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9절에서 “이런 것”은 6~7절에서 언급한 ‘믿음, 덕, 지혜, 절제, 인내, 경건, 형제 우애, 사랑’을 말하는데, 이것은 ‘성령의 열매(갈5:22~23)’로 이해하면 된다. 그러기에 ‘이런 것’은 인간의 노력으로 가질 수 없고, 오직 주님이 자기 백성에게 은사로 주실 때만 받을 수 있다.
8절과 9절은 정반대의 상황을 말하고 있다(8절은 ‘이런 것이 있는 자’에 대해 말했고, 9절은 ‘이런 것이 없는 자’에 대해 말함). 로마서 8장 9절에 보면 “누구든지 그리스도의 영이 없으면 그리스도의 사람이 아니라.”고 하신 것처럼 성령의 열매가 없는 자는 불신자, 즉 지옥 갈 자요, 성령의 열매가 있는 자는 영생 얻을 천국 백성이란 말이다.
하지만 8절과 9절의 차이는 육신의 안목으로는 구별할 수 없고 오직 성령의 안목에서만 구별할 수 있다.
믿음을 선물로 받지 못한 자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자신의 유익을 위해 이용한다. 예를 들어, 천국과 지옥이 거론되면 지옥은 결코 가서는 아니 되는 곳이기에 관심도 두지 않고, 어떻게 해서라도 자신을 천국으로 집어넣기 위해 천국 갈 방법을 찾는 식이다. 그러나 성경은 하나님의 자기 선택을 말씀하실 뿐 인간의 선택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언급하신다. “사람으로는 할 수 없으되 하나님으로서는 다 할 수 있느니라(마19:26).”
10절에서 “형제들아 더욱 힘써 너희 부르심과 택하심을 굳게 하라 너희가 이것을 하면 우리 주 곧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영원한 나라에 들어감을 넉넉히 너희에게 주시리라.”고 했다.
이 구절을 불신자의 안목으로 풀이해 보자. “영원한 나라에 들어감”이란 표현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너희가 이것을 하면”이란 조건이 주어져 있다. 이런 경우에는 문제와 답이 같이 제시되었기에 간단히 풀린다. ‘부르심과 택하심을 굳게 하면 그리스도의 영원한 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른다. 여기서 한 가지 더 해결해야 할 것은, ‘부르심과 택하심을 굳게 하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를 파악하면 끝나는 문제다.
이런 식의 해석은 인간이 접근 가능하고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하나님의 아들이 이 땅에 내려와야 했고, 또 십자가에서 죽어야 했는가? 사람이 해결할 수 없기에 하나님이 아들을 보내신 것이라고 성경은 말하고 있는데, 그런 말씀은 눈에 띄지 않는다.
‘그리스도의 영(성령)이 없으면 그리스도의 사람이 아니라’는 말씀은 성경 해석의 바탕이 되어야 한다. 성경은 하나님이 자기 백성에게 주신 말씀이다. 그러기에 성령을 받지 못한 자는 성경을 이해할 필요도 자격도 없다는 말이다. 그리스도의 사람이 아닌데 왜 그리스도의 말씀을 알아야 하나? 주님은 자기 백성에게 말씀하셨지 다른 이들에게는 말씀하지 않았다.
이사야 선지자에게 주신 말씀을 보라. “여호와께서 가라사대 가서 이 백성에게 이르기를 너희가 듣기는 들어도 깨닫지 못할 것이요 보기는 보아도 알지 못하리라 하여 이 백성의 마음으로 둔하게 하며 그 귀가 막히고 눈이 감기게 하라 염려컨대 그들이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깨닫고 다시 돌아와서 고침을 받을까 하노라(사6:9~10절).”
깨닫지 못할 자는 적극적으로 깨닫지 못하게 막는 분이 여호와 하나님이시다. 그런데 인간이 하나님의 의지를 꺾고 깨닫게 된다는 것이 가능한 일인가?
이런 관점에서 본문을 보면, 예수님께서 피 흘려 사신 생명을 얼마나 귀히 보시고 아끼는지를 깨닫게 된다. “이런 것(성령의 열매)이 너희에게 있어 흡족한즉(8절)”이란 말씀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주님의 자기 공로가 성도에게 담겨 있는 것 때문에 기뻐하시고 즐거워하시는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주님의 기쁨은 인간들의 재롱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고 당신이 언약하신 바가 성취되는 것으로만 발생한다. “그 정사와 평강의 더함이 무궁하며 또 다윗의 위에 앉아서 그 나라를 굳게 세우고 자금 이후 영원토록 공평과 정의로 그것을 보존하실 것이라 만군의 여호와의 열심이 이를 이루시리라(사9:7).”고 선언하신 분이다.
예수님께서도 “심은 것마다 내 천부께서 심으시지 않은 것은 뽑힐 것이니 그냥 두어라 저희는 소경이 되어 소경을 인도하는 자로다 만일 소경이 소경을 인도하면 둘이 다 구덩이에 빠지리라(마15:13~14).”고 하셨다.
베드로 사도가 전하는 메시지는 ‘온 세상이 예수님의 주 되심을 선포하고 있는데, 그 소리에 귀 기울이며 살라’는 것이다. 무엇을 하면 복 받고 천국 간다고 말하지 않았다. 예수님의 피로 씻음 받은 성도는 성령에 사로잡혀 오직 피의 은혜와 사랑을 온 천하에 드러내게 하신다는 것이다. 그러니 세상 환경이 어떻게 요동쳐도 주님의 뜻은 막을 수 없기에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