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시는 특이하게도 다른 두 편의 시 일부를 발췌하여 하나로 묶어 놓았다(시편 전체에서 이런 경우는 108편이 유일하다). 1-5절은 57:7-11절에서, 6-13절은 60:5-12절에서 가져온 것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앞의 단락(다윗이 왕이 되기 전 사울 왕을 피해 도망 중 쓴 것)과 뒤의 단락(다윗이 왕이 되어 다른 나라와 전쟁 중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쓴 것)이 전혀 다른 상황에서 쓰여진 시라는 점이다.
만약 두 시가 유사한 상황에서 기록한 것이라면 두 시를 합친다 해도 큰 문제가 없겠으나 전혀 다른 상황에서 기록한 두 시의 일부를 뽑아 하나의 시로 만들었으니 이게 어쩐 일일까?
그러나 다행히도 저자가 모두 다윗이란 점에서 위안을 얻을 수 있는데, 어떻게 해서 본 시가 탄생하게 되었는가 하는 점은 명확히는 알 수 없으나 바벨론 포로에서 귀환한 후 이방 족속들이 가나안 땅 일부에 살고 있었고 그들을 다 물리치지 못하고 뒤섞여 살면서 고통 중에 본 시가 탄생한 것이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인간적인 관점에서의 접근이고,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기록된 것(딤후3:16)’이기에 본문에 천착해서 말씀을 다시 볼 필요가 있다. 그래서 문단을 나누는 것도 1-6절, 7-13절로 나눠 살피기로 했다.
이제 본문을 보자. 1-6절의 내용을 분석해 보면 세 가지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 찬양의 대상이 언약의 하나님 한 분뿐이라는 점이다(1-3절). 둘째, 영광 받아야 할 분 역시 주님뿐이라는 점이다(4-5절). 셋째 의지할 대상 역시 주님뿐이다(6절).
1-2절에서 찬양받아야 할 여호와(= 언약을 주신 하나님. 창28:13, 출3:15 참조)께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서 찬양하겠다고 다짐한다.
이것은 인간의 생존 이유가 여호와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이란 점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이런 사상은 시편 전체에서 반복되고 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사람들은 언약의 하나님을 알지 못하기에 그분께 찬양하는 대신 자신을 찬양하는 삶을 산다. 그러나 시인은 오직 언약의 하나님만이 찬양 대상임을 알려주고 있다.
3절에 “여호와여 내가 만민 중에서 주께 감사하고 열방 중에서 주를 찬양하오리니”라고 했는데, 이것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찬양하는 삶을 살든 말든 시인은 오직 여호와 하나님만 찬양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1절에서도 ‘내 마음을 정하였다’고 했고, 3절에서도 역시 남들 눈치 보지 않고 오직 자신은 주께만 감사, 찬송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4-5절에 “주의 인자하심이 하늘 위에 광대하시며 주의 진실은 궁창에 미치나이다 --- 주는 하늘 위에 높이 들리시며 주의 영광이 온 세계 위에 높으시기를 원하나이다.”라고 했는데, 이것은 주님만 영광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세상은 온통 영광 경쟁이다. 서로 더 높은 자리에 오르려고 어린아이 때부터 죽는 순간까지 쉼 없이 달려간다. 오로지 자신이 영광 받기 위해서.
그런데 시인은 주님만 높이 들려 영광 받기를 원하고 있다. 이것은 신약 시대 세례 요한의 고백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요3:30).” 이 한마디가 그의 마음을 정확히 보여주고 있다.
세례 요한의 제자들은 자기의 스승이 대단한 사람임에 자부심을 갖고 예수님과 비교하는 질문을 했을 때 세례 요한이 한 답변이 바로 이 구절이다.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한다고 해서 그 전하는 자가 높아지는 경우는 없다. 높이 영광을 받기에 합당한 분은 오직 주님뿐이다.
6절에서는 “주의 사랑하는 자를 건지시기 위하여 우리에게 응답하사 오른손으로 구원하소서.”라고 했다.
이 구절은, 주님만이 우리의 구원자란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주님은 아버지의 뜻에 따라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셔서 하나님 우편에 앉으셨다. 그 우편의 자리가 구원의 자리다.
“다른 이로서는 구원을 얻을 수 없나니 천하 인간에 구원을 얻을 만한 다른 이름을 우리에게 주신 일이 없음이니라 하였더라(행4:12).”
찬양받고, 영광 받을 분은 십자가 지신 예수 그리스도뿐이다. 그리고 이분이 우리의 주님이시며 구원자다. 그 외 다른 구원자도 경배의 대상도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마귀는 예수님과 내가 경쟁하도록 부추긴다. 하나님이 금하신 선악과를 따먹도록 유도하면서 “너희가 그것을 먹는 날에는 너희 눈이 밝아 하나님과 같이 되어 선악을 알줄을 하나님이 아심이니라(창3:5).”고 거짓을 속삭였다.
사단은 예수 그리스도 복음의 광채를 가리기 위해 지금도 여전히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음(고후4:4)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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