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간 것을 ‘바다를 항해하는 선원’에 비유해서 표현하고 있다.
“선척을 바다에 띄우며 큰물에서 영업하는 자는 여호와의 행사와 그 기사를 바다에서 보나니(23-24절)”라고 했는데, 이는 지극히 당연한 것으로, 바다를 항해하는 자는 바다 위에서 하나님의 손길(일하심)을 경험하게 된다는 말이다.
“여호와께서 명하신즉 광풍이 일어나서 바다 물결을 일으키는도다(25절).” 이 말씀은 바다에서 풍랑이 일어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길 것이 아니라 여호와의 지시에 따른 것임을 주지시키고 있다.
세상에서 펼쳐지는 어떤 일도 저절로 일어나는 것은 없고 모두가 하나님의 지시와 명령에 의해 진행되는 것으로, 이 모두는 언약을 성취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저희가 하늘에 올랐다가 깊은 곳에 내리니 그 위험을 인하여 그 영혼이 녹는도다(26절).”는 것은, 풍랑으로 배가 요동치는 상황을 묘사한 것으로, 이스라엘이 바벨론에 포로가 되어 그곳에서 살아가는 풍경이 마치 배가 풍랑을 만나 요동하는 것과 같은 삶이라는 것이다.
“저희가 이리저리 구르며 취한 자 같이 비틀거리니 지각이 혼돈하도다(27절).”는 것은, 배가 풍랑을 만나 흔들리니 배에 탄 자들이 멀미를 하며 정신을 차릴 수 없는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평소에 인간들은 지각을 활용해서 판단하고 행동에 나선다. 하지만 바다에서 태풍을 만난 것처럼 큰 사건이 일어나면 인간의 지각은 무용지물이 된다. 하나님이 굳이 이런 환경을 만드신 이유는 자기 백성을 인도하시는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에 저희가 그 근심 중에서 여호와께 부르짖으매 그 고통에서 인도하여 내시고 광풍을 평정히 하사 물결로 잔잔케 하시는도다(28-29절).”
이 구절은 앞(27절) 구절에서 일어난 사건의 연장선에 있다. 스스로의 힘으로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 오니 주님의 백성은 주님께 부르짖을 수밖에 없고, 자기 백성의 부르짖음에 귀를 기울이시는 주님을 만나게 된다.
“저희가 평온함을 인하여 기뻐하는 중에 여호와께서 저희를 소원의 항구로 인도하시는도다(30절).”라는 말씀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가서 온갖 시련과 고통을 경험하고 난 뒤에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다시 고국으로 돌아오게 된 것을 표현한 것이다.
‘소원의 항구’는 인간(이스라엘)의 소원이 아니라 하나님의 소원이란 점을 간과해서는 아니 된다. 자기 백성을 당신의 권능으로 보살피고 최종 목적지에 도착하게 하시는 것은 하나님의 책무이다.
“여호와의 인자하심과 인생에게 행하신 기이한 일을 인하여 그를 찬송할지로다(31절).”라는 말씀은, 표면적으로는 이스라엘을 고통에서 해방하신 여호와 하나님에 대한 감사와 찬송이지만, 이것을 단순히 고통받는 자들을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신 것을 감사하는 것으로 본다면 하나님을 오해한 것이다.
부르짖었기에 응답하신 것도 아니고, 고통을 받고 있기에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신 것도 아니다. 만약 부르짖어 응답하신다면 기도는 엄청난 무기가 되고 권력이 될 것이다. 또 고통에 처했기에 그 고통을 없이 해주시는 분이라면 처음부터 고통을 주실 필요도 없는 일이다.
본문에 나타난 모든 일은 하나님이 자기 백성을 인도하는 과정으로, 당신의 긍휼과 사랑을 만방에 알리고 특히 자기 백성에게 깨닫게 하셔서 당신께 영광을 돌리려 하심이다.
자기 백성이 아닌 자는 부르짖는다고 해서 응답하시지 않는다. 또 고통에 처했다고 해도 관심을 기울이는 분이 아니다.
또 자기 백성이라고 해서 그들의 요구사항을 들어주시는 분도 아니다. 하나님은 자기 영광을 위해서 자기 백성을 활용하신다. 그러니까 이스라엘을 위한 하나님이 아니라 하나님을 위한 이스라엘이라는 말이다.
“백성의 회에서 저를 높이며 장로들의 자리에서 저를 찬송할지로다(32절).” 이 구절은 마치 요한계시록(4~5장)에 나타난 하늘 보좌의 형상을 보는듯하다. 하늘 보좌에는 하나님과 어린 양(예수님)이 앉아 계시고, 그 주위를 이십 사 장로와 네 천사가 둘러서서 경배하며 찬양하고 있다.
이것이 하나님이 구상하신 결말이다. 만물이 주를 찬양하고 경배하는 것으로 귀결될 때 예수님의 주되심은 선명하게 드러나고 모든 피조물은 그 일을 위해 지음받았다는 점이 분명해진다.
“이는 만물이 주에게서 나오고 주로 말미암고 주에게로 돌아감이라 영광이 그에게 세세에 있으리로다 아멘(롬1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