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시편은 광대하신 여호와 하나님을 찬양하고 있는데, 그분의 광대하심의 내용을 요약하면, 자기를 피난처로 만방에 알리신 분이며, 동풍으로 다시스의 배를 깨뜨리셨으며, 이로 인해 열왕들이 두려워 떨며 도망했고, 여호와의 이름은 영영히 견고케 하시고, 자기 백성을 끝까지 인도하시는 분이시다.
여기에서 우리는 몇 가지 의문을 풀어야 한다. 우선 ‘여호와께서 계시는 성은 어떤 곳이기에 피난처가 되며 영영히 견고한 성이 되는가? 그리고 무슨 이유로 열왕들은 두려워 도망하는가?’ 등등의 의문이다.
이 물음에 답하기 전에 먼저 알아야 할 것은, 구약의 여호와는 신약시대에 와서는 주 예수님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욜2:32, 행2:21)는 점이다. 이 상황이 전제되지 아니하면 구약 성경을 해석할 수 없다.
주님은 자신의 십자가 죽으심을 통해 자기 백성을 죄에서 구속하셨다. 따라서 성도의 피난처는 예수님의 십자가가 된다. 구약에서는 성전에서 제사가 시행되고 그 제물의 피를 통해 백성의 죄를 씻는 것이었다면, 신약시대에 와서는 짐승의 희생이 아니라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을 통해 자기 백성의 죄를 씻으셨기에 “하나님이 그 여러 궁중에서 자신을 피난처로 알리셨도다”(3절)는 말씀이 성취된 것이다.
그리고 이 십자가는 잠시 있다 사라져 버릴 세상 권력이나 힘 같은 임시적인 것이 아니라 허물과 죄가 있는 곳에는 영원히 존재하며, 그 죄 씻음의 효력은 영영히 지속된다. 따라서 이 십자가라는 성은 영영히 견고하다. - “만군의 여호와의 성, 우리 하나님의 성에서 보았나니 하나님이 이를 영영히 견고케 하시로로다”(8절)
또 주님의 그 십자가는 자기 백성 아닌 자들에게는 심판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즉 모든 이들의 죄를 폭로하고 그들의 완악함을 비춰주는 거울 역할을 한다. 그러기에 성도 아닌 자들은 이 십자가를 싫어해서 거부하고 도망 칠 수밖에 없다. - “열왕이 모여 함께 지났음이여 저희가 보고 놀라고 두려워 빨리 갔도다”(4-5절)
이렇게 자기 백성의 허물을 사하고 또 자기 백성 아닌 자를 심판하고(“동풍으로 다시스의 배를 깨뜨리시도다” 7절) 저주하는 것이 예수님의 십자가이기에 이 십자가가 피난처인 동시에 두려워 숨고 도망치게 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렇게 주님의 주 되심을 드러내는 과정에서 성도는 주를 찬양하고 경배하게 된다. “주의 판단을 인하여 시온산은 기뻐하고 유다의 딸들은 즐거워할 지어다”(11절) 라는 말씀이 바로 그런 말씀이다. 세상 판단이 아니라 주님의 판단이 여기에서 주효하다. 그리고 주님의 판단은 인간의 판단과 너무도 판이하게 다르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세상은 유능하고 잘난 인간을 찾고 부른다. 회사에서 직원을 채용할 때 신체 건강하고, 좋은 학교에서 우수한 성적을 얻고, 외국어에 능통하며, 외모 또한 수려한 자를 선호한다. 결혼 상대를 찾는 경우에도 다르지 않고, 모든 인간관계에 있어서 이 점은 공히 적용된다.
그런데 예수님은 “내가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요 죄인을 부르러 왔노라.”(마9:13)고 하신다. 즉 잘나고 똑똑한 자를 찾는 것이 아니라, 허물과 죄로 뒤범벅되어 하나님 앞에 아무것도 선한 일을 할 수 없는 무능한 자를 찾아오신 것이다.
그러니 이런 주님이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가? 이렇게 죄인을 찾아오신 주님은 이들의 허물을 용서하시는 일까지 책임지고 하실 분이다. 그러기에 성도는 걱정할 일이 아무것도 없다. ‘이제 주님이 날 찾아오셨으니까 앞으로는 더 이상 죄 짓지 말고 선한 일만 하면서 착하게 살아야지’ 하면서 다짐할 일도 없다. 우리의 가능성을 보고 찾아오신 분이 아니라 무능을 불쌍히 여겨 찾아오신 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무능한 자를 능력 있는 자로 변모시키기 위해 저들을 찾은 것이 아니라 이들을 회개케 하기 위해 오셨기에 자신의 허물과 죄를 깨닫게 될 때 회개하고 용서의 은혜를 찬양하면 된다.
이런 주님은 영영히 우리를 보살피시는데, 우리를 죽을 때까지 인도하신다. - “이 하나님은 영영히 우리 하나님이시니 우리를 죽을 때까지 인도하시리로다.”(14절) 그러기에 중간에 주님의 사랑에서 탈락한다거나 내가 주님의 품을 떠나 주님과 완전히 결별하게 되는 일은 결코 있을 수 없다.
이런 여호와시니 광대하신 분이라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런 주님이 바로 우리들의 주신데 어찌 찬양하고 감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