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은 태어난 지 8일 만에 할례를 받았고, 그 때 천사가 알려준 대로 이름은 예수라고 정했다. 그리고 결례의 날이 차서 마리아는 남편과 함께 아기를 데리고 성전에 가서 하나님께 제사를 드렸다(레12장 참조). 이 때 시므온과 안나가 성전에서 아기를 보고 하나님께 경배하며 찬양하는 것이 본문의 내용이다.
먼저 성전에 나아가 제사하는 내용부터 살펴보자. 난지 8일 만에 할례를 행하고, 결례의 날이 차(여인이 남아를 낳으면 40일이 지나야 성전에 나아갈 수 있다) 아기를 데리고 성전에 가서 아기를 주께 드리고(남자 초태생은 하나님께 드리게 되어 있다), 또 지정된 제물(마리아는 가난한 자가 드리는 제물을 드렸다)로 번제와 속죄제를 드렸는데, 이 모든 것은 모세의 율법에 기록된 대로 행한 것이다(레 12장 참조).
이것은 유다 가정에서 행하는 일반적인 행사였기에 특별한 내용은 아니다. 그런데 문제는 성전에서 아기 예수님을 본 사람이 한 두 사람이 아닐 텐데 그 중 특별히 시므온과 안나의 말이 기록되어 있고, 여기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먼저 시므온의 말을 들어보자. 이 사람은 “이스라엘의 위로를 기다리는 자”이며, “성령이 그 위에 계시더라”고 기록하고 있다. 또 “저가 주의 그리스도를 보기 전에 죽지 아니하리라 하는 성령의 지시를 받았다”고 한다. 그러니까 시므온은 성령의 지시에 따라 메시아가 오실 것을 기다리며 산 자이고 메시아를 만나기 전에는 죽을 수도 없는 사람이었다.
당시 대부분의 유대인들은 메시아가 오시기를 기다렸지만 그들이 기다린 메시아는 이스라엘을 로마의 속박에서 자유롭게 하고, 경제적으로 부유하게 하고, 질병 없이 건강하게 살 수 있게 해 주실 분으로 알았다. 하나님이 사랑하는 아들을 이 땅에 보내셔서 자기 백성을 구원할 것이라고 하셨으니 이런 기대를 할만도 했다.
그러나 이것은 헛된 기대요 메시아의 참 모습이 아니기에 성령이 임한 시므온은 그런 메시아가 아닌 자기 백성을 저희 죄에서 건지실 메시아를 기다리게 된 것이다. 그러니까 시므온은 메시아가 오시기를 기다리며 하루하루 산 자였다. 이런 시므온이 성전에서 아기 예수님을 만났으니 얼마나 반갑고 기뻤겠는가?
시므온은 아기 예수님을 보자마자 ‘안고 하나님께 찬송’했는데, 찬송의 첫 마디가 “주재여 이제는 말씀하신 대로 종을 평안히 놓아주시는 도다.”였다. 이 구절에서 주목할 것은, ‘말씀하신 대로’라는 대목이다. 성령께서 시므온에게 말씀하셨다. ‘그리스도를 보기 전에는 죽지 아니하리라’고. 그런데 이제 그리스도를 보았으니 평안히 죽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죽는다는 것이 이렇게 기쁜 일인가? 우리의 입장에서는 잘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나 시므온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이보다 더 기쁜 일은 없다. 그가 죽지도 못하고 지금까지 살아온 이유가 메시아를 만나기 위함인데, 이제 메시아를 만났으니 더 이상 살 이유가 없고, 죽음으로 영원히 주와 함께 거하게 되었으니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이어지는 찬송을 보자. “내 눈이 주의 구원을 보았사오니”라고 했다. 죄인의 오염된 눈으로는 절대 메시아를 알아볼 수 없다. 그런데 시므온은 성령의 능력으로 주를 알아보았다. 그래서 감격하고 있다. 그리고 메시아의 탄생을 “이는 만민 앞에 예비하신 것”이라고 했다. 이 표현은, 하나님께서 이미 선지자를 통해서 언약하신 것임을 강조한 것이다.
“이방을 비추는 빛이요 주의 백성 이스라엘의 영광”이라고 했는데, 이것은 예수님의 탄생이 단순히 유대 사람들에게만 국한 된 일이 아니라 만민에게 비치는 유일한 빛이고, 또 구원 받을 백성(이스라엘)에게 영광이라는 것이다. 예수님은 유대 민족들의 육적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분이 아니라 구원 받을 모든 인류에게 빛이 되신다는 이야기다.
이제 안나에 대해 살펴보자. 나이 많은 여 선지자인데, 결혼한 지 7년 만에 과부가 되었고, 그 후 84년을 성전을 떠나지 않고 주를 섬긴 자였다. 그런데 이 안나가 아기 예수님이 메시아란 사실을 성전에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렸다는 것이다. 이것은 안나의 훌륭한 인품 때문이 아니다.
예수님은 구원자로 이 땅에 오셨고, 이것은 하나님의 약속에 따른 것이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사람들이 메시아를 기다렸으나 메시아이신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므온과 안나는 주를 알아보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가?
본문에 나타난 대로 시므온은 ‘의롭고 경건하여’ 안나는 ‘성전을 떠나지 아니하고 주야에 금식하며 기도함으로’ 예수님을 알아보았는가? 아니다. 성령께서 알려주셨기에 안 것이다. 그리고 이들의 간절한 메시아 기다림 역시 성령께서 그 마음을 사로잡은 결과로 된 일이다.
그러니까 인간의 지혜로 진리를 알고 천국에 들어갈 수는 없다. 그 나라는 주님께서 허락하신 자만 갈 수 있고, 또 죄 없는 예수님의 대신 흘린 피로 깨끗하게 된 자만 간다. 그리고 정결케 된 자는 영원히 주님만 찬송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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