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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 |
 서경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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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ject | 누가복음 2:40-52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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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이 12세 되던 해에 유월절을 맞아 부모님과 함께 예루살렘에 가셔서 벌어진 일을 기록하고 있다. 모세의 율법에 의하면 유대인 남자들은 매년 세 번(유월절, 맥추절, 수장절) 여호와께 절기를 지켜야 했기에(출23:14-17 참조) 자신이 살던 갈릴리 나사렛에서 성전이 있는 예루살렘(약 120Km 거리)으로 가셨다. 그리고 유대인들에게 12세의 나이는 율법의 의무를 준수해야할 때(유전에 따른 것)로 인식되었기에 이 때 예수님도 성전에 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절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올 때에 사건이 발생했다. 예수님의 부모는 아들이 당연히 자신들과 함께 귀가하는 것으로 알고 하룻길을 왔는데 아이가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발견한 것이다. 그래서 왔던 길을 돌이켜 예루살렘에 갔는데 아들은 아직도 성전에서 선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던 것이다.
헤어진 지 3일 만에 다시 아들을 만났으니 얼마나 놀랍고 반가웠겠는가? 그러나 한편으로는 제멋대로 행동한 아들이 미웠을 것이다. 그래서 모친은 예수님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아이야, 어찌하여 우리에게 이렇게 하였느냐? 보라 네 아버지와 내가 근심하여 너를 찾았노라(48절).”
어느 부모인들 이런 꾸중을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12세면 아직은 부모의 보살핌을 받아야 할 나이이고, 또 예루살렘에게 나사렛까지의 거리는 아이가 혼자 찾아올 수 없는 먼 길인데, 아이가 사라졌으니 심히 걱정했기에 당연히 화가 났고 책망도 했을 것이다.
그런데 예수님의 답변은 너무도 놀랍다. “어찌하여 나를 찾으셨나이까? 내가 내 아버지 집에 있어야 될 줄을 알지 못하셨나이까?” 이게 어머니의 질문에 대한 아들의 답변으로 적당한 말인가? 누가 봐도 예수님의 돌출 행동은 부모님께 걱정을 끼친 일이기에 어머니께 꾸중을 들었으면 아들은 당연히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 도리가 아닌가?
그러나 예수님은 도리어 어머니를 나무라듯 반문을 했다. “내가 내 아버지 집에 있어야 될 줄을 알지 못하셨나이까?”라고. 여기에서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부모님의 꾸중에 말대답하는 아들의 반응으로 볼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말 자체를 음미해 보자.
예수님은 유월절 행사가 끝나 부모님을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간 후에도 성전에 머물면서 선생들과 대화를 나눴다. 그리고 그곳을 ‘아버지의 집’이라고 하셨다. 그러니까 자신은 하나님의 아들이기에 아버지의 집(성전)에 거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으냐고 되물었다.
곰곰이 따져보자. 예수님은 분명히 하나님의 아들로 이 땅에 태어났다. 법적으로는 요셉과 마리아의 아들이지만 실제로는 성령에 의해 이 땅에 보내진 자로 하나님의 아들일 뿐이다. 그러니까 예수님의 말씀은 부모님에 대한 반항이 아니라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씀하신 것이다. 그런데 예수님의 부모는 아들의 이 말을 깨닫지 못했다(50절).
요셉과 마리아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12년의 세월을 키우면서 예수를 평범한 아들로 여기며 살았을 것이다. 그런 아들이 생뚱맞게 ‘내가 내 아버지 집에 있어야 될 줄을 알지 못하셨나이까?’라고 했으니 그 말을 잘 이해하지 못했을 수도 있고, 또 화가 잔뜩 난 상태에서 아들이 말대답을 한다고 여겨 말의 내용을 잘 파악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시점이 지나서는 아들의 이야기를 흘려들을 수 없었기에 ‘그 모친은 이 모든 말을 마음에 두었다(51절).’
인간들은 자기를 중심으로 가족 공동체를 생각한다. 그래서 자식과 부모는 하나이고 이렇게 뭉쳐 있을 때 평안을 느낀다. 부모에게 자식은 자신의 일부이며, 또 어린 자녀에게 부모는 자신의 울타리다. 그러기에 인간들은 가족을 중심으로 뭉쳐 안정을 추구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 가족 중심의 공동체를 파괴하는 말씀을 부모에게 하셨다. 혈연 중심의 가족이 아닌 성전 중심의 영적 공동체만이 진정한 가족이란 것이다.
예수님의 새로운 가족관은 이후에도 거듭 말씀하셨다. “모친과 동생들이 당신을 보려고 밖에 섰나이다.”라는 말을 듣고 “내 모친과 내 동생들은 곧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행하는 이 사람들이라(8:21).”고 하신 것이다.
52절에 “예수는 그 지혜와 그 키가 자라가며 하나님과 사람에게 더 사랑스러워 가시더라.”는 말씀이 있다. 이것은 유월절 사건이 예수님의 부모님에 대한 반항이나 불효의 모습이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는 지극히 온순하고 평범한 자로 이웃 사람들에게 사랑스러운 자로 살았다고 했으니 말이다.
예수님이 ‘나는 하나님의 아들이다. 그러기에 하나님의 집에 거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라고 하셨는데, 이는 성전 중심으로 새로운 가족을 만드실 예수님의 자기 사명, 즉 자신이 십자가에서 흘릴 대속의 피가 하나님의 자녀를 생산할 것이란 의미다. 이 사실을 성령 충만을 받은 베드로는 이렇게 표현했다. “다른이로서는 구원을 얻을 수 없나니 천하 인간에 구원을 얻을만한 다른 이름을 우리에게 주신 일이 없음이니라(행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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