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은 히브리어 알파벳 열 번째인 요드(י )로 시작되고, 창조주 하나님의 계명과 판단을 온전히 신뢰하는 시인이 수치를 당치 않게 해달라고 간구하고 있다.
73절에 “주의 손이 나를 만들고 세우셨사오니 나로 깨닫게 하사 주의 계명을 배우게 하소서.”라고 했는데, 이는 ‘말씀과 나의 존재는 별개가 아님’을 깨닫게 해달라는 간구로, 주의 말씀(계명)을 통해서 자신이 어떤 자인지 알게 되고, 또 창조주를 알게 된다는 의미다.
인간은 자신이 어떤 자인지(존재의 의미)를 알기 위해 역사를 공부하고, 우주 만물을 관찰한다. 하지만 이것을 통해 얻는 답은 ‘나의 소중함’ 외에는 없다. 왜냐하면 ‘나의 소중함’에서 출발했기에 ‘나의 소중함’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예수님)이시니라. 그가 태초에 하나님과 함께 계셨고 만물이 그로 말미암아 지은바 되었으니 지은 것이 하나도 그가 없이는 된 것이 없느니라(요1:13).” 이게 진리다.
75절에 “주의 판단은 의로우시고, 주께서 나를 괴롭게 하심은 성실하심으로 말미암음이니이다.”라고 했다. ‘주의 판단이 의롭다’는 것은 성도라면 누구나 인정하지만 ‘나를 괴롭게 하심이 주의 성실하심 때문’이란 주장에는 동의하기 쉽지 않다.
이것은 이렇게 이해하면 쉽다. 주님의 일하심(성실하심)은 인간의 입장에서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내가 괴로움을 당하는 것도, 혹은 내가 즐거운 것도 모두 주님이 언약에 따라 일하심의 결과라는 것이다. 즉 주님의 뜻에 따라 모든 것이 펼쳐지니 내가 힘들든 아니든 상관없이 주님의 의로운 판단에 의해 시행된 것임을 인정하고 감사드려야 한다는 것이다.
76-77절에 “주의 종에게 하신 말씀대로 주의 인자하심이 나의 위안이 되게 하시며, 주의 긍휼히 여기심이 내게 임하사 나로 살게 하소서 주의 법은 나의 즐거움이니이다.”라고 했는데, 이 두 절은 같은 내용을 반복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76절에서는 ‘주의 인자하심이 나의 위안이 되게 하소서’라고 했고, 77절에서는 ‘주의 긍휼히 여기심으로 나를 살게 하소서’라고 했다.
어떤 경우에도 우리는 하나님의 언약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먼저 깨달아야 한다. 그래서 ‘주의 종에게 하신 말씀대로’라는 전제를 붙였고, ‘주의 인자(또는 주의 긍휼)로 살게 하소서’라고 했다. 주님의 용납하심(긍휼)이 아니면 살 수 없는 존재가 바로 성도들이다. 그래서 ‘주의 법은 나의 즐거움이니이다’라는 고백을 한 것이다.
78절은 “교만한 자가 무고히 나를 엎드러뜨렸으니 저희로 수치를 당케 하소서 나는 주의 법도를 묵상하리이다.”라고 했다.
여기서는 두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먼저 성도와 불신자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불신자(교만한 자)는 아무런 까닭 없이(무고히) 성도(나)를 넘어지게 한다. 그러니 성도는 억울함을 당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이것이 세상에서 성도가 겪는 일이다. 다음은 무고히 성도를 넘어지게 하는 그들이 결국 수치를 당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언약의 하나님이 언약에 따라 그들을 영원히 형벌받는 곳으로 데려가신다는 말이다. 그러니 성도는 ‘주의 법도를 묵상(말씀에 점점 깊이 빠져듦)’하게 된다는 것이다.
79절 “주를 경외하는 자로 내게 돌아오게 하소서 그리하시면 저희가 주의 증거를 알리이다.” 이 구절은 ‘주를 경외하는 자’와 내’가 처음에는 서로 떠나 있었다는 것을 말하고 있고, 어떤 시점에 화합하게 되면(돌아오면) ‘저희(세상 모든 사람)’가 주의 증거를 알게 될 것임을 말하고 있다.
세상에서는 거짓 선지자들이 활동하고 있는데 성도들을 이간질해서 서로 대적하게 만들어 일시적으로 멀어지는 일도 발생한다. 하지만 결국은 주의 피로 성도는 하나가 되고, 불신자는 성도와 멀어진다.
예수님의 비유에 의하면 알곡과 가라지(쭉정이)가 밭에서 같이 자라기에 초반에는 쉽게 분별하기 어렵다. 그러나 결실하여 추수 때가 되면 가라지는 거두어 불사르게 단으로 묶고 곡식은 모아 곡간에 넣는다(마13:24-30).
80절 “나로 수치를 당치 않게 하소서.” 이것은, 신자와 불신자의 최후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장면이다. 78절에서는 ‘저희로 수치를 당케 하소서’라고 했고, 80절에서는 ‘나로 수치를 당치 않게 하소서.’라고 했다.
그 누구도 수치 당하기를 원하는 자는 없고, 영광 받기를 원한다. 그러나 이게 원한다고 되는 일은 아니다. 여기서 ‘수치’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보통 ‘수치’라고 하면 체면이 손상되어 부끄러움을 당하는 경우를 말한다. 그러나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수치는 체면 손상 정도가 아니라 영원한 형벌을 위해 지옥에 떨어지는 것을 말씀하신다. 이 땅에서 성도는 부끄러움을 당할 수 있고 자존심을 지킬 수 없는 처지에 이를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러나 그것을 수치라고 여길 필요는 없다. 진짜 수치는 주님의 낯을 볼 수 없는 상황, 지옥 불에 떨어지는 것이다.
“그 아들 예수의 피가 우리를 모든 죄에서 깨끗하게 하실 것(요일1:7)”이라 했다. 그러기에 아들의 피로 용서받은 자는 수치를 당하지 않고, 아들의 피로 용서받지 못한 자는 수치를 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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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149:1-9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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