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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 |
 서경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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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ject | 전도서 3:16-22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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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들의 관심사는 굉장히 단순하다. 자기 세계를 유지, 보존하는 것이다. 나 혼자의 힘은 너무 미약하기 때문에 타인과 협력하며 조직체를 구성하고, 그 구성원 중에 지혜롭고 믿을만한 자를 뽑아 통치자로 세워 나를 다스려줄 것을 요청한다. 이것이 오늘날 국가의 형태가 되었다.
똑똑한 사람이 지도자가 되어 그의 보호를 받으면 내 삶은 더욱 더 안정되고 평안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이런 기대는 망상에 불과하다. 나의 권한을 위임 받은 통치자는 나를 지키고 보살피는 일을 하기 보다는 권력을 자기만족을 위해 사용하고 그러다보니 그 권력이 나를 짓누르고 억압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가장 공평하게 판결을 내려야 할 재판정에서 불의가 자행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억울하게 피해를 입은 사람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부당한 힘에 의해 위협을 당할 때 재판장은 그 부당한 권력을 심판해야 하는데 오히려 그 힘과 결탁해서 계속 억압과 횡포가 자행되는 것이 이 세상이다.
그러니 나 자신의 보존을 목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삶을 꾸려보지만 이 모든 일들이 다 허망한 것이다. 아무리 많은 사람이 모이고 지혜로운 자들이 나선다 할지라도 인간들의 세상은 평안도 없고, 안전도 없고, 공평함도 없다. 그러니 세상에 대한 희망 자체가 성립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결과가 빚어진 이유는 우리의 출발점부터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왜 나의 안전과 평안을 목적으로 삶을 꾸리려 했는가? 전혀 잘못된 출발이 비참한 결말의 씨앗을 뿌린 것이다. 인간이 이 땅에 태어난 목적은 나의 만족과 기쁨, 평안을 누리기 위함이 아니라 나를 이 땅에 보내신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것이다.
그래서 하나님은 우리를 심판하신다. 내 만족을 위해 삶을 꾸리고, 내 평안을 위해 행하는 모든 일에 방해꾼으로 나서신다. 열심히 모으면 흩으시고, 높이 쌓아 올리면 허물어 버리신다. 이것만은 꼭 쥐고 있어야 한다고 다짐할 때 그것이 나에게 오히려 해가 되도록 하신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절망을 느낀다. 나를 지키고 싶은데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도 지킬 수 있는 길이 없음을 날이 가면 갈수록 더 깊이 확인한다. 그러다가 궁극에 가서는 내가 소, 돼지, 개, 닭과 별 차이가 없는 존재임을 자각하게 된다.
만물의 영장이라고 큰소리 치고, 이 지상에서는 그 어떤 생명체보다 더 지혜롭기에 이 세상 만물을 다스리며 사는 존재라고 여겼는데, 이런 우리가 우리를 위해 하는 짓거리가 전혀 우리를 위하는 일이 되지 못하고, 아무리 궁리하고 발버둥 쳐도 결국은 내게 해가 되는 일을 할 뿐 유익을 줄 수 없다는 것에서 절망한다. 그렇게 실패와 실패를 거듭하다가 결국은 죽는다. 우리가 무가치하고 불쌍하게 여겼던 짐승의 운명과 전혀 다르지 않다.
우리 모두는 예외 없이 나를 위해 살아간다. 어떤 인간도 자신을 위한 삶을 포기하지 않는다. 이것은 짐승과 조금도 다름이 없는 삶이다. 이런 삶을 살아가는 세계에서의 진리란 자기의 평안과 만족을 가져다주는 것이다. 정의도 역시 마찬가지다. 자기에게 불리한 결과를 안겨준다면 그것은 정의가 아니다. 모든 것이 자기 위주로 짜여져 있다. 그러니 나 혼자가 아닌 여럿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진리와 정의가 존재할 수 있겠는가? 나에게 유리해서 진리라고 간주했는데 상대는 자신에게 불리하다고 진리가 아니라고 하는 것이 이 세상의 판정이다. 그러니 너와 나의 진리가 서로 다른 것이다.
이런 인간들에게 주님이 찾아오시면 자신이 정말 죄인인 것을 발견하게 된다. 나를 중심점으로 삼았던 것이 오류였음이 폭로된다. 나를 위한 삶은 짐승과 전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고백하게 된다. 그리고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을 어찌할 수 없음도 알게 된다. 이런 무능한 자에게는 주님의 긍휼이 아니면 다른 희망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수로보니게 여인은 자신을 개 취급하는 예수님에 대해 전혀 불만이 없었다. 아니 자신이 개와 전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순순히 시인했다. 그러나 그는 개 같은 자신이 주님의 은혜가 아니면 영원히 소망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기에 간절히 주님께 긍휼을 구했다(막7:28). 이렇게 주님의 긍휼을 기대하는 자만이 짐승과 다른 은혜를 아는 인간이다.
인간의 힘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기에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한다(롬3:23). 그래서 하나님은 우리의 제사와 예물을 원치 아니하시고 한 몸을 예비하셨다(히10:5). 그 아들 예수의 피가 우리를 모든 죄에서 깨끗하게 하신다(요일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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