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 ‘주의 장막이 사랑스럽다’고 하고, ‘여호와의 궁정을 사모한다’고 하고, ‘주의 집에 거하는 자가 복이 있다’고 하고, ‘주의 궁정에서 한 날이 다른 곳에서 천 날보다 낫다’고 한 이유를 알겠는가?
장막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고정된 거주지 없이 이동하며 생활할 때, 그들과 함께 주님의 임재를 상징하는 장막(성막) 역시 조립식 이동 건물로서, 외관상 보기에 사람들의 시선을 끌만한 것이 전혀 없다. 그런데 왜 이런 장막을 사랑스럽다고 했는가?
이것은 그 형태가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펼쳐지는 희생 제사와 사죄의 선포와 화목의 기쁨을 함께 생각해 볼 때 그것은 너무도 크고 놀라운 주님의 은총이 자리하고 있기에 그 모든 것이 고맙고 사랑스러운 것이다.
주를 사랑하는 것은 그분의 사랑을 받은 자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시인이 사랑을 거론할 때는 반드시 주님의 사랑이 임했기에 그 결과 사랑할 수 있는 것이지, 일방적으로 자기에게서 나오는 사랑은 아니다.
2절에서는 ‘여호와의 궁정을 사모하여 쇠약’했다고 하는데, 이 또한 주님의 뜨거운 사랑을 받은 자의 반응이다. 성도는 다른 그 무엇도 사모할 이유가 없다. 오직 주님의 긍휼만 갈구한다. 그것 외에 죄인이 주님 앞에 설 방법은 없기 때문이다. 멸망 받을 자가 주님과 더불어 영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그분의 자기희생을 통한 사죄뿐이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알기에 그분의 구속하심을 사모하고 그것을 기다리며 몸이 쇠할 지정이라고 시인은 고백하는 것이다.
3절에서는 성도를 참새와 제비로 비유하고 있다. 이것은 “보금자리”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 그 의미가 밝혀진다. 비록 나약하고 보잘것없는 날짐승들이지만 보금자리가 있다면 그들은 살 수 있다. 이처럼 허물과 죄투성이인 우리가 주의 제단에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한 행복이 있겠는가?
제단은 희생제물의 피가 뿌려지는 곳인데, 이 정결한 짐승의 희생으로 말미암아 죄인이 정결함을 얻고 용서의 은총을 얻는 것을 보금자리로 묘사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주의 집에 거하는 자가 복이 있다’(4절)고 한 것이다.
복을 소유로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얼마나 값진 것을 얼마나 많이 가졌는가?’ 이것으로 각 사람의 가치를 매기고 행,불행을 판단한다. 그러나 이런 소유가 죄를 씻을 수 없고, 주님의 심판을 피할 수 없다. 사람의 생명이 그 소유의 넉넉한데 있지 않고(눅12:15), 예수님의 살과 피에 있다(요6:54).
5절에서는 ‘시온의 대로가 있는 자는 복이 있다’고 했는데, 이 구절을 쉽게 풀이하면 이런 뜻이다. 천국(시온)으로 가는 길(대로)이 마련된 자는 복된 자라는 것이다. 왜 이런 말을 했을까? 그 이유는 우리에게 천국으로 가는 길은 없기 때문이다.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죄인들은 무슨 수를 써도 다시 그 생명의 동산으로 되돌아 갈 수 없다.
그런데 그 생명의 길로 가는 대로가 있다는 사실을 성도에게만 보여주셨다. 예수님이 말씀하시기를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요14:6)고 하셨다.
이 사실이 믿어지고 깨달아지고 보여진 자는 복된 자임에 틀림없다. 세상 그 어디에도 생명으로 가는 길은 없다. 그런데 예수님이 자기 몸을 십자가에 드림으로 길을 마련하셨다. 이런 길을 발견한 자는 더 이상 세상 것으로 낙을 삼지 않는다. 악인의 장막에 거하는 것보다 하나님 문지기로 있는 것이 더 행복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주께 의지하는 자는 복이 있나이다”(12절) 라는 말씀은 평범한 소리가 아니다. 주 외에는 전혀 의지의 대상이 없다는 말이요, 아무나 주를 의지할 수 없다는 뜻이요, 주께 의지할 때 모든 것을 다 해결 받았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믿음이 와야 의지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믿음은 다른 것이 아니라 십자가에서 피 흘리신 그분의 보혈의 능력을 믿는 것이다. 나의 지혜와 방법과 노력을 의지하는 것이 믿음이 아니다. 오직 그분의 희생제물 되심에서만 모든 것이 완성됨을 믿는 것이 믿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