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권세가 특정한 개인이나 나라에 주어진 것은 여호와 하나님의 뜻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 사실을 알지 못한 채 그 권능과 영광을 사적으로 이용하며 교만에 빠진다. 이런 자들을 향해서 다윗은 “너희 권능 있는 자들아 영광과 능력을 여호와께 돌리고 돌릴지어다(1절)”라고 외치고 있다.
힘과 권세를 가진 자들의 교만을 경계하고, 자신의 권력을 여호와를 위해 사용하도록 권하고 있다. 즉 자기 만족을 위해 모든 것들을 동원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영광이라는 인생 최대의 목적을 위해 나아갈 것을 외치고 있는 것이다.
여호와께 영광 돌리는 일도 아무렇게나 되는 것은 아니다. 여호와께 영광 돌려야 한다고 외치면서 자기 영광을 추구하는 자들이 많고,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면 자신에게도 영광이 온다는 생각으로 주께 영광 돌리기를 원하는 자들도 있다.
이런 태도는 분명 온당한 것이 아니다. “여호와의 이름에 합당한 영광”을 돌리라(2절)고 했는데, 이것은 인간의 목적이 배제된 온전한 여호와만을 위한 것이어야 하고, 내 뜻과 내 의지대로 행하는 방식이 아니라 그분의 약속에 따라 영광을 돌려야 한다는 말이다.
‘만물이 다 주로 말미암았고, 그를 위하여 창조되었다(골1:16).’ 그리고 하나님은 ‘모든 무릎을 예수의 이름에 꿇게 하시고 모든 입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주라 시인하여 영광 받는 분이다(빌2:10).’ 그러기에 그 아들을 사랑하고 그에게 입 맞추는 삶이 될 때 그 이름에 합당한 영광이 된다.
애굽이 이스라엘 백성을 사로잡고 있을 당시의 권세나, 바벨론이 이스라엘을 침략하고 백성들을 끌고 갈 시절의 힘은 참으로 크고 놀라운 것이었다. 만국을 호령하는 국가가 되었고, 그 왕은 신들 중 하나처럼 인식되었다.
그러나 이들의 찬란한 영광은 여호와의 진노함으로 말미암아 부서지고 말았다. “여호와께서 레바논 백향목을 꺾어 부수시도다(5절)”라는 구절처럼 처참하게 종말을 고했다. 이것 또한 하나님의 약속이다.
하나님의 권세 앞에 세상 권세는 아무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이 사실을 시인은 강하게 외치고 있다. 세상 권력에 두려워 떨고 있는 자들에게 더 크고 무서운 여호와의 심판을 생각하라는 것이다.
하나님의 진노는 인간의 상상을 초월한다. 하늘의 뇌성을 발하셔서 들 송아지가 놀라 날뛰게 하시고, 광야를 진동케 하셔서 암사슴이 낙태케 되고, 빽빽한 산의 삼림들이 재로 변해 말갛게 벗겨지게도 하신다.
노아 시절의 홍수 심판을 일으키신 분이 여호와 하나님이다. 심판의 보좌에 앉으시고 사정없이 분노를 쏟아 지상의 모든 생명체를 멸하셨다. 여기에는 지식을 가진 자도 있었을 테고, 힘을 소유한 자도 있었을 것이며, 많은 재물을 모은 자들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 그 무엇도 하나님의 진노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오직 그분이 말씀하신 방주 외에는 다 쓸어버리셨다.
이런 여호와께서 지금도 여전히 심판의 자리에 좌정하고 계신다. 그러나 눈이 어두운 인생들은 이것을 보지 못하고, 다만 세상 권좌에서 호령하고 칼을 휘두르는 권세자만 두려워 뜬다. 그래서 그들에게 아부하고 복종하고 끌려다닌다.
“여호와께서 홍수 때에 좌정하셨음이여 여호와께서 영영토록 왕으로 좌정하시도다(10절).” 여호와 앞에 파멸되고 말 세상 권력, 주님의 진노의 소리에 다 꺾이고 말 권세, 이 땅의 그 무엇 하나 주님의 심판에 견뎌 남을 것이 없다는 사실을 바로 인식할 때만이 여호와의 권능을 두려워하게 되고 그 권능에 복종할 수 있다.
세상 힘을 추구하며, 그 힘으로 자기 영광을 취했던 자들은 결국 주님의 심판 날에 파멸하고 말 것이다. 그리고 그 권세에 짓눌려 고통당한 하나님의 백성들에게는 힘을 주시고 평강을 허락하실 것이다. “여호와께서 자기 백성에게 힘을 주심이여 여호와께서 자기 백성에게 평강의 복을 주시리로다(11절).”
성도가 누리는 평강은 인간의 힘으로 쟁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주님이 주셔야만 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힘 모으기를 위해 세상을 살 것이 아니라 모든 영광을 주께 돌려드리는 삶을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