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는 두 번째 편지(베드로후서)를 시작하면서도(1:12, 13, 15), 그리고 막바지에 이르러서도 수신자들이 “생각하게(1절)”하고, “기억하게(2절)” 하려는 마음이 간절함을 피력하고 있다.
그럼 무엇을 생각하고, 기억하라는 것인가? 그 답은 2절에서 확인할 수 있다. “거룩한 선지자의 예언한 말씀과 주되신 구주께서 너희의 사도들로 말미암아 명하신 것(2절)”이다. 구약에서는 선지자들이 예언했고, 신약에서는 예수님이 말씀하셨고, 예수님 승천 후에는 사도들을 통해 명하신 것이 ‘생각하고 기억할 내용’이다.
구약의 선지자들은 하나님의 아들이 세상에 오셔서 심판(그리고 구원)하신다고 예언했다. 그 후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셔서 세상 끝날이 되었다고 선언하셨다. 그리고 예수님의 영을 받은 사도들도 종말이 임했음을 거듭 외쳤다.
그런데 세상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아니 하나님 말씀을 조롱하고 있다. “주의 강림하신다는 약속이 어디 있느뇨 조상들이 잔 후로부터 만물이 처음 창조할 때와 같이 그냥 있다(4절)”고 하면서.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3절에 의하면 “자기의 정욕을 좇아 행”하기 때문이란다. 인간의 욕망은 이 땅에서 자신이 신이 되어 원하는 바를 마음껏 펼치는 것이다. 그런데 하나님의 말씀은 이런 인간을 죄인으로 규정하고 심판을 선언하신다.
구약 선지자들의 예언에 따라 하나님의 아들이 이 땅에 오셨다. 그리고 그분은 아버지의 뜻에 순종하여 자기 백성의 죄를 담당하시고 십자가에서 죽고 3일 만에 살아나셨다. 이제 남은 것은 주님이 다시 오셔서 세상을 알곡과 쭉정이로 나누실 일이다.
이 너무도 분명하고 확실한 약속을 거부하고 외면하는 자는 사단의 미혹에 빠져 육신의 욕망을 꽃피우려 한다. 육신의 정욕,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이 이들에게는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목표요 목적이다.
하나님은 이런 말씀을 하셨다.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 길과 달라서 하늘이 땅보다 높음같이 내 길은 너희 길보다 높으며 내 생각은 너희 생각보다 높으니라(사55:8~9).”
이 말씀은 수준의 차이가 크다는 의미가 아니라 완전히 이질적이란 말이다. 하늘과 땅이 전혀 다르듯이 선과 악은 전혀 다른 것이고 하나님과 인간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이 땅에 수많은 사람이 있지만 하나님이 인정하신 분은 오직 예수님뿐이었다. 예수님이 세례를 받으시고 물에서 나오실 때, 하늘에서 소리가 들리기를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라(마3:17)”고 하셨고, 변화산에서 구름 속에서 소리가 나서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니 너희는 저의 말을 들으라(마17:5)”고 하셨다.
진짜가 등장하기 전에는 가짜가 진짜 행세를 했다. 하지만 참이 나타나니 가짜는 가짜로 폭로될 수밖에 없다. 우리는 가짜로 이 땅에 태어났다. 죽음, 저주, 심판이 무엇인지 보여줄 목적으로 이 땅에 보내진 것이다.
그런데 사단의 유혹으로 정반대의 것을 꿈꾸게 되었다. 영생, 구원, 축복이 마치 우리 앞에 있는 것으로 착각하게 했다. 그래서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분의 율법에 순종하면 복을 받고 영생을 누리는 것으로 믿는다.
하나님은 그렇게 말씀하지 않았다. “구스인이 그 피부를, 표범이 그 반점을 변할 수 있느뇨 할 수 있을진대 악에 익숙한 너희도 선을 행할 수 있으리라(렘13:23)” 하셨고, “재물이 있는 자는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기가 심히 어렵도다 ---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기가 어떻게 어려운지 약대가 바늘귀로 나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니라(막10:23~25)” 하셨다.
이 구절이 의미하는 바는 인간의 불가능성이다. 그런데 왜 자꾸 가능하다고 거짓말을 하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하나님의 약속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나님 말씀은 “사람은 할 수 없으되 하나님으로는 그렇지 아니하니 하나님으로서는 다 하실 수 있느니라(막10:27).”는 것이다.
세상은 하나님 말씀으로 만들어졌고, 말씀에 따라 운행될 뿐이다. 시작도 과정도 끝도 말씀대로만 움직인다. 노아 시대에는 물 심판이 있었고, 마지막 때는 불 심판이 기다리고 있다. 이보다 더 분명하고 확실한 것은 없다.
어리석은 인간은 사단의 현혹을 받아 인간 중심의 우주관을 지니게 되었다. 나의 행복과 기쁨과 만족을 위한 세상과 신 외에는 다 거부한다. 이 땅이 나를 위해 존재해야 하고, 만약 천국이 있다면 그 역시 나를 위해 존재해야 한다.
그런데 주님은 전혀 다르게 말씀하셨다. “만물이 주에게서 나오고 주로 말미암고 주에게로 돌아감이라 영광이 그에게 세세에 있으리로다 아멘(롬1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