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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 |
 서경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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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ject | 전도서 9:11-12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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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이 빠른 자가 경주에서 이기고, 강한 자가 전쟁에서 승리하고, 지혜롭고 총명한 자가 재물을 모으고, 실력 있는 자가 인정받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세상에서는 반드시 그렇게만 되는 것이 아니라 정반대의 경우도 발생한다고 11절은 말씀하고 있다.
바꿔 생각해 보자. 느린 자가 경주에서 이기고, 약한 자가 전쟁에서 승리하고, 어리석고 게으른 자가 재물을 모으고, 실력도 없는 자가 인정받는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예상컨대 참으로 혼란하고 무질서한 세상이 도래할 것 같다. 사람들은 모두가 자신의 땀과 노력에 대한 결실을 기대하며 힘들고 고된 일도 참고 견디면서 마다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 수고가 헛되어 아무것도 돌아오는 것이 없다면 누가 힘들게 일하겠는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약간의 예외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자신의 땀과 노력에 대한 결실을 자신이 따게 된다. 돌발변수가 생겨 열심히 노력한 것이 수포로 돌아가는 경우도 없지 않지만 그런 경우는 흔치 않다. 그래서 농부들은 가을의 풍성한 수확을 기대하며 열심히 봄에 씨를 뿌리고 여름 내내 곡식을 가꾸며 열매를 추수하는 순간까지 정성을 쏟는다.
그렇다면 오늘 본문처럼 “빠른 경주자라고 선착하는 것이 아니며” 라고 말하기 보다는, “열심히 수고하라. 그러면 그 열매를 얻을 것이다. 혹 예외가 있을 수 있지만 그래도 대부분의 경우에는 결실한 것을 얻을 수 있기에 게으르지 말고 부지런히 일하라.” 이렇게 말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만약 전도서의 말씀이 인간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어 열심히 세상을 살게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그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본문은 그런 목적으로 기록한 것이 아니기에 그런 내용으로 말씀하지도 않았다.
본문이 말씀하고 싶은 것은, ‘세상은 인간들이 원하는 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원하시는 대로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들은 자기 목적을 위해서 부지런히 달렸지만 승자가 되지 못하고, 아끼고 모았지만 자신의 소유가 되지 못하도록 하시는 일이 하나님에 의해서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11절 후반부에 “시기(때)와 우연이 이 모든 자에게 임함이라.”는 말씀이 바로 그런 하나님의 개입을 설명하고 있는 내용이다.
내가 바라고 소망하는 대로 일이 이뤄지지 않는다. 그 이유는 하나님이 개입하셔서 당신의 뜻대로 일을 펼쳐 가시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때(시기)는 우리의 때를 고려하지 않으신다. 그래서 나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우연’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기대하고 바라는 때(시기)가 있다. 그런데 그 때에 일이 이뤄지지 않으면 실망하고 좌절한다. 반대로 내가 준비하지도 않았고 예상치 못한 때(시기)에 어떤 일이 느닷없이 발생한다면 그것을 ‘우연’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하나님의 관점에서 보면 어떤 일도 우연은 없으며 모든 것이 적절한 때에 반드시 일어나야만 하는 필연적인 사건일 뿐이다.
사도행전 1장에 때(시기)에 관한 재미있는 말씀이 있다. 부활하신 예수님이 승천하시기 전까지(40일 동안) 하나님 나라에 대해 가르치셨다. 그리고는 사도들에게 당부하시기를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내게 들은바 아버지의 약속하신 것(성령이 오심)을 기다리라(4절).”고 하셨다. 그럴 때 제자들이 질문했다. “주께서 이스라엘 나라를 회복하심이 이 때니이까?(5절)”라고. 이때 예수님은 상당히 충격적인 말씀을 하셨다. “때와 기한은 아버지께서 자기의 권한에 두셨으니 너희의 알바 아니요,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7-8절)”고.
위 구절에서 우리가 생각해 볼 것이 있다. 인간들은 늘 자신의 때를 생각한다. 제자들이 ‘이스라엘 나라를 회복하시는 때’를 거론한 것은, 그 때가 되면 자신들이 주님의 좌, 우편에 자리를 차지하고 권세를 누릴 것을 기대한 것이다. 그러나 주님의 말씀은 인간의 기대를 무시하고 오직 아버지의 뜻을 따라 복음의 증인으로 살아가는 것이었다.
인간의 때는 없다. 오직 주께서 자기 목적을 성취하기 위한 때만 있을 뿐이다. 우리는 다만 하나님의 때에 따라 순종하며 살아가면 된다. 그러기에 내 승리를 위해 힘을 기르고 투쟁할 일은 없다. 만약 그런 식으로 살아간다면 ‘유력자라고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아니며’라는 말씀을 생생하게 확인하는 순간을 맞을 것이다.
12절에 “사람은 자기의 시기를 알지 못하나니”라고 하셨다. 그 누구도 우리가 언제 어떤 사건을 만날지 모른다. 아니 알 필요도 없다. 우리는 단지 주님이 목적하시고 원하시는 때에 따라 활용되는 도구이면 그것으로 족한 것이다. 내 계획, 내 뜻이 없는 자는 어떤 일을 만나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모든 벌어지는 사건 앞에서 주께 감사하는 자가 주님의 때에 이끌려 살아가는 성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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