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절에서는 ‘너희를 시련하려고 오는 불시험을 이상한 일 당하는 것 같이 이상히 여기지 말라’고 했고, 13절에는 ‘너희가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여하는 것으로 즐거워하라’고 한다. 그리고 덧붙여 ‘이는 그의 영광을 나타내실 때에 너희로 즐거워하고 기뻐하게 하려 함이라’고 했다.
이 두절의 말씀을 종합해 보면, 성도가 세상에서 환란 당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에 이상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고 오히려 기뻐하고 즐거워해야 하는데, 그 이유는 이것이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는 일이며 주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란다.
이런 사도의 주장은 우리의 평소 생각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우리가 예수님을 믿고 그분의 말씀인 성경을 읽는 이유는 나를 더 행복하게 하기 위함인데, 성경의 기록 목적은 오직 예수님만 높이고 찬양할 분이라고 하고 있으니 이 간격을 어떻게 메워야 할까?
14절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너희가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욕을 받으면 복 있는 자로다 영광의 영 곧 하나님의 영이 너희 위에 계심이라.”
불시험(12절), 고난(13절), 욕(14절) 등은 몸을 가진 인간에겐 피하고 싶은 것들이다. 그런데 전체 문맥을 보면 이런 것들이 성도에게는 반드시 있고, 이것이 성도의 성도됨을 보장하는 확실한 근거이기에 감사할 일이라고 한다.
만약 우리가 선택할 수만 있다면 시험, 고난, 욕을 당하지 않고 주님이 주시는 평안을 누리며 그분께 감사하며 찬양드리는 삶을 살고 싶다. 그런데 주님이 자기 백성을 인도하시는 방식은 우리가 원하는 것과는 반대 방향이다.
다시 14절을 보자. “오직 너희가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여하는 것으로 즐거워하라 이는 그의 영광을 나타내실 때에 너희로 즐거워하고 기뻐하게 하려 함이라.”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여하는 것’이란 문구에서 중요한 점은 ‘그리스도가 고난을 받았다’는 것이고, 성도가 고난을 받는 것은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여하는 것’이고 ‘주님의 자녀가 되었다는 증표’이기에 이보다 더 즐겁고 기쁜 일은 없다는 식으로 논리가 전개된다.
고난을 받지 않으면 육신은 편안하고 좋을 것이다. 그러나 그리스도는 고난을 받으셨는데, 나에게 고난이 없다면 그리스도와 나는 다른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이고, 그럼 현재의 평안(고난 없음)은 생명의 길로 들어선 것이 아니라 사망의 길을 걷고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서 또 염려가 발생한다. 주님이 가신 고난의 길에 참여해야 주님과 영원히 함께할 수 있기에 고난의 길을 가긴 가야겠는데, 그 고난이 어느 정도인지 불안하고, ‘불시험’을 과연 내가 견뎌낼 수 있을지 걱정이다. 견딜 수 있는 정도의 불시험이라면 끝까지 견디겠는데, 견딜 수 없는 큰 시험이 닥친다면 신앙을 포기할 수밖에 없을 것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잘 몰라서 갖는 마음이다. 하나님은 우리를 방치하시는 분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 시험을 이겨보라고 지켜보시는 분도 아니다. 세상의 모든 것을 주관하시고 간섭하시고 운행하신다. 그러기에 자기 백성을 눈동자처럼 보살피시고(시17:8), 엄마가 젖먹이 자식을 보살피는 것 이상으로 주님이 자기 백성을 잊지 않고 보살핀다고 하셨다(사49:15).
“사람이 감당할 시험 밖에는 너희에게 당한 것이 없나니 오직 하나님은 미쁘사 너희가 감당치 못할 시험 당함을 허락지 아니하시고 시험당할 즈음에 또한 피할 길을 내사 너희로 능히 감당하게 하시느니라(고전10:13).”고도 하셨다.
15절에는 ‘살인, 도적질, 악행을 행함으로 고난을 받지는 말라’고 하셨다. 이 말씀은, 그리스도로 인한 고난과 내 욕심 때문에 받는 고난을 구별하신다. 고난도 다 같은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17절에 “하나님 집에서 심판을 시작할 때가 되었나니 -- 하나님의 복음을 순종치 아니하는 자들의 그 마지막이 어떠하며”라고 말씀하신다. 이것은 십자가 복음으로 말미암은 분별 작업이 성도를 성도로 가려내는 일이며, 이 일이 진행되면 결과적으로 불신자는 저주의 대상으로 드러난다는 것이다.
18절에 “의인이 겨우 구원을 얻으면 경건치 아니하는 자와 죄인이 어디 서리요” 이 말씀 역시, 성도의 구원이 인간의 힘으로 가능한 것이 아님을 말씀하고 있다. 즉 극심한 환란과 핍박 과정이 있고, 주님이 가신 좁은 길을 성도가 동참하게 되니 인간적 시각에서는 ‘겨우 구원을 얻는’ 형국으로 보인다.
19절은 “하나님의 뜻대로 고난을 받는 자들은 또한 선을 행하는 가운데 그 영혼을 미쁘신 조물주께 부탁할지어다”라고 했다.
여기서도 고난 받는 자를 둘로 나눈다. 하나님의 뜻대로 고난 받는 자와 자기 욕망 때문에 고난 받는 자가 있다. 후자는 더 거론할 필요가 없고, 하나님의 뜻대로 고난을 받는 자는 ‘그 영혼을 조물주께 부탁’하라고 한다. 이 말은 ‘부탁하면 성공한다’는 식으로 한 표현이 아니라 ‘그분 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
 |
175.215.227.192 - Mozilla/5.0 (Windows NT 10.0; Win64; x64) AppleWebKit/537.36 (KHTML, like Gecko) Chrome/92.0.4515.131 Safari/537.36 Edg/92.0.902.73
|
메일보내기
이름검색
Home
베드로전서 5:1-5절 
베드로전서 4:7-11절 
체크된 항목 삭제
체크된 항목 이동
체크된 항목 복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