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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 |
 서경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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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ject | 전도서 5:1-7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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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부터 4장까지의 내용은 일상적인 삶의 헛됨을 여러 측면에서 이야기했다면, 본문은 종교적인 삶을 거론하면서 이 역시 헛되다는 것을 말씀하고 있다. 성도가 하나님의 전에 나아가 제사 드리고, 기도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인데 이 부분에 대해 시비를 걸고 있음이 놀랍게 들려진다.
성전에 가서 제사 드리는 행위는 이스라엘 백성에게는 너무도 중요한 삶의 중심이었다. 지정된 날(절기 혹은 안식일), 지정된 장소(성전)에서, 지정된 제물(소, 양, 염소, 비둘기 등)을, 지정된 인물(제사장)을 통해 드려지는 제사는 하나님의 명령에 의한 것이기에 이것은 어느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런데 전도자는 ‘하나님의 전에 들어갈 때에 네 발을 삼갈지어다.’ 라고 했고, ‘말씀을 듣는 것이 제사 드리는 것보다 낫다’고 하면서 제사 드리는 행위 자체에 시비를 걸고 있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명령보다 더 우선되는 것이 있단 말인가? 당연히 이런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본문 말씀을 이해하기 위해서 예수님의 행적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예수님께서 성전에 들어가시다가 성전 안에서 매매하는 자들을 내어 쫓으시며 돈 바꾸는 자들의 상과 비둘기파는 자들의 의자를 둘러엎으신 사건이 있었다(마21장 참조). 이 광경을 지켜보던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은 분노했다.
성전에서 매매하고, 돈 바꾸고, 비둘기를 파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어서 종교지도자의 허락 하에 이뤄졌다. 먼 곳에서 제사 드리기 위해 오는 사람들은 제물을 끌고 올 수 없었다. 그래서 성전 입구에서 제물을 사야 했고, 돈 바꾸는 자들이 있었던 것은 당시 하나님께 드리는 헌금은 세상에서 유통되는 화폐가 아닌 성전에서만 유통되는 화폐로 따로 있었기에 꼭 필요한 자들이었다.
상식적으로 보면 모두가 하나님의 명령을 준수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자들이었는데, 왜 예수님은 그들을 향해 분노 하셨던가? 제사 행위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제사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하신 바를 깨달아야 했다.
제사를 통해 죄 없는 짐승이 피를 흘려야 했던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 피 흘림이 없으면 사함이 없다(히9:22). 우리의 죄를 대신해서 의로우신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피를 흘려야만 우리는 죄 사함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죄 없는 짐승의 죽음은 바로 나의 죽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내가 바로 죽을 죄인이란 사실을 알고 제사에 임해야 한다.
그러나 아무도 제사를 드리면서 그 의미를 새기지 않았고, 단지 자신들의 정성과 노력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한다고 여겼고, 그 수고 때문에 자신들은 복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고 여겼다. 그러니 그들의 행위는 하나님의 뜻을 왜곡하는 악행이었기에 “하나님의 전에 들어갈 때에 네 발을 삼갈지어다.”라고 했고, “말씀을 듣는 것이 제사 드리는 것보다 낫다”고 하신 것이다.
기도 역시 같은 맥락에서 생각해야 한다. 우리의 상식으로는 정성껏 간절히 기도하면 하나님이 응답해 주신다는 것이다. 그래서 재를 뒤집어쓰고 통회하며 기도하기도 하고, 식음을 전폐하고 기도하는 경우도 있고, 어떤 경우에는 밤을 지새우며 부르짖기도 한다. 그러나 본문은 “하나님 앞에서 함부로 입을 열지 말라.”고 하고, “급한 마음으로 말을 내지 말라.”고 하신다.
그 이유는 하나님이 생각하시는 것과 우리의 생각이 너무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내 필요를 하나님께 요청하면서 그것을 합당한 기도라고 여긴다. 그러나 하나님이 보시기에는 그 무엇도 들어줄 수 없는 허무맹랑한 내용들뿐이다.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지 말라(마6:31)’고 하셨다. 이런 것은 이방인들이 우상에게 기도하는 내용인데, 우리의 기도를 분석해보면 모두가 이 범주에 속하는 것들뿐이다.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해야 하나님이 받으시는 합당한 기도임을 다시금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제대로 제사를 드리고, 합당한 기도를 드려야 한단 말인가? 그렇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가 할 수 없는 일이다. 이것은 오직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이 십자가 지심으로 이루셨다. 예수님의 정결한 몸이 드려져야 온전한 제사가 성립되고, 그 피를 근거로 아버지께 기도할 때 응답이 이뤄진다.
더 이상 종교적인 노력으로 뭔가를 이루겠다는 망상에서 깨어나자. 우리가 하는 종교적인 몸짓은 다 헛된 것이다. 오직 그 아들 예수님이 십자가를 통해서 이루시는 일만 아버지가 받으시는 합당한 행위이다. 이것을 믿고 그 은혜를 감사하는 자가 성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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