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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 |
 서경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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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ject | 히브리서 11:20-22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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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절 말씀에 “믿음으로 이삭은 장차 오는 일에 대하여 야곱과 에서에게 축복하였으며”라고 기록하고 있는데, 이삭이 아들에게 축복한 것이 과연 믿음으로 한 것이 맞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고, 또 ‘장차 오는 일에 대하여’라는 단서를 달았는데 이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 보자.
사실 이삭은 맏아들에게 장자의 복을 주려고 했으나 작은아들에게 속아 그에게 장자의 축복을 했다. 이 일은 아들의 속임수로 인해 아버지가 기만당한 엄청난 일이지만 이삭은 그 일을 하나님의 뜻으로 받아들이고 더 이상 그 사건을 뒤엎으려 하지 않는다. 여기에서 이삭의 믿음이 드러난다.
그는 분명 맏아들을 사랑했고, 당시의 풍습에 따라 그가 장자가 되는 것을 당연시 했다. 그러나 이런 인간들의 생각과는 달리 하나님은 이들이 태어나기도 전에 먼저 예언하신 말씀이 있었다. “두 국민이 네 태중에 있구나. 두 민족이 네 복중에서부터 나누이리라. 이 족속이 저 족속보다 강하겠고 큰 자는 어린 자를 섬기리라”(창25:23)고.
뒤늦게 맏아들이 찾아와 자기에게도 복을 빌어 달라고 간청했지만 복을 비는 대신 저주에 가까운 선포를 했다. “너의 주소는 땅의 기름짐에서 뜨고 내리는 하늘 이슬에서 뜰 것이며 너는 칼을 믿고 생활하겠고 네 아우를 섬길 것이며 네가 매임을 벗을 때에는 그 멍에를 네 목에서 떨쳐버리리라”(창27:39-40)고. 이것이 바로 믿음으로 아들에게 축복한 내용이며, 한 걸음 더 나아가 ‘장차 오는 일에 대하여’ 기도한 것이다.
어느 아버지가 아들에게 저주를 선포하겠는가? 아들이 열이건 백이건 다 축복하기를 원하는 것이 모든 아버지의 심정이다. 그러나 이삭은 자신의 아들이어서 축복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아들을 통해 장차 일어날 일을 보여주는 하나님의 계시가 담겨있기에 자신의 바람과는 무관한 기도를 할 수밖에 없었다.
두 아들에게서 두 민족이 나눠지고 서로 다투고 싸우게 될 것이라는 하나님의 언약은 인간의 뜻과는 무관한 그분의 계획이기에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고 선포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처럼 세상만사는 인간의 뜻이 펼쳐지는 곳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만 전개되는 곳이다.
‘창자 오는 일’은 다른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약속하신 그 아들 예수님에 관한 일이며, 이삭을 포함한 과거에 살았던 모든 사람들은 하나님의 하시는 일을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진 피조물이기에 그 일을 수행할 수밖에 없는 운명인데, 이삭은 그 사실을 깨닫고 자기 아들에게 축복을 했다는 것이다. 그것도 장차 오실 예수님을 통해 세상이 두 편으로 나눠지고 갈라질 것이라는 내용을 품으면서.
21절에 “믿음으로 야곱은 죽을 때에 요셉의 각 아들에게 축복하고 그 지팡이 머리에 의지하여 경배하였으며”라고 했는데, 이 구절도 쉽게 납득할 수 없는 말씀이다. 성경에는 야곱의 생애가 결코 짧지 않게 서술되어 있는데, 그의 믿음의 모습이 죽기 전 손자에게 손을 어긋 맞겨 축복하는 것이라니 그것이 과연 야곱의 믿음의 결정적인 모습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야곱 자신이 맏아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뜻에 따라 장자의 복을 받았듯이, 자신의 손자 므낫세와 에브라임에게도 그는 똑같은 모습으로 축복을 한다. 맏아들 므낫세에게는 자신의 왼손을, 차자인 에브라임에게는 오른손을 얹어 축복한 것이다. 이 모습 역시 하나님이 예언하신 말씀에 따라 이뤄진 일이다. “그도 한 족속이 되며 그도 크게 되려니와 그 아우가 그보다 큰 자가 되고 그 자손이 여러 민족을 이루리라”(창48:19)고 하면서.
믿음은 바로 이런 것이다. 인간의 형편과 처지와 무관하게 하나님의 뜻이 어김없이 성취되는 것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기뻐하며 살아가는 삶이다. ‘지팡이 머리에 의지하여 경배’하였다고 했는데, 이것 역시 자신의 노력과 열정은 하나님에 의해 완전히 꺾이고, 더 이상 자신의 힘으로 버텨 설수 없어서 지팡이를 의지하며 살았던 모습 그대로 죽는 그 순간까지도 지팡이를 의지하여, 자신을 그렇게 완전히 꺾고 박살낸 그분을 경배한 것이다.
22절에는 “믿음으로 요셉은 임종 시에 이스라엘 자손들의 떠날 것을 말하고 또 자기 해골을 위하여 명하였으며”라고 했다. 한 마디로 하면 요셉은 멋진 유언을 남겼는데 그것이 온전한 믿음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그가 한 유언은 인간적 관점에서 볼 때 특별한 것이 없다. 이스라엘 자손들이 가나안으로 돌아갈 것이란 예언과 함께, 자신이 죽으면 유골을 가나안으로 가져가 달라는 내용이었다. 이것이 어떻게 믿음의 결정적인 모습일까?
사실 믿음이란 인간들이 생각하는 거창하고 대단한 것이 못된다. 단지 하나님의 약속을 있는 그대로 받고 의지하는 것뿐이다. 요셉은 이 땅이 아닌 장차 올 영원한 나라를 바라며 사모한 것이다. 가나안은 하나님이 약속한 땅이다. 물론 그 땅이 본향은 아니다. 그러나 본향을 사모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의 약속이 담긴 그곳을 원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약속만을 믿고 의지하며 산 믿음의 모습이다.
예수님은 우리의 영원한 안식처다. 그분이 우리의 처소이며 생명이다. 하나님의 최종적인 약속은 그 아들 예수를 통해 자기 백성을 더러운 죄에게 깨끗케 하고 정결한 의의 옷을 입혀 그의 신부로 만들어 그와 더불어 영생할 것을 계획하셨다. 예수님의 신부된 성도는 오직 신랑 되시는 예수님만 바라며 사모하며 살아가는 자이다. 요셉이 죽으면서도 그곳을 사모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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