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에 일어날 현상에 대해서 계속 말씀이 진행된다. 전쟁, 지진, 기근, 온역이 곳곳에서 일어난다고 하셨고, 또 주의 이름으로 인하여 성도를 핍박하여 회당과 옥에 넘겨주며 임금들과 관장들 앞에 끌어가고 죽이고, 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라고 하셨다.
이상의 내용을 간추리면, 하나님이 인간을 적극적으로 죽이시고, 성도들 역시 복음 때문에 고난과 죽임을 당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평화롭고 안정적이며 건강하고 풍족하게 살기를 원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와는 반대의 상황으로 세상을 몰고 가신다. 첫 번째 언급하신 것이 ‘전쟁’인데, 사람의 힘으로 막을 수는 없다. ‘지진’ 역시 불가항력이다. 그리고 ‘기근’은 흉년(가뭄, 태풍, 홍수 등의 천재지변)때문에 곡식이 열매를 맺지 못하는 것인데, 아무리 농부가 부지런히 움직인다 해도 열매를 맺게 할 수는 없다. ‘온역’도 마찬가지다. 하나님이 전염병을 퍼뜨리는데 의술이 더 발달하면 극복할 수 있다는 생각은 완전한 착각이다.
이 땅에서 잘 살기를 소망하는 인간들을 하나님은 무자비하게 죽이신다. 인간의 입장에서는 이런 하나님이 밉고 싫다. 세상을 만드시고 사람까지 지으신 분이 하나님인데, 그런 분이 왜 세상을 파괴하려 하시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들이 살기 위해 하나님의 아들을 죽이는 끔찍한 짓을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종말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따져보자. 예수님은 자신이 죽으심으로 세상은 끝난다고 하신다. 그래서 당신을 죽인 인간들을 향해 심판이 적극적으로 시행될 것을 말씀하셨다. 그러나 이 말씀을 듣는 사람들은 그렇게 이해하지 않고, 세상이 끝날 때는 특별한 징조가 있은 후에 최후를 맞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종말의 현상을 미리 알아 사전에 준비하면 피할 방도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아들을 잡아 죽인 인간들이 하나님의 진노를 피할 방법은 없다. 반대로 그분의 진노가 얼마나 무서운지 온 몸으로 실감하는 일만 남았다.
예수님이 종말의 현상을 말씀하실 때는 이런 상황을 구체적으로 나열하신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성도의 존재가 새롭게 부각된다는 점을 말씀하셨다. “내 이름을 인하여 너희에게 손을 대어 핍박하며 회당과 옥에 넘겨주며 임금들과 관장들 앞에 끌려가려니와 이 일이 도리어 너희에게 증거가 되리라.”
예수님 이름 때문에 성도가 핍박을 받는데, 이것을 통해서 오히려 성도가 성도로 드러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두 종류의 인간이 나눠진다. 사는 것이 목적이라 죽음을 피하려 하고 겁내는 인간들과 주의 이름을 위해 사는 성도가 극명하게 대비된다.
생존 자체가 목적인 인간들은 예수님의 종말에 대한 말씀이 두려움과 공포로 느껴질 뿐이다. 왜냐하면 종말에는 무서운 심판으로 모든 자가 죽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성도는 예수님 이름으로 인하여 죽임을 당함으로 그가 성도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그러니 종말에 대한 말씀이 감사와 찬양으로 다가온다.
정리해보자. 종말에는 하나님의 심판이 퍼부어진다. 모든 인간을 죽이시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불신자와 성도의 죽음이 차이가 있다. 불신자들은 전쟁, 기근, 온역 등으로 인해 죽임을 당한다. 그러나 성도는 주의 이름 때문에 사람들로부터 핍박을 받고 죽임 당한다.
그러기에 죽음을 대비해서 피할 방법은 없다. 하나님의 아들을 죽인 세상이 심판을 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다만 그 아들을 죽인 죄를 인정하고 스스로 죄인임을 고백하는 자(성도)는 그분의 죽음이 자기 백성의 죄를 대속하기 위한 죽음이기에 사죄함이 그 죽음 속에 담겨있다. 그래서 예수님의 이름 때문에 세상으로부터 핍박과 죽임을 당해도 그 자체가 감사한 일이다.
이에 반해 죽기가 무서워 살려고 발버둥치는 자는 예수님의 종말에 대한 말씀을 듣고 어떻게 하면 심판을 피할 수 있을까 연구하고 피하려고만 생각한다. 그러니 자신들이 살아남기 위해 예수님을 죽일 수밖에 없었고, 결과적으로 스스로 심판을 자초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성도의 운명에 대해 생각해 보자. 17-18절에 “또 너희가 내 이름을 인하여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나 너희 머리털 하나도 상치 아니하리라.”고 하셨다. 이 말씀은 충분히 오해의 소지가 있다. ‘머리털 하나도 상치 아니하리라.’고 했으니 예수님 이름을 증거하는 성도는 조금의 어려움도 없도록 주님이 지켜 주실 것이라는 생각이다.
19절에는 이렇게 되어 있다. “너희의 인내로 너희 영혼을 얻으리라.” 이 말씀과 앞의 구절을 연결해서 보면 답이 나온다. 성도는 예수 이름으로 인하여 핍박을 받지만 결국은 그 영혼이 구원을 얻는다. 즉 성도가 구원 얻는 일에 세상 그 누구도 방해하거나 상하게 못한다는 것이다.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 환란이나 곤고나 핍박이나 기근이나 적신이나 위험이나 칼이랴(롬8: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