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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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김을수

Subject	오단의 일기장에 덧붙여서(구자근사모의 글)

<샛별이 너희 마음에 떠오르기까지>
단아!
엄마도 어젯밤에 너무 속이 상해서 눈물이 나왔어. 단이가 눈물 콧물 훔치는 모습을 보니, 엄마마음이 너무 안타까워졌거든. 아빠한테도 화가 나고 말이야. 속으로 아빠한테 욕도 했다.
‘쳇...! 잘났어 정말... 그까짓 설교가 다 뭐라고... 자기만 목산가? 화내는 건 내 일이라구!’
이렇게 말이야. 몰래 속으로라도 욕을 퍼부어대야 마음이 좀 풀리니, 아들한테 화를 내신 아빠나 그걸 보고 눈물 흘리며 마음속으로 욕을 해대는 엄마나... 뭐 다를게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분노의 눈물을 흘리는 단이 너는 어떻고? 다 한가지로 치우쳐서 자기 마음을 몰라준다고 아우성치는 것밖에 더 뭐가 있겠니? 그렇지?

동생한테 필요이상으로 화를 낸다고 생각될 때 엄마는 사실 단이한테 화가 많이 나는데, 요 2~3일간은 너에게 화를 낼 수가 없었어. 아니 화가 나지 않았지. 엄마 마음이 너무 조그맣게 쪼그라져 있었거든. 왜??

엊그제 함평수련회에 다녀왔잖아. 주위는 하얀 눈으로 가득했고 숙소는 (공기는 차가웠지만) 먹을 것들로 풍성했지. 너도 알다시피 (가끔은 우렁차게 섬기기를 즐겨하시는) 우 집사님, 천사님(어디서나 가뿐가뿐 천사처럼 부지런히 움직이시는 천집사님), 조 집사님(네가 낙원으로 알고 있는 곡성 동물농장의 마나님), 그리고 어떤 곳에서든 ‘오명’으로 남겨지기를 자처하는 듯이 보이는 김 집사님 등의 몇몇 분이 동동동동 즐거운 발걸음으로 준비해주신 것이었단다.

너도 보았지? 엄마가 아들을 한 번도 찾아보지 않을 정도로 말씀을 한자리에서 받고 있는 사람들의 그 샛별같이 떠오르는 눈웃음들을 말이다(그런데 너는 왜 엄마를 한 번도 안 찾아 온 거냐?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 많았다 해도 그렇지. 거 참, 섭하더라).

밤이 되자, 공동숙소에 사람이 많다는 핑계로 엄마마음은 순간 우 집사님 댁으로 쏠렸단다. 그래서 둘째 날 밤에도 우 집사님 댁 침대에서, 그러니까 수련회 역사상 가장 우아하며 고풍스런 분위기로 꾸며진, 게다가 따뜻함까지 보장되어 있는 우 집사님 안방 침대에서 편안하게 자고 있었던 거였다.

그런데 몇 시나 되었을까? 엄마 핸드폰이 한번 울렸다가 꺼지더구나. 발신은 숙소에 계신 분들. 시간은 새벽 3시 13분. 엄마는 순간, 단이 너에게 위험한 일이 발생되었다는 직감이 들었다. 이모는 쿨쿨 잘자고 있었는데, 엄마는 서성거리며 불안감에 휩쌓여 있었지. 핸드폰이 터지지 않아서 전화연결도 안되고, 이제 옷을 입고 숙소로 갈려고 하는데... 현관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단다. 순간 방문 열고 나오려던 엄마는 가만히 그 자리에 서 있었어. 무슨 일일까... 정익이형 아빠, 서목사님의 조용한 소리가 들리더구나.
“집사님... 우리 애가요, 어디가 잘못된 건지 토하고 떼굴떼굴 구르고 난리가 났는데요...”

휴...! 단이야, 놀래지 마라. 엄마가 얼마나 못됐는지... ‘엄마 아들’에게 일어난 일이 아니라는 것이 확인된 순간, 엄마는 걸치려던 옷을 벗어던지고, 다시 침대에 몸을 눕혔단다.

그러나 사실 그 이후로는 잠을 못자고 뒤척이기만 했단다. 곧바로 십자가 지신 주님 앞에서 엄마 자신이 얼마나 큰 죄인인가를 또한번 곱씹어야 했지. 인간은 언제나 ‘자기자신의 몸’이 안전한 쪽으로 움직이게 되어 있단다. 단이 너는 엄마에게서 나왔기 때문에 엄마의 연장선상에 있는 엄마 몸의 일부라고 볼 수 있거든. 그러니까 엄마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여긴 순간, 내 몸을 편안히 하는 쪽으로 금방 돌아선 것이지. 지금이라도 일어나서 가볼까, 가보자... 하며 열 번 가까이 다짐하고 다짐했지만, 무엇에 매여있는지 그 자리에서 꼼짝 할 수도 없는 몸을 의식할 뿐이었단다......

아침일찍, 식당에서 밥을 먹고 숙소에 들어섰는데, 창백한 얼굴의 정익이형과 사모님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엄마는 순간 또 당황스러웠어. 새벽 내내 정익이형 얼굴이 어른거리며 잠을 못잘 정도였는데, 생각해보니 그 맛깔스런 아침밥을 대하는 순간에... 그만 정익이형의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만 거야. 정말 한 번도 생각나지 않은 채 배부르게 밥을 먹고, 숙소로 들어선 거였거든. 그런데 잠 속으로 지쳐 쓰러진 아들 옆에 꼭 붙어 누워있는 정익이형 엄마 얼굴을 보자마자... 가슴이 미어지는 거였다... 너무 잘 먹어서 왈칵 눈물이 솟구쳤단다. 이런~.

우리가 울산 수련회에 갔을 때는 그 분들이 온 마음을 다하여 우리를 돌보셨던 것을 너도 기억하지? 온갖 맛있는 것을 그득하게 쌓아놓고 최고의 잠자리(그때도 안방이었지)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특히 정익이형은 너희들의 구미에 맞는 놀이들을 위해 자기의 모든 시간을 할애했다는 것을-. 전혀 안 그런 척 하면서 말이다(꼭 곡성의 그 분들처럼). 그런데 엄마는 이 분들을 하나도 돌볼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던 거야. 어떻게 이렇게 철저히 사랑이 없을까? 사실 엄마는 그 분들을 잘 챙기면서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싶은 심정으로 4개월간의 시간들을 무척이나 기다려왔는데 말이다. (아- 생각할수록 아쉽고 또 아쉬워지는구나. 그 설레는 시간들에 싸여서 오히려 아무생각도, 어떤 판단도 정지당한 채 어찌어찌 이리 쏠리고 저리 쏠리는 동안, 어느새 엄마의 사랑은 저 멀리로 날아가 버렸으니...)

엄마 딴에는 최선을 다해서 행동하고 선택하는 일들이, 사실은 누군가를 죽이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었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경악스러운 일이구나... 아빠가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여 열심히 일하는 중에 단이에게 무섭게 화내는 목소리가 터졌고, 그것으로 단이는 그 순간에 죽고 싶을 정도의 상처가 될 수도 있는 것처럼 말이다.

성경에는 하나님의 일에 최고로 열심을 냈던 유대인들이 나오는데, 그들 입장에서는 최선을 다하여 하나님을 섬긴다는 것이 오히려 ‘하나님의 보내신 자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로 내몰게 된 사건이 나온단다. 십자가에서 죽으신 예수님은 3일만에 부활하셨는데, 이로써 하나님은 인생들의 모든 최선의 끝은 예수님을 죽이는 행위로 나타날 수밖에 없음을 공고히 나타내셨음을 알 수 있지. 그러니까 선악과 열매를 따먹은 아담 이후의 모든 인간들의 피 속에는 자기자신의 눈이 마치 하나님 같이 밝아진 것처럼 여겨지는 죄악이 스미게 된 것이다.

그러나 십자가의 영인 성령으로 말미암아 부활의 능력을 받고 사는 성도는, 십자가지신 주님 앞에서 자기자신을 송두리째 발가벗기운 채, 그 모든 죄악의 실상을 단번에 들여다보게 되는 현실과 마주치게 된단다. 즉 때때로 하나님은 성도들을 편안한 침대 위에서 잠을 재워주시면서, 또는 풍성한 먹거리를 제공하시면서, ‘웰컴투 동막골’에 ‘나니야 연대기’며 ‘피아니스트’까지 보여주시면서, 어느 때는 은혜의 말씀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좋은 친구들을 붙이시고 여행까지 시켜주시면서 물어 오신단다. ‘너는 이 정도의 은혜를 받고 또 받아야만 살 수 있는 죄인이라는 것을 아느냐?’하고 말이다.

그러면서 ‘뭔가 잘해보려고 최선을 다하는데 나는 왜 이 모양일까’라는 ‘선과 악 사이의 거리’를 절대로 메울 수 없는, 저주받아도 마땅한 죄인의 현실을 절감하게 하신단다. “너희는 죄 가운데 죽으리라(요한복음 8:24)”는 예수님의 말씀이 그대로 되는 것이고, 아담이 선악과 열매를 따먹은 이후에 하나님 쪽에서 버린 인생의 실상, 그 자체인 셈이지. 즉 ‘정녕 죽으리라’의 말씀에 응하여진 우리 인생은 마땅히 죽어진 채, 죽음의 행진 속에 갇혀서 자기 갈 길로 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어려운 말로 <하나님의 공의>라고 한단다. 수학보다 어렵지?

십자가 사건은 밝히 눈에 보인 사건이지만, 이후의 부활의 능력은 눈에 뜨이지 않게 성도의 일생 가운데서 반짝반짝 자체의 능력을 행사한단다. 그러니까 누군가가 눈에 보이는 십자가 사건을 믿는다고 해서, 예수 믿는 것은 아니라는 말도 되는구나. 더 어렵니? 그러니까 부활의 능력을 받아야지만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을 비로소 바로 알게 되는 것이고, 이 능력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 확실히 알게 된다는 것이다. 곧 ‘선과 악 사이’를 좁혀 보려고 일생동안 왔다갔다하며 절절매는 모든 사람의 죄를 몽땅 짊어지고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이 속죄의 은총을 택함받은 자기자녀에게만 주셨다는 사실이 믿어지게 된단다.

그래서 ‘이 저주받아 마땅한 몸을 예수님의 피뿌림(베드로전서 1:2)으로 용서해주셨구나’를 알게 되고 결국 하나님의 능력이라는 것은 예수님 속에서만 나타나는 무조건적인 <용서>라는 것을 기쁨으로 받게 된단다. 결국 하나님은 ‘예수님의 십자가의 공로만 의로운 행위’로 인정하신다는 의미가 되는구나.

“또 우리에게 더 확실한 예언이 있어 어두운 데 비취는 등불과 같으니 날이 새어 샛별이 너희 마음에 떠오르기까지 너희가 이것을 주의하는 것이 가하니라” (베드로후서 1:19)

그러니까 성도는 모든 사람이 죽음의 행진 가운데 있는 것이 <하나님의 공의>이고, 그 곳에서 택한 자만 건짐 받는 것은 순전히 ‘내가 잘나서’가 아니고 오직 ‘은혜요, 사랑’이라는 이 두가지가 드러나는 <십자가의 현실>을 살고 있는 것이다. 이 진리를 알게 되는 것은 아빠가 복음 전하는 목사님이어서도 아니고, 네가 잘 아는 ‘이 목사님’이 베드로서 강의를 너무나 탁월하게 잘 가르쳐서도 아니고, 또는 누군가가 더욱 금식하고 기도하며 하나님을 큰 소리로 부르짖어서가 아니라, 일방적으로 바깥쪽에서 알려주시는 분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걸 알게 되는구나? 곧 “그의 신기한 능력으로 생명과 경건에 속한 모든 것을 우리에게 주신 (베드로후서 1:3)”말씀이 응한 결과란다.

“그는 창세전부터 미리 알리신바 되었으니 너희는 저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시고 영광을 주신 하나님을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믿는 자니 너희 믿음과 소망이 하나님께 있게 하셨느니라” (베드로전서 1:20,21)

주 안에서 사랑하는 단이야!
한 피를 나눈 가족사이라 할지라도, 여러 모양과 이유로 원치 않게 불편을 겪을 때가 참 많다고 느껴질 만큼, 우리는 그 정도로 피차 사랑이 없으며 우리들 각자 각자는 자기자신의 몸을 가장 아끼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죄 가운데 빠져죽어도 싼 죄인’이라는 사실이 인정되었으면 좋겠구나?

단이는 갓 난 아기 때부터 거의 아빠 품안에서 자라났단다(아빠의 할당량이 단이 너였거든). 안아주고 우유먹이고(남은 우유 먹어치우고), 업어주고 노래불러주고, 잠재우고, 똥기저귀도 갈아주면서... 단이를 고이 길렀단다. 그런 아빠도 자신의 일에 방해가 된다고 여겨질 때, 그렇게도 공들여 키운 아들에게조차 무차별적으로 엄청난 표정공격을 가할 만큼, 우리모두는 깨지기 쉬운 연약한 질그릇에 불과하다는 것이 확인되지 않니?

단이도 그렇잖아... 돈 모으면 제일 먼저 아빠에게 가장 좋은 운동화 26만원짜리(무슨 근거인지 모르겠지만)를 사드리고 싶을 정도로 아빠를 좋아하잖아. 또 아빠에게 표정공격을 당하기 10분 전까지만 해도, 엄마에게 가만히 속삭였었지?
“엄마, 제일 큰 교회목사님도 아빠처럼 저렇게 열심히 준비하지는 않죠...?”
“아빠는 전국에서 제일 작은 교회에서 설교하시는 거지...?”

단이가 이렇게 아빠를 좋아하고 신뢰하며 존경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가도, 단이 마음을 헤아려주지 못한 아빠의 표정을 보는 순간, 단이 너 또한 울화통, 울컥, 우울, 속터짐, 눈시울...의 집합체 속으로 단숨에 빠져들었잖니... 이 <사랑함과 화남>사이의 거리를 한 치도 더 좁히지 못한 채, 우리 인간은 죽을 때까지 착각하며 살아간단다. ‘나는 이 정도로 애쓰며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저 사람은 왜 저럴까? 그래, 그래도 내가 조금만 더 참자...’ 이렇게 자신을 남보다 아주 조금은 괜찮은 인간으로 생각하면서 말이다.

죽음에서 부활하신 예수의 영인 성령으로 말미암아 부활의 능력이 덮친 성도에게는, 이 모든 통찰이 절대절망의 곤고함으로 다가오면서(로마서 7장) 이 사망의 늪에서 건져주신 예수님의 속죄의 은총을 바라보게 된단다. 이럴 때 엄마 마음이 너무너무 작은 공같이, 아니 쬐그만한 콩알의 눈같이 작아져서 평소 같으면 고래고래 흥분할 일에도 감히 화조차도 못내는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는 것이지. 그저 고마운 마음으로 입 다물고 있게 된다고나 할까?

물론 단이의 예상대로, 예수 믿는 사람이라고 해서 항상 그렇게 지속되는건 아니야. 2초간만 그럴 수도 있고 2시간, 또는 이틀, 심하게는 두 달이 갈 수도 있단다. 그러나 그렇게 오래가면 갈수록 자신이 옳게 행동하고 있다는 뿌듯한 ‘자기 의로움’이 그만큼 속 깊이 쌓여가는 것이 또한 죄인의 실상이라는 현실의 고발과 만나도록 되어있단다. 엄청 싫겠지... 그러나 부활의 능력은 예수님의 십자가 안에서만 튀어나오는 능력으로, 지금도 성도의 생활 구석구석까지 찾아오시면서 <너 자신이 그 정도의 죄인이라도 나는 너를 끝까지 용서한다>고 통보해주시는구나!

“오직 너희가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예하는 것으로 즐거워하라 이는 그의 영광을 나타내실 때에 너희로 즐거워하고 기뻐하게 하려 함이라 너희가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욕을 받으면 복 있는 자로다 영광의 영 곧 하나님의 영이 너희 위에 계심이라” (베드로전서 4:13,14)

그래서 너무나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십자가의 현실과 마주칠 때만 오히려 충만한 은혜 가운데 있음을 확인하게 되지... 이 상태에서 성도가 과연 무엇을 자랑하겠니? 오직 죽음 가운데서 건져내주신 예수님의 십자가에서 이루신 공로 외에는 말이다... 이 때 믿음에 덕이 나오고, 덕에 지식이 나오고, 지식에 절제가 나오고, 절제에 인내가 나오고, 인내에 경건이 나오고, 경건에 형제우애가 나오고, 형제우애에 사랑이 터지게 된다는(베드로후서 1:4-7) 말씀이지. 이 말씀을 누가 이루었다고...? 예수님이...!!!

아빠가 단이에게 그처럼 무서운 표정으로 공격한 이후에도, 아빠는 아마도 더 무섭게 찾아오신 하나님의 말씀을 여전히 마주하고 계셨을 거야. 그리고는 사랑하는 아들에게 화낸 것을 후회하든지 아니하든지간에, 상관없이 주어지는 구원이라는 걸 하나님의 말씀을 대하며 또한번 확인하고는, 고마운 눈물을 흘리고 계셨을 것 같구나. 아빠는 순간순간 그렇게 만나는 예수님의 사랑을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어서 말씀 전하는 일로 봉사하고 있는 것이란다. 돈 못 번다고 불쌍하게 보든지 말든지, 가끔씩 아들에게 그 피해가 가든지 말든지 말이다... 말씀 전하고 싶은 아빠나 아들에게 화를 내는 아빠나, 통째로 예수님 안에 속했다는 사실이 혹시 믿어지니?

복음 전하기 분주한 사람과 날마다 한 솥 밥을 먹고 같이 잠자야만 할 만큼, 우리는 그 정도의 세밀한 사랑과 은혜를 받지 않으면 한시도 살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죄인이라는 사실이 문득문득 생각났으면 좋겠는걸? 아- 맞다! 그러니까 예수를 믿고 있다는 것은 예수 믿지 않고서는 한순간도 살 수 없을 만큼 대단한 죄인임을 인정하고 있다는 뜻이구나. 우리가 매순간 인식하든 못하든 예수님은 늘 우리 곁에서 성령으로 함께 하심을 알 수 있고!

주 안에서 사랑하는 단이야~!
엄마 아빠나 가족, 저 해가 뜨는 하늘이나, 또한 너희가 토요일 밤 무안 원동에 도착했을 때 가장 선명하게 볼 수 있는 시릴듯한 달과, 우리 모두를 조용히 흥분시키는 수많은 별들까지, 그리고 단이 네가 그렇게도 누벼대며 끝도 없이 놀고 싶어하는 땅이나 동물 등등의, 우리들에게 주어진 모든 환경은, 이것들을 이용해서 더 안정되고 즐겁게, 더 편안하게 자기 한 몸 중심으로 잘 살아보겠다는 은혜모르는 인간들의 죄성(현재 있는 것으로 만족할 줄 모르고 매사 부족함을 느끼며 불평해대니까)을 고발하기 위해 지금도 여전히 주어지고 있음을 알았으면 좋겠구나?

왜 아직도 예수님이 안 오시는 거냐고? -사실 엄마가 직장생활 1년 6개월 동안에 가장 많은 불만거리로 터트렸던 말인데- 그런 생각하지 말아라. 예수님의 사랑이란다! 오래 참으심이란다! 택한 자 모두를 건져내시기까지 잠시 보존하여 두신 것이고, 장차 주께서 임하시는 날에 체질이 풀어질 만큼의 뜨거운 불심판을 위해 남겨두신 증거물임을 알고 있으렴.

“사랑하는 자들아 주께는 하루가 천 년 같고 천 년이 하루 같은 이 한 가지를 잊지 말라. 주의 약속은 어떤 이의 더디다고 생각하는 것같이 더딘 것이 아니라 오직 너희를 대하여 오래 참으사 아무도 멸망치 않고 다 회개하기에 이르기를 원하시느니라”(베드로후서 3:8,9)

수련회 기간 동안, 또 막 끝난 이후로 많은 사람들은 하루가 천년(너도 수정 집사님 옆에서 그 성경말씀을 보았다고 했지?) 같다며 좋아했는데, 엄마 마음은 쪼그라질 대로 쪼그라져서 아무런 생각이 없었단다. 다만 하루가 천년 같을 정도로 충분히 좋았든지, 왜 나는 그렇지 않은지 고민하든 말든, 또는 마음이 쪼그라질 대로 쪼그라져서 오히려 자유 가운데 있었든지 말든지 간에 상관없이, 오직 십자가로부터만 주어지는 구원이라는 사실이 ‘할렐루야!’로 다가오더구나...

단이가 엄마에게 괜히 화를 내게 되어 후회스럽고 미안하고 그래서 부담스럽든지 그렇지 않든지, 다 아빠 때문이라고 책임을 전가시키든지 말든지, 그러한 단이 마음속의 복잡함과 상관없이, 예수님의 십자가에서 완성된 대속의 은총은, 주를 믿는 성도들의 모든 삶의 구석구석에서 부활의 능력으로 적용된다는 사실이 믿어지면, 그것으로 기뻐하고 또 기뻐하렴. 그리고 영원히 기뻐하여라! 그래서 죽을 때까지 은혜 위에 은혜로 덮싸인 채, 예수님의 나라로 인도되는 성도의 일생을 그저 고마워하여라!!!

“하나님의 날이 임하기를 바라보고 간절히 사모하라 그 날에 하늘이 불에 타서 풀어지고 체질이 뜨거운 불에 녹아지려니와 우리는 그의 약속대로 의의 거하는바 새 하늘과 새 땅을 바라보도다” (베드로후서 3:12,13)

-2006. 1. 15. 단이를 지극히 사랑하는 엄마 씀-

*오랫만에 일기를 썼더구나? 하필이면 또 엄마가 네 일기를 보게 되었고-. 중학교 때, 아니면 고등학교 때, 아니면 장가가고 나서 어느 때 이 글을 보게 될지 알 수 없지만, 언젠가는 이 글을 볼 날이 있을 것 같다. 그 때는 공개된 이 일기가 사소하게 느껴질 줄로 믿고, 지금은 미안한 마음으로 긴 편지글을 남긴다.*

DATE: 2006.01.17 - 14:15

김을수 집사님

오단의 일기


81	오단의 일기장에 덧붙여서(구자근사모의 글)	김을수	2006.01.17	21791

80	오단의 일기	김을수	2006.01.17	20949

79	권영진 님께	서경수	2006.01.02	25508

78	목사님께 여쭤봅니다(십일조 관련)	권영진	2006.01.02	19323

77	주님의 은혜	이능우	2006.01.01	21867

76	주님의 은혜	이능우	2005.12.29	21584

75	주님의은혜	이능우	2005.12.18	22588

74	주님의 은혜	이능우	2005.12.12	21753

73	주님의 은혜	이능우	2005.12.07	21939

72	☞ 주님의 은혜	나그네	2006.01.29	168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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