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은 두 가지 사건이 기록되어 있다. 첫째는 사람들이 어린아이를 예수님께 데려왔는데 제자들이 꾸짖는 것을 보고 예수님이 책망하시는 일이고, 둘째는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찾아와 영생 얻는 방법에 대해 질문한 일이다.
먼저 어린아이를 예수님께 데리고 온 일부터 살펴보자. “사람들이 예수의 만져주심을 바라고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오매 제자들이 꾸짖거늘(13절)”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그러니까 어린아이들은 자발적으로 예수님을 찾아온 것은 아니고, 어른들이 데리고 온 것이다.
그런데 제자들은 그들을 꾸짖었고, 이것을 본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화를 내시면서 “어린아이들의 내게 오는 것을 용납하고 금하지 말라. 하나님의 나라가 이런 자의 것이니라(14절).”고 교훈하셨다.
사람들이 어린아이를 예수님께 데리고 온 이유는, 예수님이 사람들에게 안수하시고 축복하시는 광경을 목격했기에 자신의 자녀들에게 그렇게 해주시기를 바라며 아이들을 데리고 온 것이다.
하지만 제자들 입장은 전혀 달랐다. 하나님 나라를 갈망하는 자들이 예수님을 메시아로 영접해서 예수님이 임금의 자리에 올라 하루속히 이 땅에 하나님의 평강이 임하기를 원했기에 어린아이는 전혀 그 일에 도움이 되지 않는 방해꾼으로 여겼다. 그러니 어린아이를 데리고 온 것을 책망한 것이다.
그런데 예수님은 오히려 제자들에게 화를 내시며 “하나님의 나라가 이런 자(어린아이)의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이건 도대체 무슨 의미로 하신 말씀일까? 어린아이가 하나님 나라를 소망한 것도 아니고, 이들이 메시아를 기다린 것도 아닌데 왜 이런 말씀을 하신 것일까?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하나님의 나라를 어린아이와 같이 받들지 않는 자는 결단코 들어가지 못하리라(15절).”고 하신 후, 어린아이들을 안고 저희 위에 안수하시고 축복하셨다.
여기에서 우리가 의문을 갖게 되는 것은, 어린아이의 어떤 점이 하나님 나라에 합당한 것인지, 또 ‘하나님의 나라를 어린아이와 같이 받든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지 전혀 감이 오지 않는다.
이제 다음 사건으로 넘어가자. 예수님이 길을 가시는데, 한 사람이 달려와서 꿇어앉아 “선한 선생님이여 내가 무엇을 하여야 영생을 얻으리이까(17절)?”라고 물었다. 이 사람의 태도는 상당히 겸손하고 또 구원에 대한 열망이 대단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길에서 다른 사람 앞에 무릎을 꿇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는 예수님께 그런 자세를 취했다.
이제 예수님의 답변을 들어보자. “네가 어찌하여 나를 선하다 일컫느냐? 하나님 한 분 외에는 선한 이가 없느니라(18절).”는 말씀을 하셨다. 그리고는 몇 가지의 계명을 나열하셨다. “살인하지 말라, 간음하지 말라, 도적질하지 말라, 거짓 증거하지 말라, 속여 취하지 말라, 네 부모를 공경하라 하였느니라.”
예수님의 말씀을 들은 그는 당당하게 말했다. “선생님이여, 이것은 내가 어려서부터 다 지키었나이다(20절)”라고.
이 사람의 마음을 분석해 보면, 처음 시작한 질문에서 ‘내가 무엇을 하여야 영생을 얻으리이까?’라고 했는데, 이것은 자신의 행위와 영생이 관련되어 있다고 믿는 것이다. 그래서 예수님이 율법을 거론하시자, 자신 있게 “이것은 내가 어려서부터 다 지키었나이다.”라고 말했다.
이 사람은 예수님께 질문했지만 마음속에 이미 답을 가지고 있었음을 엿볼 수 있다. 자신은 하나님의 율법을 잘 지켜서 복을 받아 부자가 되었고, 그 상태를 유지하면 결국은 영생을 얻게 되는 것으로 생각했고, 자신의 마음을 예수님께 인정받고 싶어서 주님을 찾은 것이다.
계속되는 예수님의 말씀을 들어보자. “네게 오히려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으니 가서 네 있는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을 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보화가 네게 있으리라. 그리고 와서 나를 좇으라.”
예수님은 질문자에게 영생을 얻는 방법은 없다는 점을 말씀하셨는데, 질문자는 계속 방법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그 방법을 알아 실천해서 영생을 얻으려고 하고 있다. 그러니 결과적으로는 실망하고 예수님을 떠나간 것이다. “그 사람은 재물이 많은고로 이 말씀을 인하여 슬픈 기색을 띠고 근심하며 가니라(22절).”
두 가지 사건은 따로 떼어 해석하기 보다는 연결해서 보면 이해가 쉽다. 어린아이와 어른을 비교하면서, 어른(이 땅의 모든 사람들)들이 천국에 합당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신 것이다.
그러니까 어린아이의 어떤 점이 천국에 합당한지 찾아서 천국 가겠다는 마음은 어린아이의 마음이 아닌 어른의 마음이니 이런 자세 역시 합당하지 않다.
결론은, 인간이 천국에 간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임을 말씀하신 것이다. 그래서 하나님이 용납하신 자만 천국에 간다. 마치 어린아이가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예수님 앞에 온 것처럼 주님이 부르신 자만 천국 백성이 된다는 것이다. 즉 인간이 무슨 일을 해서 영생을 얻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십자가 희생으로 영생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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