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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 |
 서경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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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ject | 히브리서 11:8-16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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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자기 택한 백성에게 믿음을 주실 때 어떤 일이 발생할까? 흔히들 생각하기를, 성령이 임하셔서 믿음이 생기면 우리의 힘과 상상을 초월하는 능력이 생겨서 과거에는 힘이 모자라고 지혜가 부족해서 할 수 없었던 일을 이제 능히 할 수 있게 되고, 그런 성령의 능력을 받기 위해 성도는 더욱 열심히 하나님께 매달려 기도해야 하는 것으로 여긴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믿음에 대한 크나큰 오해이다. 하나님의 선물인 믿음을 받으면 초능력을 소유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시키시는 대로 아무 힘없이 끌려가게 되고(믿음으로 아브라함은 --- 갈 바를 알지 못하고 나갔으며 8절), 나의 의지와 욕망과는 전혀 다른, 아니 인간의 소망자체를 완전히 끊어버리는 식으로 인도받게 된다.
이제 본문을 따라 믿음으로 살게 된 아브라함과 그 아내 사라의 이야기를 살펴보자. 먼저 아브라함의 경우를 보면,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찾아오시는 순간부터 그는 고난의 삶이 시작되었다. 고향, 친지들이 대대로 살았던 생활 근거지를 떠나 떠돌이 생활이 시작되고, 죽는 순간까지 나그네와 행인 같은 삶을 지속하게 된다. 이것은 인간들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하나님의 독특한 이끄심이다.
그리고 그 아내 사라의 경우를 생각해 봐도 이상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그녀에게 약속하신 말씀을 보면, 자식을 주시겠다고 하셨고, 그 후손이 바다의 모래처럼 하늘의 별처럼 많아질 것이라고 하셨는데, 사실 사라는 이미 단산했고, 나이도 늙어 더 이상 자녀에 대한 기대와 희망은 버린 지 오래다.
만약 자식을 주시려면 젊을 때 주셨으면 좋았을 것이고, 그리고 하늘의 별처럼 그렇게 많은 자식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그냥 단란하고 화목하게 가정을 이룰 만큼만 있으면 족한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약속은 이런 인간들의 바람과는 거리가 먼 것이었다.
이처럼 믿음을 받은 성도는 하나님이 주신 믿음이 인간적이고 세상적인 측면에서 볼 때 결코 축복이라고 여길 수 없는 것들이다. 고향을 떠나 낯선 곳으로 가서 살아야 하고, 그곳에서도 정착하며 안정을 누리는 삶이 아니라 죽는 날까지 떠돌아다니며 살아야 하는 삶, 그리고 늙은 나이에 자식을 주겠다고 하시면서 그로 통해 후손이 엄청나게 번성할 것이란 약속.
과연 이런 것들이 인간들이 소망하고 바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만약 인간들이 꿈꾸고 원하는 것들을 주신다면 그것은 하나님이 주시는 선물일 수가 없다. 인간들이 도저히 바랄 수 없는 것들을 받을 때 그것이 바로 하나님이 선물로 주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하나님이 주신 것들이 인간들의 바라는 것들과 전혀 거리가 먼 것들일까? 사실 이 부분을 풀지 않으면 하나님을 알고 깨닫는 일에 단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다. 에덴동산에서 추방된 인간은 하나님이 만드신 피조물로서의 역할과 사명을 망각한 채 스스로 신이 되어 자기 욕망만 추구하지 하나님의 영광을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기에 인간의 생각은 늘 자기만족과 자기 영광뿐이다.
그런데 하나님은 당신 홀로 모든 영광과 기쁨을 취하시는 분이다. 그러니 당연히 하나님이 벌이시는 일에는 인간의 욕망이 아닌 하나님의 뜻이 펼쳐지기에 인간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전혀 즐거운 것일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입장에서 그분이 펼치시는 일을 새롭게 바라보게 되면 모든 것들이 합당하고 감사와 기쁨의 찬양을 드리게 된다. 육을 가진 인간이 고향을 떠나 평생을 나그네로 살아야 한다는 것은 참으로 고통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러나 하나님이 사랑하는 자녀들은 그런 삶을 피할 수 없는데, 그 이유는 이 땅이 그들의 본향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우쳐 주기 위함이다. 달리 말하자면 이 땅에서 정붙이고 뿌리를 내리며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영원한 본향 하늘나라를 사모하며 살기를 바라신 것이다.
이처럼 믿음은 이 세상에서는 참으로 생소한 것이다. 인간들이 원치도 않는, 아니 싫어하고 피하고 싶은 쪽으로 인도받는다. 그러나 그 길만이 생명의 길이며 영생의 길이기에 그 길로 인도받는 자는 생명을 받은 자이다.
예수님은 자기 백성의 죄를 대신해서 십자가에서 피 흘리시므로 그 백성들의 살 길을 마련하셨다. 이런 주님이 우리에게 이 땅이 아닌 자신이 마련하신 한 성(새 예루살렘)으로 인도하시려고 이 땅에서는 나그네와 이방인임을 확인시키시는 방향으로 우리를 이끄신다.
자기 백성을 위하여 한 성을 예비하신 그 주님을 믿고 의지하며 경배하는 자, 그는 그 성에서 주님과 더불어 영생할 주님의 백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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