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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월 13일 금요일
<가족 간의 불편>
저녁에 불편을 겪었다.
난 자주 이런 불편을 겪는 것 같다.
뭐, 아빠가 목사이시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아빠께서 목사하시는 게 싫은 것은 아니다.
아빠께서 하고 싶으신 거니까.
어쨌든 내가 왜 불편을 겪는가 하면 아빠께서 주말 전에,
그러니까 토요일과 일요일 전,
그러니까 토요일 전에 엄청나게 컴퓨터로 일을 많이 하시기 때문이다.
아빠께선 누가 옆에서 조그만 소리라도 내면 방에 들어가라고 하신다.
그리고 조금 큰 소리가 나면 목소리가 강해지고 높아지며 커지는
그런 무시무시한 목소리로 명령하신다.
아빠께선 설교할 준비를 컴퓨터로 하신다.
설교내용을 컴퓨터로 정리하면 편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난 그런 아빠가 좀 싫을 때도 있다.
아빠의 심정도 이해가 간다.
나도 문제집을 풀고 있을 때 건드리면 화가 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요한 게 생각나는데 건드려서 잊어버리면 화가 난다.
그러나 나도 화가 치밀어 오른다.
오늘만 해도 동생이 아까부터 계속, 몇 십분 전부터 계속 방 문 몰래 열고,
몰래 들어오려고 장난해서 짜증나서 화를 좀 냈다.
그리고 지가 잘못해놓고 내가 이른다니까 일르라면 일르라면서 화까지 냈다.
또 자기 연필 좀 쓰고 있다고 막 달라면서 귀찮게 굴었다.
신경질이라고나 할까. 아무튼 난 거실까지 나와서 동생에게 화를 냈다.
아빠가 있는걸 아는데 신경 안쓰면서 말이다.
엄마는 전화 받으시면서 조용히 하라고 하시고 난 계속 화냈다.
동생은 가만히 있었다.
순간 아빠는 ‘씨~익’하며 날 매섭게 노려보셨다.
난 하도 기가 막히고, 화나고, 속상하고, 속 터져서,
그리고 속이 울컥하고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얼굴이 일그러지고 눈물이 쏟아지려해서 방으로 들어갔다.
아빠에게 그렇게 미움을 받은 적은 처음이다.
그러나 난 한번 혼나면 바로 운다.
물론 가족들한테만 말이다.
꾸중을 조금만 들어도 운다.
물론 가족들한테만 말이다.
난 잘 삐진다. 가족들한테만 말이다.
그리고 밖에서 당하고 집에서 분풀이 한다.
종로에서 뺨맞고 한강에서 분풀이 하는 거랑 똑같다.
그리고 동생한테 막 대하고 쌀쌀맞기도 하고 다정하게도 한다.
가족들한테도 마찬가지다.
나의 이런 성격 때문에 가족들이 불편하다.
그래서 잘 삐지는 내가 부모님에게 꾸중이나 화를 사서 또 불편을 주니까
가족들이 거의 일부러 져준다.
이처럼 아빠에게 미움을 산 나는
엄마가 연필을 새로 갖다 준다고 하셨는데도
엄마에게 그냥 쓴다고 화를 냈다.
난 이러면서 후회되고 미안해서 부담스러워진다.
다 아빠 때문이다.
엄마껜 죄송하다고 할 것이다.
오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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