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0절에 ‘주의 원수는 패망한다. 그러나 주께서 내 뿔을 들소의 뿔같이 높이셨고, 내게 신선한 기름으로 부으셨다.’고 했다. 이 구절은 주의 백성과 아닌 자를 구분하면서 정반대의 결과가 주어질 것을 말씀하고 있다.
이는 성경 여러 곳에서 말씀하는 바다. 구약과 신약에서 각각 한 곳을 찾아보면 “모든 육체는 풀이요 그 모든 아름다움은 들의 꽃 같으니--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드나 우리 하나님의 말씀은 영영히 서리라(사39:6~8).”는 말씀이 있고, “주여, 태초에 주께서 땅의 기초를 두셨으며 하늘도 주의 손으로 지으신 바라 그것들은 멸망할 것이나 오직 주는 영존할 것(히1:10~11)”이란 말씀이 있다.
패망(멸망)하는 것은 주의 원수(혹은 피조 세계)며, 영존하시는 분은 창조주(예수)와 그의 말씀(약속)이다.
11절에는 “내 원수의 보응 받는 것을 내 눈으로 보며 일어나 나를 치는 행악자에게 보응하심을 내 귀로 들었도다.”라고 했다.
원수가 보응 받는 것을 눈으로 보고, 귀로 들었다고 선언함으로 확정된 사실(현재완료)임을 말씀하고 있다. 본문이 기록될 시점에서는 아직 원수가 활개치며 주님의 뜻을 방해하고 있지만 적절한 때가 되면 파멸할 것이 확실하기에(이것이 하나님의 약속이기에) 미리 앞당겨 결과를 보며 살아가는 삶이다.
그와 반대로 “의인은 종려나무 같이 번성하며 레바논의 백향목 같이 발육하리로다 여호와의 집에 심겼음이여 우리 하나님의 궁정에서 흥왕하리로다(11~12절).”라고 했다.
종려나무는 이스라엘 지역의 대표적인 과수로 나무가 곧고 20~30m까지 자라며 풍성한 열매를 맺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백향목은 뿌리가 깊이 박혀 흔들림이 없고 바르게 자라며(30m 이상 성장) 곤충과 병충해에 강해 건축 재료로 애용된 나무다. 솔로몬이 성전을 지을 때 레바논의 백향목을 사용했다.
그러니까 ‘여호와의 집에 심겨진 의인은 번성, 발육, 흥왕한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늙어도 결실하며 진액이 풍족하고 빛이 청청하여 여호와의 정직하심을 나타내리로다(14~15절).”라고 했다.
늙어서도 결실하고 그 빛이 청청한 이유는 ‘여호와의 정직하심을 나타내기 위함’이란다. 그러면서 결론으로 “여호와는 나의 바위시라 그에게는 불의가 없도다.”라고 했다.
무엇을 그리고 누구를 위한 번성이며 흥왕인가? 이 부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성경을 읽는 자들이 흔히들 자신을 위해 하나님이 존재하고, 세상 만물이 지으진 것처럼 생각한다. 그래서 하나님은 자신을 지켜 주시는 분이며, 어려움을 당할 때 기도하면 언제든지 달려와 문제를 해결해 주시는 분으로 여긴다.
이런 것은 성경에 없는 사상이다. 14~15절을 다시 보자. “늙어도 결실하며 진액이 풍족하고 빛이 청청하여 여호와의 정직하심을 나타내리로다.”
‘결실, 풍족, 청청’은 모든 사람이 바라는 바다. 이것은 내가 영원히 시들지 않기를 소망하기 때문 아닌가? 그런데 본문에서는 나를 위함이 아니라 여호와의 정직하심을 나타내기 위함이라고 했다.
오늘 본문의 내용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악인은 파멸하나 의인은 번성한다. 이렇게 되는 이유는 여호와의 정직하심을 나타내기 위함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말씀을 권선징악 차원에서 받아들인다. 즉 나의 유익을 생각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해석한다는 것이다.
성경은 하나님의 약속이다. 그리고 이 세상은 하나님의 정직하심(신실하심)을 드러내기 위해 만들어졌다. 세상의 시작도 끝도 약속(언약)이다. “만물이 주에게서 나오고 주로 말미암고 주에게로 돌아감이라(롬11:36).” 했고, “주 하나님이 가라사대 나는 알파와 오메가라 이제도 있고 전에도 있었고 장차 올 자요 전능한 자라(계1:8).” 하셨다.
본문은 ‘안식일의 찬송 시’란 점을 잊지 말자. 예수님께서 십자가 지심으로 안식을 완성하셨기에 십자가 피로 씻음 받은 자는 주님과 함께 영원한 안식을 누리게 되었다. 이런 관점에서 본문을 다시 보면 안식할 자와 그렇지 못할 자가 분명하게 나눠지고, 이것이 주님의 약속이기에 그 누구도 이 분류를 훼방하지 못함에 대해 감사와 찬양을 드리는 것이 마땅하다.
나를 안식의 편에 넣어 스스로 쾌감에 빠지는 것은 본문을 왜곡하는 사단의 전략이다. 나와 상관없이 약속이 약속대로 성취됨을 믿으며 다시 한번 주님의 신실하심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세상을 보고, 나를 보고, 주님을 볼 수 있어야 참 안식의 의미를 아는 자다. 그리고 안식일은 십자가의 대속을 믿음으로 들어갈 수 있는 세계다.
하나님의 언약 외에 다른 것을 판단의 기준이나 근거로 삼을 수 없다는 점을 알게 된 것이 경탄할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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