. 여기에서 에브라다는 에브라임을 지칭하는 것으로, 다윗이 언약궤를 다윗성으로 모셔오기 전에는 에브라임 지역 오벧에돔 집에 있었는데, 그것을 ‘나무밭에서 찾았다’라고 했으며, 이것은 잡목이 우거진 숲에서 발견했다는 말이다.
그러니까 6절의 표현은 하나님의 거룩한 언약궤가 너무나도 초라한 곳에 계셨다는 의미의 시적 표현이다.
7절 “우리가 그의 성막에 들어가서 그 발등상 앞에서 경배하리로다.” 이것은 그동안 성막과 언약궤가 있는 곳에서 멀리 떨어져 살았는데, 이제 언약궤를 모셔왔으니 제대로 하나님께 제사할 수 있게 되었다는 감격의 표현이다.
8~10절은 솔로몬이 성전 봉헌식에서 드린 기도(대하6:41-42)를 옮겨온 것이다.
8절 “여호와여 일어나사 주의 권능의 궤와 함께 평안한 곳으로 들어가소서.” 이것은 주님의 궤가 제 자리를 찾았다는 것이다. 9절 “주의 제사장들은 의를 입고 주의 성도들은 즐거이 외칠지어다.” 제사장들도 제대로 직무를 수행할 수 있고, 성도들도 온전한 제사를 하나님께 드릴 수 있어서 감사하고 있다. 10절 “주의 종 다윗을 위하여 주의 기름 받은 자의 얼굴을 물리치지 마옵소서.” 하나님이 다윗과 언약하신 내용을 외면치 말아 달라는 간구다. 다윗의 후손을 통해서 만민이 복을 받을 것을 약속하셨는데,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는 구원을 말씀하신 것이다.
11절, 12절 역시 다윗 언약(삼하7:11-15)을 되뇌는 것으로, 다윗의 자손으로 오시는 분은 예수님이고, 그분을 통해서 만민이 복을 받는 것, 이것이 영원히 변치 않을 하나님의 언약임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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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132:13-1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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