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은 히브리어 알파벳 스물한 번째인 쉰( ש )으로 시작되며, 주의 말씀을 경외하고, 즐거워하고, 사랑하고, 찬양하는 시인의 삶을 만날 수 있다.
161절에 “방백들이 무고히 나를 핍박하오나 나의 마음은 주의 말씀만 경외하나이다.”라고 했다. 여기서 우리가 깨닫게 되는 것은, 주의 말씀을 경외하는 자에게는 까닭 없는 핍박이 찾아온다는 것이다.
내가 어떤 일을 함으로 핍박을 당하게 된다면 그 하던 일을 멈추면 핍박도 멈출 것이다. 그런데 시인은 핍박받으면서도 자신이 하던 일을 멈추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그 일에만 집중하겠다는 결심을 보인다. 그 이유는 내가 당하는 핍박보다 주의 말씀이 더 두렵기 때문이다.
162절 “사람이 많은 탈취물을 얻은 것처럼 나는 주의 말씀을 즐거워하나이다.” 이 구절은 탈취물을 얻어 즐거워하는 것과 주의 말씀으로 즐거워하는 것을 대비시키고 있다. 보통 사람들은 자신이 현재 가진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소유하기 위해 탈취를 감행한다. 이런 모습을 통해 얼마나 간절히 얻기를 갈망하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시인은 주의 말씀을 즐거워한다고 고백하고 있다. 이는 남의 것을 탈취해서라도 내 것으로 만드는 자들의 성취욕을 능가하는 주의 말씀이 주는 즐거움을 노래한 것이다.
163절(“내가 거짓을 미워하며 싫어하고 주의 법을 사랑하나이다”)은 사랑과 미움을 대비시키고 있는데, ‘주의 법’은 사랑하고, ‘주의 법이 아닌 것’은 ‘거짓’으로 규정했고, 거짓은 미워하고 싫어한다고 했다.
우리는 이런 주장에 대해 쉽게 동의가 되지 않는다. 사랑의 대상을 아끼고 좋아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그것 외에 모든 것을 거짓으로 규정하는 것도 동의할 수 없고, 특히 그것을 미워하고 싫어한다는 것은 더더욱 용납할 수 없다.
하나만 좋아하고 살 수는 없는 세상 아닌가? 다다익선이란 말처럼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도 있는데, 어찌 하나만 사랑하고 나머지 모두를 미워하고 싫어할 수 있는가?
시인은 세상을 명쾌하게 구분하고 있다. ‘주의 법’과 ‘거짓’으로. 이 분류는 하나님의 뜻이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주의 법)과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는(거짓) 사단의 일, 이것 외에 다른 분류는 있을 수 없다. 그러니 사랑할 것과 미워할 것이 있음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164절 “주의 의로운 규례를 인하여 내가 하루 일곱번씩 주를 찬양하나이다.” 이 고백은, 앞 절에서 표현한 경외, 즐거워함, 사랑보다 차원이 높은 단계이다. 주의 말씀을 경외하고 즐거워하고, 사랑하기에 말씀을 주신 주님을 ‘찬양’하기에 이른 것이다.
물론 경외, 즐거움, 사랑도 찬양의 한 양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시인이 점차 단계를 높여가며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고 있음에 주목하자. 성도가 주님을 향해 가질 수 있는 최상의 단계가 ‘찬양’이다. “이 백성은 내가 나를 위하여 지었나니 나의 찬송을 부르게 하려 함이니라(사43:21).”
165절(“주의 법을 사랑하는 자에게는 큰 평안이 있으니 저희에게 장애물이 없으리이다.”)은 죄를 범한 인간은 죽음을 결말로 맞이하기에 그 날이 언제일지 몰라 공포에 사로잡혀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한 외침이다. 이런 자들에게 주의 말씀은 평안이요, 어떤 것도 주의 말씀 앞에 장애가 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예수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 같지 아니하니라 너희는 마음에 근심도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요14:27).”
예수님이 이런 말씀을 하신 배경에는 “내가 너희를 위하여 처소를 예비하러 가노니 가서 너희를 위하여 처소를 예비하면 내가 다시 와서 너희를 내게로 영접하여 나 있는 곳에 너희로 있게 하리라(요14:2-3).”는 선언이 먼저 있었기 때문이다.
자기 백성이 영원히 거할 처소 마련은 예수님 자신이 자기 백성의 죄를 대속하기 위한 십자가 죽음이 전제되어 있고, 그 대속의 죽음을 통해 자기 백성을 죄에서 자유롭게 하시면 그들은 주님과 영원히 함께할 자로 만들어진다. 이것이 주님이 주시는 평안이고, 이 평안 앞에 사단이 어떤 장애물을 놓아도 더 이상 장애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 환란이나 곤고나 핍박이나 기근이나 적이나 위험이나 칼이랴(롬8:35).”
168절 “내가 주의 법도와 증거를 지켰사오니 나의 모든 행위가 주의 앞에 있음이니이다.” 이 구절을 달리 표현하면 ‘주의 말씀, 약속이 내 앞에 있으니 내 모든 행위는 이미 정결함을 얻었습니다.’라는 고백이다.
그(예수)가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가 나음을 입었고, 여호와께서는 우리 무리의 죄악을 그에게 담당시키셨다(사53:5-6). 그리고 그 아들 예수의 피가 우리를 모든 죄에서 깨끗하게 하셨다(요일1:7). 그러기에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다(롬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