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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 |
 서경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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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ject | 히브리서 10:1-8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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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절에서 “율법은 장차 오는 좋은 일의 그림자요 참 형상이 아니”라고 했다. 그러니까 이 말씀은 율법 자체가 최종적인 목적과 가치를 지닌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실체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말씀이다. 달리 표현해 보면, 율법은 방향을 지시하는 이정표와 같은 것인데 그 지시를 따라 가다보면 목적지에 도달하게 되는 그런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이들은 율법 즉 그림자를 보고 그것에 얽매이고 마치 그것이 최종 목적인 것처럼 생각해서 율법에 안주하고 그것에 목을 매는 사람이 있다. 물론 구약 시절에는 그 율법을 준수하면서 장차 오실 예수님을 기다리는 삶이었기에 율법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미 예수님이 오신 신약 시대에 왜 계속 율법을 붙잡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분명히 그림자는 그림자일 뿐 참 형상이 아닌데.
이런 사실을 분명히 하기 위해 예수님은 아주 강한 어조로 아버지의 뜻을 말씀해 주셨다. “하나님이 제사와 예물을 원치 아니하시고 오직 나를 위하여 한 몸을 예비하셨다”(5절)고. 이 말씀이 의미하는 바는, 더 이상 율법에 묶여 있지 말고 그 율법이 지향했던 실체를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해마다 반복해서 드리는 제사는 죄를 생각하게 하는 것일 뿐 죄를 깨끗케 하지는 못했다. 그래서 예수님은 자신의 몸을 단번에 제물로 드려 백성의 죄를 온전케 하는 제사를 드린 것이다. 이런 마당에 아직도 제물을 바쳐 제사를 드리려 하고, 율법에 따라 할례를 행하고 절기를 지켜야 한다고 우기는 것은 예수님을 모독하는 처사요, 복음을 배반하는 일이다.
단순한 생각으로 성경 말씀은 하나님이 지시하신 것이기에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이런 논리에 따르게 되면 구약의 모든 말씀을 지켜야 하고, 신약에서 하신 명령 또한 준수해야 한다. 그런데 인간이 어떻게 이런 말씀들을 지킬 수 있는가?
한 가지만 예를 들어보자. “만일 네 손이나 네 발이 너를 범죄케 하거든 찍어 내버리라”(마18:8)는 말씀이 있다. 율법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우는 자는 이 말씀을 어떻게 지킬 수 있나? 끝까지 말씀을 순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자기 손과 발을 다 찍어 버려야 하고 눈도 뽑아야 할 것이다.
‘하나님이 제사와 예물을 원치 아니하신다.’고 하셨을 때, 이 말씀은 인간의 손으로 하는 모든 것을 거절하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제사와 예물은 원치 아니하시니까 그것 외에 다른 것을 드리면 기뻐하시겠지’ 이런 식으로 받을 말씀이 아니다. 인간의 행위 전부는 하나님이 원치 않으시는, 바꿔 말하면 받으실 수 없는 더러운 것이기에 원치 아니하신다고 한 것이다. 그래서 하나님은 친히 자기 손으로 예비하신 것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한 몸’ 자기 아들 예수님인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힘과 노력으로 하나님을 감동시키고 싶어 한다. ‘과연 하나님은 어떤 것을 기뻐하실까? 무엇을 좋아하실까?’ 하고. 그러나 하나님은 인간의 것을 도무지 즐겨 받으실 수 없는 거룩한 분이시다. 그러니 자기가 원하시는 것을 스스로 마련하고 그것을 통해 영광 받으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사실을 믿는 자라면 더 이상 내 노력과 땀으로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려는 생각을 접어야 한다. 노력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은 자기 아들 외에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 그분의 십자가 피를 받으시고 흠향하시고 만족하시는 그분의 뜻을 깨닫고 성도는 온통 그분의 공로와 희생을 찬양하고 경배하고 기뻐해야 한다. 나의 수고가 아니라 예수님의 공로를 높이고, 내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뤄지기를 소망하는 삶, 이것이 보혈의 피로 씻음 받은 자의 모습이다.
그러나 믿음을 선물로 받지 못한 자는 끝까지 자기의 것을 포기하지 않는다. 어떻게 하든 자기 노력으로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일을 실현하려 한다. 이것을 원치 않으시면 저것을 드려보고, 그것도 원치 않으시면 또 다른 것을 드려서라도 끝까지 자기 공로와 자기 노력이 하나님께 상달되도록 안간힘을 쓴다. 이것이 오늘날의 종교적 몸짓이다.
‘아버지께서 이끌지 아니하면 아무라도 내게 올 수 없다’(요6:44)고 하셨다. 어떤 인간도 스스로의 힘으로 주님께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예수님께 나아가지 않고는 살 수 없다. 이 과정에서 인간 자체적으로는 그 어떤 것도 불가능하다. 오직 아버지와 아들이 일하셔야 한다. 그래서 사람이 드리는 것으로는 아니 되고 하나님이 준비하신 것으로만 가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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