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에게 언약을 주시고, 그 언약을 성취하신 하나님을 찬양하자고 외치는 시인이 본문에서는 언약 백성(이스라엘)이 애굽 땅으로 가서(살다가) 그곳에서 나오기 직전까지의 사건을 열거하고 있다.
23절에 “이스라엘이 애굽에 들어감이여 야곱이 함 땅에 객이 되었도다.”라고 했는데, 이 상황은 아브라함의 후손(70명)이 흉년을 만나 더 이상 가나안 땅에 있을 수 없어서 양식이 있는 애굽으로 이주한 일을 두고 한 표현이다.
먹을 것이 없어서 남의 나라에 이민 간 것이 감사할 일인가? 차라리 하나님이 약속하신 땅에서 풍족하게 살도록 하셨으면 진심으로 감사, 찬송할 수 있었을 것 같다. 그런데 시인은 이스라엘이 애굽에 들어가 객이 된 것을 찬양하자고 한다.
24~25절을 보자. “여호와께서 그 백성을 크게 번성케 하사 그들의 대적보다 강하게 하셨으며 또 저희 마음을 변하여 그 백성을 미워하게 하시며 그 종들에게 교활히 행하게 하셨도다.”
이 구절 역시 감사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언약 백성이 크게 번성해서 대적보다 강하게 된 것은 감사할 일이지만 애굽 백성이 언약 백성을 미워해서 교활히 행한 것이 어찌 감사할 일인가? 그것도 ‘여호와께서--- 미워하게 하시며, 그 종들에게 교활히 행하게 하셨다’고 하니 황당한 일 아닌가?
이런 일을 행하신 하나님을 찬양하자고 하는 것은 억지스러운 느낌이 든다. 감사할 일을 감사해야지 불쾌한 상황에서 감사하라고 하면 진정한 감사가 나올 리 없다.
26절에 “또 그 종 모세와 그 택하신 아론을 보내시니 저희가 그 백성 중에 여호와의 표징을 보이고 함 땅에서 기사를 행하였도다.”
이 구절은 모세와 아론이 애굽 왕 앞에서 행한 기적을 말한 것인데, 이 부분도 세밀히 보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하나님의 손이 애굽을 치는 상황이 거듭됨과 동시에 바로의 마음이 점점 강퍅하게 되어 10번의 재앙이 내릴 때까지 언약 백성을 내보내지 않는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바로의 마음을 강퍅하게 하신 분이 여호와 하나님이라는 점이다(출4:21).
애굽 땅에서 표징을 보이고 기사를 행하면 뭣 하는가? 바로의 마음이 강퍅하여 언약 백성을 붙잡고 보내주지 않는데. 이런 상황에서도 언약의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는가?
27~36절은 10가지 재앙을 내리시는 장면을 나열한 것이다. 순서도 바뀌고 생략된 사건도 있지만 하나님의 표징이 애굽 땅에 임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스라엘이 애굽 땅에 가서 살게 된 것은 가나안에 흉년에 들어 양식이 풍족한 애굽으로 이주한 것이 겉으로 드러난 이유이지만 이렇게 상황을 만드신 분은 여호와 하나님이다.
하나님은 무자한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셨다.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정녕히 알라 네 자손이 이방에서 객이 되어 그들을 섬기겠고 그들은 사백년 동안 네 자손을 괴롭게 하리니 그 섬기는 나라를 내가 칭치할지며 그 후에 네 자손이 큰 재물을 이끌고 나오리라(창15:13~14)”고.
그러니까 이스라엘이 애굽에 가서 노예로 산 것도, 때가 되어 다시 가나안 땅으로 돌아온 것도 다 하나님이 약속하신 바를 이루기 위한 것이었다.
언약 백성들이 애굽으로 이주한 초기에는 요셉(애굽 총리)의 형제들이 왔다면서 환영했는데, 시간이 흘러 요셉을 알지 못하는 왕이 통치하면서 언약 백성들은 노예 신세가 되었고, 모세가 태어날 당시에는 히브리인들이 번성하는 것을 두려워한 바로가 남자 아이가 태어나면 죽이라는 명령까지 내렸다.
그러나 이 모든 일은 여호와 하나님이 당신의 언약을 어떻게 이뤄가시는지 언약 백성에게, 그리고 세상 모든 사람에게 보여주시기 위해 펼치신 사건이다. 그러니 장면 하나하나가 찬양할 일이며 감사할 것뿐임을 시인은 외치고 있다.
우리가 감사하고 찬양할 분은 언약의 하나님, 즉 여호와시다. 그는 우리를 위해 일하시는 분이 아니라 자기 언약을 이루시는 분이며, 그것을 통해 영광을 받으시는 분이다. 그러기에 언약을 믿는 자는 언약의 하나님을 찬양할 수밖에 없고, 범사에 감사할 일뿐이다.
오늘날 하나님을 믿는다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내용을 들어보면 언약의 하나님을 믿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상상한 거짓 하나님을 믿고 있다. 그러니 감사할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이 나눠지고, 찬송할 때와 침묵할 때가 따로 있다.
하나님은 자기 언약을 통해 당신의 뜻을 온 세상에 전하셨고, 그것으로 영광을 받으신다. 그래서 이스라엘을 언약 백성으로 부르셨고, 그들을 활용하셔서 구원이 무엇이며, 사랑이 무엇인지 보여주셨다.
태어날 필요도 없는 자를 이 땅에 보내시고, 그들을 통해 당신의 긍휼(십자가에서 대속의 피를 흘리심)을 보여주시고, 그것으로 영광 받으시는 주님이 언약의 하나님, 여호와다. 성도는 그 주님을 찬양하는 것이 유일한 사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