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을 괴롭히는 자, 시온을 미워하는 자는 여호와 하나님에 의해 결국 파멸에 이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노래하고 있다.
구약 이스라엘의 역사를 보면 출애굽을 시작으로 광야 생활 40년을 거쳐 가나안 땅을 정복하고, 그 후 사사시대, 그리고 열왕 시대를 지나 바벨론에 의해 성전이 파괴되고 백성이 포로로 끌려가는 상황, 70년 후에 고국으로 돌아와 성전을 재건할 때를 통틀어 이방인이 이스라엘을 괴롭히지 않은 시기는 없었다. 하지만 악인의 계교는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1-2절에 “이스라엘은 이제 말하기를 저희가 나의 소시부터 여러 번 나를 괴롭게 하였도다. 저희가 나의 소시부터 여러 번 나를 괴롭게 하였으나 나를 이기지 못하였도다.”
1절의 내용을 2절에서 반복하면서 새로운 내용을 추가하고 있다. ‘이스라엘 시초부터 여러 번 이스라엘을 괴롭힌 자가 있었지만 그들이 이스라엘을 이기지는 못했다’고 한다.
인류의 역사는 여자의 후손과 뱀의 후손이 싸우는 구도로 펼쳐지고, 그 싸움의 결과는 여자의 후손이 승리하게 되어 있다(창3:15 참조). 하지만 그 싸움의 과정에서 여자의 후손은 약간의 고통을 받게 된다.
3절에 “밭 가는 자가 내 등에 갈아 그 고랑을 길게 지었도다.” 이 구절이 이방인에 의해 핍박받는 이스라엘의 상황을 잘 묘사해 주고 있다. 예수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세상에서는 너희가 환란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요16:33).”
그리고 성도가 세상에서 환란 당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하셨다. “너희가 세상에 속하였으면 세상이 자기의 것을 사랑할 터이나 너희는 세상에 속한 자가 아니요 도리어 세상에서 나의 택함을 입은 자인 고로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느니라(요15:19).”
4절[여호와께서는 의로우사 악인의 줄을 끊으셨도다.”]은, 사단의 세력이 아무리 설쳐도 그 뜻을 이루지 못함을 알려주고 있다.
시편 2편에 이와 유사한 구절이 있다. “어찌하여 열방이 분노하며 민족들이 허사를 경영하는고. 세상의 군왕들이 나서며 관원들이 서로 꾀하여 여호와와 그 기름 받은 자를 대적하며 우리가 그 맨 것을 끊고 그 결박을 벗어 버리자 하도다. 하늘에 계신 자가 웃으심이여 주께서 저희를 비웃으시리로다. 그 때에 분을 발하며 진노하사 저희를 놀래어 이르시기를 내가 나의 왕을 내 거룩한 산 시온에 세웠다 하시리로다(시2:1-6).”
5절에는 “무릇 시온을 미워하는 자는 수치를 당하여 물러갈지어다.”라고 했다. 여기서 시온은 성전을 지칭하는 것으로, 이스라엘과 성전을 같은 선상에 놓고 있다. 즉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것은 성전을 공격하는 것이다. 반대로 표현해도 같은 의미다. 성전을 공격하는 것은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세우셨고, 그들에게 성전을 짓게 하셨다. 그러기에 이스라엘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성전이 있다. 그러니까 이스라엘과 성전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적 관계다. 신약에서는 그리스도와 성도가 한 몸이라고 하셨다(고전12:27). 이처럼 이스라엘과 성전은 하나다.
6절[“저희는 지붕의 풀과 같을지어다 그것은 자라기 전에 마르는 것이라 이런 것은 베는 자의 줌과 묶는 자의 품에 차지 아니하나니”]은 이방인들이 이스라엘을 침략해서 자신들이 승리했다고 확신하는 경우라도 그것은 ‘지붕 위에 자란 풀’ 정도라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여러 번 이방 나라의 침략으로 주권을 빼앗겨 조공을 바친 때도 있었고, 온 백성이 포로로 끌려가는 일도 당했다. 그러나 이런 때에도 적이 이스라엘을 이긴 것이 아니라 지붕 위에 풀이 자란 정도라는 것이다. 그 이유는 이방 세력이 하나님의 백성을 이길 수는 없기 때문이다.
8절[“지나가는 자도 여호와의 복이 너희에게 있을 지어다 하거나 우리가 여호와의 이름으로 너희에게 축복한다 하지 아니하느니라.”]은 외부인들이 이스라엘을 괴롭히는 자를 향한 마음가짐을 보여준다.
‘여호와의 복이 너희에게 있을지어다’ 또는 ‘우리가 여호와의 이름으로 너희에게 축복한다’ 이런 표현은 덕담으로 하는 말이다. 특별히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이라도 부담 없이 주고받는 인사치레다. 그런데 이런 인사도 하지 않는다고 한 것은, 그들을 아주 멸시한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성전에 올라가면서 이런 노래를 불렀다는 것은 의미심장한 일이다. 그들은 이방인에 의해 심한 핍박과 고난을 받았다. 성전 제사를 방해당하는 것은 기본이었고, 생명의 위협도 수시로 당했다. 하지만 그 모든 일이 대수롭지 않은 일이며, 성도는 그들의 공격에 의미를 둘 이유가 없음을 스스로 확인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여자의 후손이 십자가로 승리하셨기에 뱀의 후손이 공격하는 것은 발꿈치에 상처를 입히는 정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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