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은 전혀 상반된 상황(강과 광야, 샘과 마른 땅, 옥토와 염밭)을 대비시키고 있는데, 이것을 통해 하나님이 언약에 따라 자기 백성을 주관하시는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주고 있다.
33-34절에 “여호와께서는 강을 변하여 광야가 되게 하시며 샘으로 마른 땅이 되게 하시며 그 거민의 악을 인하여 옥토로 염밭이 되게 하시며”라고 했다.
강, 샘, 옥토는 좋은 환경이다. 그러나 광야, 마른 땅, 염밭은 극악한 환경이다. 왜 강이 변해서 광야가 되게 하시며, 샘이 변해서 마른 땅이 되게 하시며, 옥토가 변해서 염밭에 되게 하시는가? 그 이유는 ‘거민의 악’을 인함이라고 하신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의 긍휼로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으로 인도받았다. 그곳은 강, 샘, 옥토다. 그런데 그곳에서 여호와 하나님의 사랑을 외면하고 우상에 빠져 살았기에 하나님은 그들을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가게 하셨다. 고국을 떠난 상황이 광야, 마른 땅, 염밭인 것이다.
안락한 환경에서 최악의 환경으로 바뀐 것은 그들의 죄악 때문이다(33-34절). 그런데 35-38절에 “또 광야를 변하여 못이 되게 하시며 마른 땅으로 샘물이 되게 하시고 주린 자로 거기 거하게 하사 저희로 거할 성을 예비케 하시고 밭에 파종하며 포도원을 재배하여 소산을 취케 하시며 또 복을 주사 저희로 크게 번성케 하시고 그 가축이 감소치 않게”하시는 일이 발생한다.
이 상황은 바벨론 포로에서 고국으로 귀환하게 된 것을 표현한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은 죄악으로 인해 약속의 땅을 떠나 이방 지역에서 유리하며 방황하는 삶을 살다가, 때가 되어 다시 약속의 땅으로 돌아오게 되는 여정을 그려주고 있다.
이 모두는 언약에 신실하신 하나님 때문에 발생하는 일이다. 하나님은 단 한 순간도 자신의 언약을 벗어나 일하시는 경우는 없다. 가나안에 거하게 된 것도, 그곳을 떠난 것도, 다시 그곳으로 돌아오는 것도 다 언약 때문이다.
39절은 또 앞절과 대비되는 상황을 보여준다. “다시 압박과 곤란과 우환을 인하여 저희로 감소하여 비굴하게 하시는도다.”
이스라엘의 역사가 이러했다.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왔지만 또 우상숭배에 빠졌고 하나님은 그들을 열방의 손에 붙이셨다.
40-42절은 악인과 의인을 대비시키고 있다(33-35절은 환경을 대비시켰다). “여호와께서는 방백들에게 능욕을 부으시고 길 없는 광야에서 유리하게 하시나 궁핍한 자는 곤란에서 높이 드시고 그 가족을 양무리 같게 하시나니 정직한 자는 보고 기뻐하며 모든 악인은 자기 입을 봉하리로다.”
이 구절에서는 방백과 궁핍한 자, 즉 악인과 정직한 자가 비교되고 있는데, 모든 인간은 악인이기에 방백처럼 힘을 가지고 자기보다 약한 자의 것을 빼앗으며 점점 힘을 키워가는 식으로 살아간다. 그러기에 그들은 길 없는 광야에서 유리하는 생을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궁핍한 자(혹은 정직한 자)는 누구인가? 여기에 해당되는 인물은 하나님의 아들(예수님)이다. 그분은 ‘곤고에서 높이’ 들려지고, ‘그 가족을 양무리 같이’ 인도하신다.
42절을 다시 보자. “정직한 자는 보고 기뻐하며 모든 악인은 자기 입을 봉하리로다.”라고 했다. 정직한 자(예수)는 보고 기뻐한다. 강이 광야가 되었다가, 그 광야가 다시 못으로 변하고, 또다시 궁핍한 상황으로 바뀌는 이 모든 과정을 언약만 믿고 의지하시는 주님은 보고 기뻐하실 뿐이다. 이 모든 변화 과정이 언약으로 인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악인은 자기 입을 봉하리로다’라고 한다. 이 상황을 ‘정직한 자가 기뻐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언약대로 이뤄지는 것을 보며 예수님은 즐거워하시나 인간들은 입을 다물고 있다.
왜 입을 봉하는 것일까? 할 말이 없기 때문이다. 현 상황을 기뻐하지는 못한다. 왜냐하면 극한 상황이 도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입을 열어 항변할 수 없다. 언약에 따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모든 일이 정리되었기 때문이다.
43절에 “지혜 있는 자들은 이 일에 주의하고 여호와의 인자하심을 깨달으리로다.라고 했다.
주의 영을 받은 자가 지혜 있는 자이고, 이들은 이 땅에서 펼쳐지는 모든 상황을 통해서 주님의 사랑과 은혜를 깨닫게 되며 감사, 찬양할 뿐 다른 것은 나올 수 없다는 말이다.
‘만물은 주에게서 나왔고, 주로 말미암고, 주에게로 돌아간다(롬11:36).’ 이것이 결론이다. 여기에는 인간의 자리가 없다. 내가 평안해야 하고, 내가 행복해야 하고, 내가 구원을 받아 야 한다는 등의 주장은 다 마귀의 속삭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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