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우주의 통치자 여호와는 악인과 의인을 구분하셔서 그에 합당한 대우를 하시는 분이라고 소개하면서 그분을 찬송하자고 한다.
1절 “여호와께서 통치하시나니 땅은 즐거워하며 허다한 섬은 기뻐할지어다” 이 주장에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창조주께서 당신이 만드신 세계(땅, 섬)를 통치하시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고, 또 피조물이 창조주를 찬송하자는데 무슨 불평할 일이 있는가?
그런데 2절 “구름과 흑암이 그에게 둘렸고 의와 공평이 그 보좌의 기초로다”는 말씀은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다. ‘의와 공평이 그 보좌의 기초’라는 말씀은 당연한 것 같은데 ‘구름과 흑암이 그에게 둘렸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안 된다. 하나님이 왜 흑암과 구름에 둘려 있단 말인가?
3절 “불이 그 앞에서 발하여 사면의 대적을 사르는도다” 이 말씀에는 두려운 마음이 든다. 우리가 원하는 하나님은 사랑이 풍성하여 우리의 허물과 죄를 용서하시는 분인데 ‘불을 발하여 태운다’고 하시니 겁이 난다.
인간은 선악과를 따먹고 스스로 신이 되었기에 자기중심의 세계관으로 똘똘 뭉쳐 있다. 세상이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닌데도 우리는 모든 것을 나 위주로 생각하는 이상한 버릇이 있다. 그러니 하나님의 말씀에 의문이 들고 그분이 하시는 일에 감사와 기쁨보다는 불평과 원망이 생긴다.
내가 사는 땅에 ‘하나님이 번개를 비추니 땅이 떨었다(4절)’는 것, 그리고 ‘온 땅이 주 앞에서 밀(초, 밀랍)같이 녹았다(5절)’는 것이 심히 불쾌하고 듣기 싫은 내용이다.
하지만 “하늘이 그 의를 선포하니 모든 백성이 그 영광을 보았도다(6절)”라고 했다. 하나님이 선포하신 모든 일은 의롭고 그것을 바라보는 백성은 그분의 영광을 보게 된다는 것인데, 이것은 지극히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다.
피조물인 나의 유불리를 떠나 주의 영광을 위해 모든 것이 펼쳐지고 있기에 오직 그분만 찬양하고 감사하는 것이 피조물의 마땅한 사명이다.
‘우상 섬기는 자는 수치를 당할 것(7절)’이란 말씀, ‘여호와를 사랑하는 성도의 영혼을 악인의 손에서 건지신다(10절)’는 말씀은 거짓도 과장도 아니다.
“의인을 위하여 빛을 뿌리고 마음이 정직한 자를 위하여 기쁨을 뿌렸도다(11절)”는 말씀과 “의인이여 너희는 여호와로 인하여 기뻐하며 그 거룩한 기념에 감사할지어다(12절).”는 말씀은, 의인과 악인을 철저히 구분해서 그에 상응하는 대우를 하시겠다는 하나님의 선언이다.
여기에서 우리가 착각해서는 아니 되는 부분이 있다. 의인과 죄인이 되는 것은 각자의 노력이나 의지에 달린 것이 아니란 점이다. 만약 인간의 의지에 따라 의인과 악인이 나눠진다면 하나님을 찬양할 이유가 사라진다. 내가 의로운 행동을 해서 의인이 된다면 나를 자랑하고 칭찬하고 찬양해야지 왜 하나님을 찬양하는가?
“그(여호와)의 번개가 세계를 비추니 땅이 보고 떨었도다(4절)”라는 말씀은, 여호와의 거룩하심 앞에 모든 피조물은 더럽고 추해 떨 수밖에 없는 형편이란 말이다. 또 “온 땅이 주 앞에서 밀 같이 녹았도다(5절)”는 말씀 역시 같은 의미다.
‘주의 판단을 시온, 유다의 딸들이 기뻐하며 즐거워하였다(8절)’는 말씀도 성도는 어떤 경우에도 주님이 행하시는 일에 감사와 경배 외에는 다른 반응이 나오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지 물어야 한다. 하나님이 행하시는 범사에 감사하는가? 이 물음에 누구도 ‘그렇다’고 대답할 자는 없다. 범사에 감사가 아니라 범사에 불평이다. 배가 고프면 ‘배고파 죽겠다’고 하고, 배가 부르면 ‘배불러 죽겠다’고 한다.
이런 자들이 어떻게 범사에 감사할 수 있겠는가? 인간의 입장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하나님이 자기 영광을 위해 이런 죄인을 의롭게 하셨고(예수님의 십자가 대속으로), 성령을 주셔서 감사와 찬양을 하게 하셨다.
그러니 자신의 행위로 의롭게 된 자는 없고, 주님의 피로 의롭게 된 자만 있다. 이렇게 된 자가 성도이며 이들을 의인으로 인정하신다. 주의 피로 의롭게 된 자는 “여호와로 인하여 기뻐하며 그 거룩한 기념(이름)에 감사(12절)”하게 된다.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라(행2:21)”고 하셨다. 여기에서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주의 피로 씻음 받은 자이며, 이들은 주의 이름을 자랑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진 자다. 그러니 당연히 주의 이름을 부를 수밖에 없다.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요1:12)”라는 말씀도 있다. ‘그 이름을 믿는 자’가 ‘하나님의 자녀’인데, 주의 이름을 믿어서(혹은 불러서) 그의 자녀가 된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피가 그를 깨끗하게 해서, 그 결과 예수님의 이름을 부르게 된 것이다. 즉 주님께 감사, 찬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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