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둘이 예수님 명령에 따라 건너 마을에 가서 매여 있는 나귀를 발견하고 고삐를 풀 때에 나귀 임자가 ‘어찌하여 나귀새끼를 푸느냐?’고 했고, 제자들은 주가 일러주신 대로 ‘주가 쓰시겠다.’고 말하고 나귀를 끌고 왔다.
끌고 온 나귀 등에 자기들의 겉옷을 걸쳐 놓고 예수님을 태우고 길을 가실 때, 사람들은 자기 겉옷을 길에 펴며 예수님을 반기며 기뻐했다. 제자들은 이제 정말 예수님이 유대인의 왕으로 등극하신다고 여겨 큰 소리로 하나님을 찬양했다. “찬송하리로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왕이여! 하늘에는 평화요 가장 높은 곳에는 영광이로다(38절).”라고.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바리새인들이 예수님께 “선생이여, 당신의 제자들을 책망하소서(39절).”라고 했고, 예수님은 “만일 이 사람들이 잠잠하면 돌들이 소리지르리라(40절).”고 답하셨다.
본문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두 부류로 나뉜다.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기뻐하고 환영하는 자들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예수님을 찬양하는 소리를 불쾌히 여기며 잠잠케 하려는 자들이 있다. 그러나 이 두 부류 모두 예수님을 오해하기는 마찬가지다.
예수님은 유대인의 왕(메시아)으로 오신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기대한 대로 당장 유대인을 다스리는 왕이 되어 적들을 물리치고 행복한 세상이 펼쳐질 것으로 여긴 것은 완전한 착각이었다.
예수님이 왕으로 이 땅에 오셨지만 인간들이 기대하는 왕은 아니었다. 그래서 스스로 나귀새끼를 타고 예루살렘 성으로 향하셨다. 이 모습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왕의 모습은 아니다. 왕이라면 말을 타는 것이 합당하다. 그러나 예수님은 나귀를 타셨고 그것도 어린 나귀를 타셨다.
이것은 스가랴 선지자가 예언한 대로 예수님이 메시아란 사실을 만천하에 드러내신 것이다. “시온의 딸아 크게 기뻐할지어다. 예루살렘의 딸아 즐거이 부를지어다. 보라, 네 왕이 네게 임하나니 그는 공의로우며 구원을 베풀며 겸손하여서 나귀를 타나니 나귀의 작은 것 곧 나귀새끼니라(슥9:9).”
본문에서 예수님은 스스로 만왕의 왕이라는 사실을 두 가지 사건으로 표출하셨다. 첫 번째 사건은 ‘나귀새끼를 끌고 오라’는 것이었다. 분명히 나귀 임자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 쓰시겠다 하라.”고 하시면서 끌고 오라고 명하신 것은, 당신이 세상의 주인이심을 드러내신 것이다.
두 번째 사건은 ‘백성들의 찬양을 받으신 것’이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왕이여! 하늘에서는 평화요 가장 높은 곳에는 영광이로다.” 이 찬양은 하나님만이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서기관들은 예수님께 제자들을 책망할 것을 요청했는데, 예수님 대답은 “이 사람들이 잠잠하면 돌들이 소리지르리라.”고 하심으로 당신은 만왕의 왕으로 찬양 받기에 합당한 분임을 말씀하신 것이다.
예수님은 자기 백성을 저희 죄에서 구원할 자로 이 땅에 오셨다. 그러나 백성들은 죄에서 구원할 메시아가 아닌 가난과 질병과 이방 나라의 압제에서 건져주실 왕을 기다린 것이다. 이로 인해 예수님은 사람들에게 배척받을 수밖에 없었고 결국은 십자가에서 죽임 당하셨다.
나귀 임자가 무슨 이유로 예수님께 자기 어린 나귀를 순순히 제공했는지 확실치 않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는 자신의 소유권을 끝까지 내세울 수 없었고 진짜 주인에게 자신의 주인 됨을 포기했다.
그리고 제자들과 많은 무리들이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 성으로 오르시는 예수님을 환영하며 찬양했다. 몰론 이들은 예수님을 오해했지만 어쨌든 찬양할 수밖에 없었다. 만약 이들이 찬양하지 않았다면 돌들을 통해서라도 찬양을 받으실 분이 주님이시다.
우리 인간의 인정여부와 상관없이 예수님은 메시아이며 영원히 찬양받을 주님이시다. 그래서 주님은 스스로 영광을 취하셨다. 사람들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왕이란 점을 드러내셨고, 사람들이 착각했지만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왕’으로 찬양을 받으셨다.
하나님의 뜻에 의해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은 우리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분임을 인정하자. 내가 기대한 분이 아니라고 해서 메시아가 아닌 것은 아니다. 이제 우리는 나의 생각과 판단을 접고 예수님의 하신 일을 통해 새롭게 메시아를 받아들일 일만 남았다. 죄인인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죄 사하는 메시아다. 그 외에 다른 기대는 접자. 양을 위해 목숨을 버리는 목자가 진짜 양의 목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