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피 뿌림을 위하여 선택된 성도는 그리스도 피의 증인으로 살게 하셨다. 그러나 성도가 세상에서 피의 복음을 전할 때 반드시 핍박과 고난이 따른다는 점도 상기시키고 있다.
13절에 “또 너희가 열심히 선을 행하면 누가 너희를 해하리요.”라고 했는데, 여기에서 ‘선(善)’은 복음 전파 자체를 말하고 있고, ‘누가 너희를 해(害)하리요’라는 말은, 전도자를 해롭게 할 자가 없다(핍박이 없다)는 말이 아니라 ‘복음 전파를 누구도 막을 수 없다’는 말이다. - 이는 로마서 8장 35절의 내용과 유사하다.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 환란이나 곤고나 핍박이나 기근이나 적신이나 위험이나 칼이랴”
14절에 “그러나 의를 위하여 고난을 받으면 복 있는 자니 저희의 두려워함을 두려워 말며 소동치 말고”라고 했는데, ‘의를 위하여 고난을 받으면 복 있는 자’란 말씀은 예수님의 산상수훈에서도 하신 말씀이다(마5:8 - 의를 위하여 핍박을 받은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임이라). 그리고 ‘저희의 두려워함을 두려워 말며 소동치 말라’는 것은, 핍박자의 위협을 두려워 말고 흔들리지 말라는 의미다.
지금까지의 말씀을 정리해 보면, 복음을 전할 때 위협과 핍박이 따르지만 두려워할 이유가 없는 것이, 그 어떤 세력도 복음을 막을 수 없고, 또 복음으로 인해 고난을 받으면 그는 이미 주님의 자녀가 되었다는 증거이기에 오히려 기뻐하고 감사할 일이라는 것이다.
15절은 좀 더 적극적인 전도자의 자세를 설파하고 있다. ‘너희 속에 있는 소망에 관한 이유를 묻는 자에게는 대답할 것을 항상 예비하라’고.
여기에서 ‘너희 속에 있는 소망’은 예수님의 피로 죄 씻음 받아(의롭게 되어) 주님과 더불어 영생할 것에 대한 감격과 기쁨을 말하는데, 성도라면 당연히 이런 기쁨을 표출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성도 아닌 자는 세상 것으로 즐거워할 수밖에 없기에 성도를 보면서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자신들이 보기에는 기뻐할 이유가 전혀 없는데 기뻐하고 있으니 의아한 것이다. 그래서 무엇 때문에 기뻐하고 있는지 물을 수 있고, 그때 머뭇거리지 말고 피의 효력을 정확히 전할 기회로 삼으라는 것이다.
그리고 복음을 전하되 “온유와 두려움으로 하고 선한 양심을 가지라.”고 하면서 16절에 “너희의 선행을 욕하는 자들로 그 비방하는 일에 부끄러움을 당하게 하려 함이라.”고 했다. 이 말씀은, 복음이 너무도 당연하고 확실한 진리이지만 알지 못하는 자들을 향해 무시하고 윽박지르는 형태가 아닌 온유한 마음과 하나님을 두려워하는(경외하는) 마음으로 전하라고 한다.
이렇게 할 때, 전도자의 선행(복음 전파)을 끝까지 욕하는(거부하는) 자들이 결국은 부끄러움(지옥의 형벌)을 당할 수밖에 없음을 확정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땅에서 무엇을 먹고 어떤 형편에서 살았는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만물을 지으신 분은 누구이며, 그분은 왜 나를 이 땅에 보내셨으며, 정작 그분이 원하는 바는 무엇인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17절에 “선을 행함으로 고난 받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했다. 이것은 우리가 이 땅에서 어떻게 하면 편안하고 안락하게 살 수 있는지를 궁리하면서 그 해법을 찾아 나서는 삶을 어리석음(죄악)으로 규정한 것이다. ‘선을 행함으로 고난 받는 것’을 하나님이 원하신다. 그러면 ‘고난’은 무조건 피하거나 거부할 일이 아니다. 하지만 “악을 행함으로 고난 받는 것”은 하나님의 뜻과는 거리가 멀다. 오직 ‘복음(선을 행함)’으로 말미암아 받는 고난을 하나님이 기뻐하신다.
만물은 주로 말미암아 지은 바 되었고(고전8:6), 주를 위하여 창조되었고(골1:16), 주에게로 돌아간다(롬11:36). 시작과 중간과정과 결과 모두 주님의 영광이 목적이다. 이것이 주께서 자기 백성에게 알려주시려는 기쁜 소식이다.
주님을 위해 만들어진 피조물이 자기 영광을 구한다면 이것은 심판과 저주를 자초하는 것이다. 주님께 예배드리고, 기도하고, 정성껏 봉사하는 등등의 모든 일이 주님을 위한 것인지 나를 위한 것인지를 생각해 보라. 선악과를 따먹고 스스로 신이 된 인간은 어떤 경우에도 나를 위함에서 벗어날 재주가 없다. 그래서 주님을 섬긴다고 해도 그 또한 나를 위해 섬기는 것이다. 그러니 인간의 모든 행위는 결국 우상 숭배다.
예수님이 자신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을 말씀하시니 베드로가 절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게 해달라고 간청했고, 그의 간구에 대해 예수님은 “네가 하나님의 일을 생각지 아니하고 도리어 사람의 일을 생각하는도다(마16:23).”라고 꾸짖으셨다.
그 후 성령을 받고 그리스도의 증인이 된 베드로는 예수님의 십자가 도를 전한다는 이유로 종교 지도자들이 그를 옥에 가두었다가 풀어주면서 ‘다시는 예수의 이름으로 말하지도 말고 가르치지도 말라’고 위협했을 때, 그는 이런 말을 했다. “하나님 앞에서 너희 말 듣는 것이 하나님 말씀 듣는 것보다 옳은가 판단하라 우리는 보고 들은 것을 말하지 아니할 수 없다(행4:19-20)”라고.
“진리의 성령이 오실 때에 그가 나를 증거하실 것이요(요15:26)”라고 했다. 성령이 임하지 않은 자는 결코 예수를 주로 인정할 수 없고, 전하는 것 또한 불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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