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은 히브리어 알파벳 스무 번째인 레쉬( ר )로 시작되며, ‘주의 말씀대로 나를 소성케 하소서’라고 간청하는 시인의 마음이 담겨 있다.
153절에 “나의 고난을 보시고 나를 건지소서 내가 주의 법을 잊지 아니함이니이다.”라고 외친 것은, 시인이 당하는 고난은 주의 법을 따르는 것으로 인해 주어진 것임을 알 수 있다. 세상 신은 복음의 광채를 가리기 위해 성도의 목숨까지 위협한다(히2:14-15).
성도가 이 땅에서 고난받는 이유를 예수님이 이렇게 설명하셨다. “너희가 세상에 속하였으면 세상이 자기의 것을 사랑할 터이나 너희는 세상에 속한 자가 아니요 도리어 세상에서 나의 택함을 입은 자인 고로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느니라(요15:19).”
하지만 걱정할 것 없다. 십자가 지시고 부활하셔서 주가 되신 예수님이 성도를 그냥 버려두지 않으시고 세상 끝날까지 지키신다고 약속하셨기 때문이다(마28:20).
154절에는 “주는 나의 원한을 펴시고 나를 구속하사 주의 말씀대로 나를 소성케 하소서.”라고 했다. 이 구절에서 중요한 것은 ‘주의 말씀대로’라는 표현이다. 이것을 주축으로 이 구절을 재구성하면 ‘주님이 약속하신 대로 나의 억울함을 풀어주시고 구원해 주세요’ 이렇게 읽을 수 있다.
말씀에 사로잡혀 살아가는 자는 늘 사단의 공격을 당하게 되고 그로 인해 원한(억울한 일)이 발생하지만 자기 힘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다. 시인은 현재 이런 상황에 놓였고, 이 수렁에서 건져 주시기를(구속) 간구하고 있다.
155절에 “구원이 악인에게서 멀어짐은 저희가 주의 율례를 구하지 아니함이니이다.”라고 한 것은, 사단의 발악이 아무리 거세더라도 하나님의 뜻과는 거리가 멀기에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여기서 ‘악인’은 하나님의 약속을 외면하고 성도를 핍박하는 세력을 말하는데, 이들의 행위가 구원과 거리가 먼 이유는 주의 율례를 따르지 아니함(율례와 정반대로 감) 때문이다. 즉 시인은 주의 율례를 따르고, 악인은 주의 율례와 멀어지니 결과는 주의 율례를 따르는 자의 승리로 끝난다는 말이다.
156절 “여호와여 주의 긍휼이 크오니 주의 규례를 따라 나를 소성케 하소서.” 이 구절도 ‘나의 소성’보다 ‘주의 규례’가 더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만약 주의 규례와 무관하게 ‘나의 소성’을 바란다면 이는 일시적 회복이지 영원한 소성은 아니다.
하나님은 인간의 육신을 풀로 비유하셨고, 인생의 화려함을 풀의 꽃으로 비유하셨다. 그런데 여호와께서 개입하셔서 풀이 마르게, 꽃은 시들게 하신다. 그 이유는 주님의 말씀만 영원하다는 것을 보여 주시기 위함이다(사40:6-8).
이 땅에 있는 모든 것들은 잠시 있다 사라져 버릴 것들뿐이다. 곧 없어질 것을 붙잡고 의지하는 자는 허망한 결말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 진정 의지할 것은 영원히 변치 않는 약속뿐이다. 이 사실을 시인은 깨달았기에 ‘주의 규례를 따라 나를 소성케 하소서’라고 했고, 이것을 ‘주의 크신 긍휼’이라고 한다.
157절 “나를 핍박하는 자와 나의 대적이 많으나 나는 주의 증거에서 떠나지 아니하였나이다.” 이 고백은 주님의 말씀을 사모하는 모든 자의 고백이다.
영원히 변치 않는 ‘주의 증거’와 현재 당하고 있는 ‘대적들로 인한 핍박’을 두고 ‘주의 증거에서 떠나지 아니하였다’고 함으로 “현재의 고난은 장차 우리에게 나타날 영광과 족히 비교할 수 없다(롬8:18)”는 점을 분명히 한다.
158절 “주의 말씀을 지키지 아니하는 궤사한 자를 내가 보고 슬퍼하였나이다.” 이 구절은 155절과 유사하다. ‘주의 말씀을 벗어난 자’를 ‘궤사(간사하게 속여 꾸미는 말)한 자’라고 했고, 그런 자를 보면서 시인은 슬퍼하였다고 한다.
주의 약속에서 벗어나면 그 모두는 거짓이고 허상이다. 그런데 이런 엉뚱한 자리에 있으면서 말씀에 붙들려 살아가는 자들을 공격하고 조롱하며 날뛰고 있으니 안타깝고 또 한편으로는 슬프기도 하다. 그들의 미래가 뻔히 보이기 때문이다.
159절 “내가 주의 법도 사랑함을 보옵소서 여호와여 주의 인자하신 대로 나를 소성케 하소서.” 이 구절도 ‘주의 인자하신 대로’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이것이 기초가 되지 아니하면 그 위에 아무리 좋은 것을 세워도 다 무너지게 되어 있다. 이 사실을 은혜로 알게 된 시인은 ‘주의 법도를 사랑함’을 지극히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예수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내게 나아와 내 말을 듣고 행하는 자마다 --- 주초를 반석 위에 놓은 사람과 같으니 큰 물이 나서 탁류가 그 집에 부딪히되 잘 지은 연고로 능히 요동케 못하였거니와 듣고 행치 아니하는 자는 주초 없이 흙 위에 집 지은 사람과 같으니 탁류가 부딪히매 집이 곧 무너져 파괴됨이 심하니라 하시니라(눅6:47-48).”
160절 “주의 말씀의 강령은 진리오니 주의 의로운 모든 규례가 영원하리이다.” 이 구절은 본문의 결론이다. ‘주의 말씀은 진리다.’라고 하면서 그 이유를 ‘영원하기 때문’으로 설명했다.
세상에 있는 모든 것들은 잠시 있다 살아질 것들 뿐이다. “너희 생명이 무엇이뇨 너희는 잠깐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니라(약4:14).” “주여 태초에 주께서 땅의 기초를 두셨으며 하늘도 주의 손으로 지으신 바라. 그것들은 멸망할 것이나 오직 주는 영존할 것이요 그것들은 다 옷과 같이 낡아지리니 의복처럼 갈아 입을 것이요 그것들이 옷과 같이 변할 것이나 주는 여상하여 연대가 다함이 없으리라(히1: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