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절에서 “너희 믿음의 시련이 불로 연단하여도 없어질 금보다 더 귀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나타나실 때에 칭찬과 영광과 존귀를 얻게 하려 함이라.”라고 했다.
이 구절은 ‘믿음’과 ‘금’을 비교해서 설명하고 있는데, 이 둘이 비슷한 점은 ‘금을 불로 연단하여 순금으로 제련하듯이 성도는 시련을 통해 그의 믿음이 더욱 온전하여진다’는 것이고, 다른 점은 ‘금은 결국 없어져 버릴 것이지만 성도의 믿음은 예수 그리스도 앞에서 영원히 빛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8-9절에서는 “예수를 너희가 보지 못하였으나 사랑하는도다 이제도 보지 못하나 믿고 말할 수 없는 영광스러운 즐거움으로 기뻐하니 믿음의 결국 곧 영혼의 구원을 받음이라.”라고 했다.
세상에서는 보지 못하는 대상을 사랑하고 믿고 기뻐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믿음 안에서는 이런 일이 발생한다. 베드로가 소아시아에 거주하는 성도들에게 편지를 보낸 때는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지 최소한 20년 이상 지난 시점이었다. 그러니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이들이 예수님을 볼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들은 복음을 듣고 믿었고, 예수님을 사랑하게 되었고, 또 기뻐했다는 것이다.
그럼 사도가 전한 복음의 내용은 무엇이기에 이 소식을 듣고 기뻐했을까? 복음은 죄로 말미암아 영원히 심판을 받을 자에게 주어진 소식인데,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셔서 자기 백성을 죄에서 건지기 위해 십자가에서 대신 저주를 받아 죽으셨고, 3일 후에 하나님이 그 아들을 다시 살리셨다는 것이다.
예수님의 죽음은 자기 백성의 죄를 대신한 것이고, 그의 부활은 자기 백성의 죄를 용서했다는 확증[“예수는 우리 범죄함을 위하여 내어줌이 되고 또한 우리를 의롭다 하심을 위하여 살아나셨느니라(롬4:25).”]인데, 믿음을 선물로 받은 성도는 이 복음을 믿게 되었고, 자신이 죄에서 구원된 것에 대해 기뻐하며 예수님의 십자가를 감사하고 찬양하는 자가 된 것이다.
여기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예수님의 십자가를 ‘나의 구원을 위함’으로 축소시켜서는 아니 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성도의 구원이 틀림없지만, 이것이 최종 목적은 아니고, 예수님이 온 세상의 주가 되시기 위해 아버지의 뜻에 따라 십자가를 지셨다. 그러니 내 구원보다 앞서는 것이 예수님의 주 되심이다.
그래서 성도는 주님을 영원히 찬양하고 경배할 자로 부름받은 자이며, 그 주님의 십자가를 자랑하는 자로 살게 하신다[“이 백성은 내가 나를 위하여 지었나니 나의 찬송을 부르게 하려 함이니라(사43:21).”]
10-12절 말씀은, 하나님이 어떻게 자기 백성을 구원하실지에 대해서 선지자들이 부지런히 연구하고 살폈고, 그리스도의 영을 받은 선지자들은 결국 예수님의 고난과 영광을 전해 주었는데, 이것은 자신들을 위함이 아니라 성도를 위한 것이었고, 이 구원의 신비는 천사들도 알기를 원하는 것이었다고 말한다.
하나님이 자기 백성을 구원하는 일은 참으로 신비롭다. 죄인을 의롭게 만드시고, 자기 자녀로 용납하시는 과정은 인간이 아무리 궁리하고 생각해도 해답을 찾을 수 없다. 그래서 하나님은 자신과 인간들을 비교하면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 길과 달라서 하늘이 땅보다 높음같이 내 길은 너희 길보다 높으며 내 생각은 너희 생각보다 높으니라(사55:8-9).”
이런 주님의 일에 증인으로 부름받은 사람들은 자신의 지혜와 능력으로 복음을 전할 수 없음을 말하고 있다. “그리스도께서 나를 보내심은 …… 오직 복음을 전케 하려 하심이니 말의 지혜로 하지 아니함은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헛되지 않게 하려 함이라 십자가의 도가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이요 구원을 얻는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라(고전1:17-18).”
예수님은 아버지의 뜻에 따라 십자가에서 죽으셨고 부활하셨다. 그리고 하나님 보좌의 우편(주님의 자리)에 앉기 위해 승천하셨다. 승천하시기 전에 제자들에게 이런 약속을 주셨다.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내게 들은바 아버지의 약속하신 것을 기다리라 …… 몇 날이 못되어 성령으로 세례를 받으리라 ……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행1:4-8).”
예수님이 승천하신 후 다시 오실 때까지는 예수님의 영이신 성령께서 자기 백성을 이끄시고 다스리신다. 따라서 성령을 받지 못한 자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도 십자가의 도를 깨닫지 못한다. 즉 구원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자라는 말이다.
그러기에 구원 얻은 자는 성령이 임한 자이며, 이들은 자신의 수고와 노력을 자랑할 수 없고 오직 예수님의 십자가만 자랑하는 자로 쓰임 받는다. 베드로가 ‘믿음의 시련(7절)’을 이야기하고, ‘믿음의 결국 곧 영혼의 구원(9절)’을 말하는 이유는 이것이 사람의 일이 아니라 주님의 일임을 알려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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