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절에서 “그리스도께서 이미 육체의 고난을 받으셨으니 --- 이는 육체의 고난을 받은 자가 죄를 그쳤음”이라 했는데, 이는 ‘예수님이 십자가에서(자기 백성의 죄를 담당하시고) 돌아가셨기에 성도에게는 더 이상 죄에 대한 형벌이 없다’는 것이다.
믿음을 선물로 받지 못한 자들은 예수님이 십자가 지셨다는 복음을 들어도 여전히 자신이 형벌 받을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살아간다. 그래서 십자가 대신 자신의 행동을 믿고 선행을 통해 자신의 죄도 씻고 복도 따내겠다고 달려든다. 이런 태도가 바로 십자가의 원수다.
2절에는 “그 후로는 다시 사람의 정욕을 좇지 않고 오직 하나님의 뜻을 좇아 육체의 남은 때를 살게 하려 함이라”고 했다. 이 구절에 의하면, ‘사람의 정욕을 좇는 시절’과 ‘하나님의 뜻을 좇아 사는 시절’을 나누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구분은 사람이 개과천선해서 생긴 과거와 현재의 차이가 아니라 예수님이 십자가 지셔서 죄 사함 받은 이후와 그 전의 차이다. 즉 성도는 더 이상 자신의 정욕을 좇는 자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좇아 살도록 하셨다는 것이다.
이 말씀을 오해하면, ‘성도 된 나는 앞으로 욕심을 따라 살지 말고 예수님 말씀에 순종하며 살자’고 받아들인다. 그런 의미가 아니라 ‘예수님이 자기 피로 깨끗게 한 자는 당신의 뜻을 이루는 자로 활용하신다’는 것이다.
3절에 “너희가 음란과 정욕과 술취함과 방탕과 연락과 무법한 우상 숭배를 하여 이방인의 뜻을 좇아 행한 것이 지나간 때가 족하도다.”고 했는데, 이는 사죄의 은총을 입지 못한 자의 삶을 나열한 것으로, 대속을 입은 자는 다시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이것 역시 십자가 피의 능력이 성취하실 일이지 성도가 행할 일은 아니다.
4절에 “너희가 저희와 함께 그런 극한 방탕에 달음질하지 아니하는 것을 저희가 이상히 여겨 비방하나”라고 했다. 이것은 피로 씻음 받아 변화된 성도를 이방인들이 미워하고 비난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라는 말씀이다. 과거에는 자신들과 동일한 삶을 살았는데, 어느 순간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으니 이질감으로 인해 싫어하고 공격하는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예수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면 너희보다 먼저 나를 미워한 줄을 알라. 너희가 세상에 속하였으면 세상이 자기의 것을 사랑할 터이나 너희는 세상에 속한 자가 아니요 도리어 세상에서 나의 택함을 입은 자인 고로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느니라(요15:18-19).”
5절에서 “저희가 산 자와 죽은 자 심판하기를 예비하신 자에게 직고하리라.”고 했는데, 이 구절에서 ‘저희’는 성도를 미워하고 괴롭히는 불신자들인데, 이들이 결국은 심판주 예수님 앞에 자신의 잘못에 대해 낱낱이 자백할 때가 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불신자들은 ‘그 행한 대로 보응(롬2:6)’을 받게 된다.
6절에는 “이를 위하여 죽은 자들에게도 복음이 전파되었으니 이는 육체로는 사람처럼 심판을 받으나 영으로는 하나님처럼 살게 하려 함이니라.”고 했다.
‘죽은 자들에게도 복음이 전파되었다’는 것은, 과거 많은 성도들이 복음 때문에 죽임을 당했으나, 그것으로 끝이 아니라 예수님이 죽음에서 부활하신 것처럼 그들 또한 주님의 부활에 합류당해 영원히 살게 하셨다는 것이다.
죽으면 모든 것이 종결되기에 어찌 되었건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죽기를 극도로 꺼리는 것이 사단에 사로잡힌 인간들의 의식구조다. 베드로는 예수님이 고난을 받고 사람들에게 죽임을 당한다는 말씀을 듣고 강한 거부반응을 보였다. “주여, 그리 마옵소서. 이 일이 결코 주에게 미치지 아니하리이다(마16:22).”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으심은 “죽기를 무서워하므로 일생에 매여 종노릇하는 모든 자들을 놓아주려 하심(히2:15)”이다. 그리고 “한 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하신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히9:27)”이 있다고 하셨다. 그러니 죽음을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죽음 후 심판을 두려워해야 한다.
“그 아들 예수의 피가 우리를 모든 죄에서 깨끗하게 하실 것(요일1:7)”이기에 우리는 나의 미래를 염려할 이유가 없다. 그럼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무엇인가? “예수 그리스도의 피 뿌림을 얻기 위하여 택하심을 입은 자(벧전1:2)”란 구절에서 밝혔듯이 ‘예수님의 피를 자랑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자랑 또한 우리의 의지로 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능력으로만 된다. 그러니 우리는 주님께 사용됨을 기뻐하며 끌려갈 것뿐이다.
“만물이 주에게서 나오고 주로 말미암고 주에게로 돌아감이라 영광이 그에게 세세에 있으리로다 아멘(롬11:36).” 이 구절에 의하면, 시작하신 분도 주님, 중간 과정도 주님, 결말도 주님에 의해 만들어진다. 뭘 염려하며 걱정할 일이 있는가? 주님의 피 능력으로 끌려가는 것이 주님을 영화롭게 하는 길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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