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를 의뢰하는 자(의인, 선인)와 그렇지 않은 자(악인)를 구분하면서, 의인(이스라엘)이 누릴 평강이 영원함을 여호와께 감사하고 있다.
1절에 “여호와를 의뢰하는 자는 시온산이 요동치 아니하고 영원히 있음 같도다.”라고 했다. 산은 바람이 불거나 폭우가 쏟아져도 흔들리는 법이 없다. 특히 시온산(성전이 있는 곳, 여호와의 이름이 거하시는 곳)은 더더욱 요지부동이며 영원하다. 이처럼 여호와를 의뢰하는 자는 주님과 영원히 함께하게 된다고 노래하고 있다.
성도는 혼자의 힘으로 사는 자가 아니라 여호와가 동행하신다. 그러기에 세상 환경이 어떠하든 그와 무관하게 평강을 누리게 된다는 점을 말하고 있다. 물론 이 평강은 성도 개인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닌 주님의 주 되심을 보여주는 차원에서 누리는 평강이다.
예수님이 제자들을 떠나 승천하시기 전에 이런 말씀을 하셨다.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 같지 아니하니라. 너희는 마음에 근심도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요14:27).”
2절에 “산들이 예루살렘을 두름과 같이 여호와께서 그 백성을 지금부터 영원까지 두드리리로다.”
2절은 1절의 심화, 확대로 보면 된다. 1절에서는 ‘시온산이 요동치 않음’을 말했다면, 2절은 ‘시온산(성전이 있는 예루살렘)을 다른 산들이 둘러싸고 있음’을 말함으로 절대 요동하지 않고 영원히 있을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하나의 산(시온산)도 요동치 않는데, 그 산을 다른 산들이 둘러쌓고 있으니 더더욱 요동하지 않을 것임을 주장하고 있다.
엘리사 선지자 시대에 이런 일이 있었다. 아람 군대가 침략해 엘리사 선지자가 사는 성을 밤에 에워쌌는데, 선지자의 종이 아침 일찍 일어나서 보니 군사와 말과 병거가 성을 에워싸고 있음을 발견하고 놀라 선지자에게 보고했다. 그 때 선지자가 한 말이 “두려워하지 말라. 우리와 함께한 자가 저와 함께한 자보다 많으니라(왕하6:16).”
여기에서 ‘에워싸다’란 단어가 본문 2절 ‘둘러싸다’와 같은 단어다.
3절 “악인의 권세가 의인의 업에 미치지 못하리니 이는 의인으로 죄악에 손을 대지 않게 함이로다.”
한 절 한 절이 거듭되면서 주님의 자기 백성을 향한 긍휼과 사랑이 심화됨을 확인케 한다. ‘악인의 권세’가 ‘의인의 업’에 미치지 못한다는 표현을 통해서 분명히 알 수 있는 것은, 악인이 의인을 향해 권세를 이용해 괴롭히고 넘어뜨리려 한다는 점이다.
창세기 3장 15절에 이런 말씀이 있다. “내가 너로 여자와 원수가 되게 하고 너의 후손도 여자의 후손과 원수가 되게 하리니 여자의 후손은 네 머리를 상하게 할 것이요 너는 그의 발꿈치를 상하게 할 것이니라.”
하나님이 뱀(사단)에게 하신 말씀인데, 여자의 후손(예수님)과 뱀의 후손이 원수가 되어 서로를 공격하는데 여자의 후손은 뱀의 머리를 상하게 하고, 뱀은 여자의 후손 발꿈치를 상하게 하는 정도라고 하셨다.
여기서 이미 전쟁의 결말이 주어졌다. 사단은 항상 주님의 뜻을 거스르는 일을 쉬지 않지만, 그 일은 약간의 상처를 입힐 수는 있으나 결국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4절 “여호와여 선인에게와 마음이 정직한 자에게 선을 행하소서.”
이 구절을 있는 그대로 읽으면 ‘선인(정직한 자)에게 여호와의 선을 베풀어주십시오’라고 기도하고 있기에 현재 시점에서는 아직 여호와의 선이 베풀어지지 않은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석하면 큰 오해다. 시인은 주님의 마음을 정확히 읽고 있기에 확정된 내용을 널리 알리는 식으로 말하고 있다. ‘여호와는 선인에게 선을 베푸시는 분’임을. 이것을 바꾸어 표현하면, 주님의 선이 베풀어진 자이기에 ‘선인’이라 말할 수 있다.
5절 “자기의 굽은 길로 치우치는 자를 여호와께서 죄악을 짓는 자와 함께 다니게 하시리로다 이스라엘에게는 평강이 있을지어다.”
여기서는 ‘굽은 길로 치우치는 자’와 ‘죄악을 짓는 자’를 한 묶음으로 묶는다. 이것은 결국 같은 부류의 종자라는 의미다. 굽은 길(여호와의 언약을 거스르는 것)이 죄악이고, 죄악이 언약을 훼방하는 짓이다.
사단은 처음부터 끝까지 언약을 거스르는 일에 매진한다. 그래서 언약의 주님을 십자가에서 죽였고, 성도들을 똑같은 방법으로 위협한다. 하지만 거창하게 보이는 그 일이 발꿈치에 상처를 입히는 수준일 뿐이다. 결국 여자의 후손이 죽음에서 부활하여 언약을 완성하셨고(승리했고), 언약의 백성을 평강으로 이끄셨다.
1절(시작)에서 ‘여호와를 의뢰하는 자는 요동치 아니하고 영원히 있음 같다’고 했는데 5절(끝)에서는 그것을 ‘이스라엘에게는 평강이 있을 것’으로 말했다.
이 대목을 신약의 바울식으로 표현하면 이렇게 된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생명의 성령의 법이 죄와 사망의 법에서 너를 해방하였음이니라(롬8:1-2).” 이것이 이스라엘의 평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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