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시의 특징은 각 절이 다 ‘찬양하라’는 명령형으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시편 전체의 결론이라고도 할 수 있는 마지막 편에서 거듭 찬양을 강조하는 이유는 시편이 하나님을 찬양할 목적으로 지었기 때문이다.
본문을 살펴보면 1절은 ‘찬양의 대상’을, 2절은 ‘찬양의 이유’를, 3~5절은 ‘찬양 방법’을, 6절은 ‘찬양의 주체’를 거론하고 있다.
1절에서 “성소에서 하나님을 찬양하며, 그 권능의 궁창에서 그를 찬양할지어다”라고 함으로 찬양의 대상이 ‘여호와 하나님’임을 밝히면서, 성소와 궁창에서 그를 찬양할 것을 명령하고 있다. 여기서 성소는 땅, 궁창은 하늘에 있기에 온 우주가 여호와 하나님을 찬양함이 마땅하다는 것이다.
혹자는 무생물이 어떻게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냐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창조주의 관점에서 보면 모든 피조물은 존재 자체가 하나님을 찬양하고 있음을 성경이 증언하고 있다(시19:1, 148:3-5 등).
2절은 “그의 능하신 행동을 인하여 찬양하며 그의 지극히 광대하심을 좇아 찬양할지어다.”라고 함으로 찬양의 이유를 서술하고 있다.
‘그의 능하신 행동’, 그리고 ‘그의 지극히 광대하심’은 모든 사람이 보고 느끼며 살아가기에 부정할 수 없는 일이다. 천지 만물을 말씀으로 지으시고, 당신의 기쁘신 뜻대로 운행하고, 적절한 때에 끝내시는 일은 여호와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다.
이보다 더 놀라운 것은 사단의 권세를 파하시고 죄인의 허물을 십자가 피로 씻어 정결케 하심이다. 이것이 바로 만왕의 왕, 만유의 주가 자신의 주되심을 드러내는 일이다.
3~5절은 ‘각종 악기로 찬양하고, 춤을 추며 찬양하라’고 했다. 여기서는 인간의 모든 재주를 총동원해서(온 정성을 다해) 찬양할 것을 명령한 것이다.
6절에서는 “호흡이 있는 자마다 여호와를 찬양할지어다.”라고 명령했다. 여기에서 ‘호흡’은 하나님이 아담을 창조하실 때 먼저 흙으로 형체를 만드신 후 생기를 그 코에 불어 넣으심으로 생령이 되게 하셨는데(창2:7), 생기를 불어넣으셔서 살게 된 생명, 즉 살아 숨 쉬는 인간이 호흡이 있는 자고, 호흡이 있다면 그는 마땅히 여호와를 찬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정리해보자. 1절에서 하늘과 땅(온 우주)은 창조주를 찬양해야 한다고 했고, 2절은 ‘그를 지으신 분의 크고 놀라운 능력’을 찬양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했다. 3~5절은 피조물의 대표,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사람에게 온 몸(춤)과 재능(각종 악기)을 총동원하여 주를 찬양할 것을 명했고, 6절에서는 ‘살아있는 자는 다 주를 찬양하라’고 명령하면서 끝을 맺었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인 예수 그리스도(고후4:4)를 보여주기 위해 창조되었다. 사람의 존재 이유를 이보다 더 선명하게 표현할 수는 없다. 이건 복잡한 것도 아니고 이해할 수 없을 만큼 어려운 말도 아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이 하나님의 목적을 외면하며 살아가는 것일까?
시편 기자는 거듭 ‘여호와 하나님을 찬양하라’고 명령하면서, ‘다른 피조물들은 다 주를 찬양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왜 인간들은 주를 찬양하는 일이 마치 큰 숙제나 되는 것처럼 힘겨워하고 있는가? 굳이 속내를 말한다면 ‘하나님 찬양’보다는 ‘나를 찬양’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인간의 죄가 제대로 드러난다. 주를 찬양해야 할 인간이 자신을 찬양하고 싶어 안달이 나 있으니 어찌 주를 찬양할 수 있겠는가?
사단은 기계처럼 주를 배반하도록 인간에게 끊임없이 유혹한다. 하나님의 영광보다 인간 자신의 영광이 더 좋지 않으냐고 꼬드긴다. 이 유혹에 넘어간 것이 아담이고, 우리 모두는 아담의 후손이다. “한 사람(아담)으로 말미암아 죄가 세상에 들어오고 죄로 말미암아 사망이 왔나니 이와 같이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으므로 사망이 모든 사람에게 이르렀느니라(롬5:12).”
이런 바탕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주어졌다. “한 사람(아담)이 순종치 아니함으로 많은 사람이 죄인 된 것 같이 한 사람(예수)의 순종하심으로 많은 사람이 의인이 되리라(롬5:19).”
예수님은 우리 죄를 위해 이 땅에 오셨고(마1:21), 이 땅에서 죄인의 죄를 덮어쓰고 십자가에서 죽으셨다. 그리고 예수님의 죽으심이 자기 백성의 죄를 대신한 죽음임을 인정하신 하나님에 의해 죽음에서 부활하셨다(롬4:15).
죄인인 우리에게 하나님의 아들이 십자가에서 대속의 피를 흘리셨다는 소식 외에 다른 복음이 없다. “사랑은 여기 있으니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요 오직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사 우리 죄를 위하여 화목제로 그 아들을 보내셨음이니라(요일4:10).”
시편에서의 모든 찬양은 하나님과 그 아들 예수에게 향하고 있다. “하늘에 있는 자들과 땅에 있는 자들과 땅 아래 있는 자들로 모든 무릎을 예수의 이름에 꿇게 하시고 모든 입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주라 시인하여 하나님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셨느니라(빌2: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