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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 |
 서경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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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ject | 요한1서 2:1-6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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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요한은 이 서신을 기록하는 목적을 1절에서 “너희로 죄를 범치 않게 하려 함이라”(1절)고 했다. 사도로서 성도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바로 믿고 감사함으로 살아가는 삶을 소망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겠지만 ‘죄를 범치 않게 하려 함’이라는 것은 좀 지나친 욕심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인간이 죄를 범치 않을 수 있다고 사도는 생각하고 있단 말인가? 결코 그런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왜 굳이 이런 표현을 썼을까? 그것은 그 뒷부분에 이어지는 말씀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만일 누가 죄를 범하면 아버지 앞에서 우리에게 대언자가 있으니 곧 의로우신 예수 그리스도시라”
그러니까 사도가 이 글을 쓴 진짜 이유는 성도들이 죄를 범치 않게 하기 위함이라기보다는, 죄인이 어떻게 죄 사함을 받을 수 있는가 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 이런 글을 썼다는 말이다. 즉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죄 사함 받는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함이다. 이 죄 사함의 감격을 전하기 위해서 먼저 죄 문제를 거론했고, 그 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이 “우리 죄를 위한 화목 제물”(2절)이 되시는 길밖에 없음을 말씀하고 있는 것이다.
화목을 위해 제물이 필요하다는 것도 참 독특한 발상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자. 인간이 범죄함으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인간이 서로 원수가 되었는데, 이런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서 제 3자이신 예수님이 죽음으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죄인이 화목하게 된다는 이런 아이디어는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 생각으로는 죄를 저지른 당사자가 죄에 대한 값을 어떤 방법으로라도 치러서 죄를 용서받고 하나님과 화목하게 되는 것이 기껏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런 방법이 아니라 자기 아들을 이 땅에 보내셔서 희생 제물로 삼으시고 죄인들의 허물과 죄를 깨끗이 용서하시고 죄인을 용납하고 받아주시는 이런 방법을 마련하셨다. 이 하나님의 방법에 의해 예수님은 화목 제물이 되셨고, 그 결과 우리가 죄 사함을 받은 것이다. 지금 사도는 이 사실을 전하고 싶어 안달이 났고, 이것을 전하기 위해 본 서신을 기록한 것이다.
복음은 인간 편에서 뭔가를 해서 상황을 역전시키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아니라 인간대신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피를 흘려 모든 문제를 푸는 것이다. 따라서 복음을 거론하면서 인간의 행함을 첨가시키거나 인간의 행위를 손톱만큼이라도 긍정하는 태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
십자가 사건은 모든 인간을 마땅히 죽어야 할 죄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죄는 십자가 앞에서만 제대로 된 평가가 가능하다. 십자가 없는 죄 개념은 허망한 것이다. 죄인끼리 서로 누구의 죄가 더 크냐는 식의 비교는 출발자체가 전혀 잘못된 것이다. 죄는 윤리, 도덕을 기준으로 내려지는 평가가 아니라 오직 예수님의 피 흘려 죽으심이라는 상황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을 인함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을 인함이라”(사53:5)는 말씀 앞에 그 어떤 인간도 죄인이란 멍에를 벗을 수 없다. “나는 다른 사람들과 같지 아니하고 이 세리와도 같지 아니함을 감사하나이다. 나는 이레에 두 번씩 금식하고 또 소득의 십일조를 드리나이다”(눅18:11-12)라는 식의 생각 자체가 불가능하다.
십자가 앞에서 자신의 죄인 됨을 발견한 사람은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눅5:8) 이런 탄식이 나올 뿐이다. 왜 그런가 하면, 십자가에서 피 흘리신 그분은 바로 내 죄 까닭에 그런 끔찍한 일을 당하셨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몸을 드린 화목 제사는 하나님의 마음을 충족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는 온전한 것이었다. 그리고 죄인을 의롭게 변화시키는 놀라운 역사였다. 그 덕분에 우리는 하나님 앞에 용납되는 그런 자가 되었고, 그분의 품에 안겨 영원히 거하는 은총을 받았다.
이 사랑 받은 자는 예수님을 사랑할 수밖에 없고, 그 은혜에 감격할 수밖에 없다. 3절 말씀에 “그의 계명을 지키면 이로써 우리가 저를 아는 줄로 알 것이요” 라는 말씀이 있는데, 이것은 우리가 율법의 조항들을 어김없이 지킨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분의 사랑 안에 거함으로 모든 율법을 완성하신 그분의 공로를 힘입는 것을 말씀하고 있다.
사랑은 율법의 완성(롬13:10)이다. 즉 주님의 십자가에서 이루신 사랑의 희생은 모든 율법을 다 이루신 사건이다. 따라서 성도가 그분의 십자가를 믿고 그 피로 용서를 받은 자라면 그분의 다 이루심에 동참하는 것이요, 계명을 지키는 것이다. 죄인인 우리가 지켜서 지키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지키심이 우리의 지킴이 되는 것이다.
6절에 이런 말씀이 있다. “저 안에 거한다 하는 자는 그의 행하시는 대로 자기도 행할지니라.” 이 말씀 또한 예수 그리스도의 행하심이 그분 안에 있는 자의 행함이 된다는 말씀이다. 예수님이 이런 일을 하셨으니 너희들도 따라 행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성도는 예수 안에 있는 자이기에 그분이 행하신 그 일이 그분 안에 있는 자의 것이 된다는 것이다.
쉬운 예를 들자면, 버스가 천국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가는데 그 버스 안에 있는 자는 졸고 있든지 깨어 군것질을 하든지 그런 것과 상관없이 천국으로 가는 것이다. 이런 목적지가 확정된 차 안에 탄 사람이 바로 성도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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