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아들이 이 땅에 오셨고, 그분이 바로 유대인들이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인 예수였다는 사실이 몇몇 사람들에 의해 전파되기 시작했다. 분명 이 소식은 너무도 놀랍고 끔찍한 소문이 아닐 수 없다. 하나님의 아들이 이 땅에 오셨다는 것도 쉽게 납득할 수 없는 이야기고, 또 그분을 죽이는 일에 너나 할 것 없이 동참했다는 사실은 더더욱 두렵고 떨리는 일이다.
복음은 이 지점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나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했고, 내 만족과 기쁨만을 위해 살다가 내 가는 길을 방해하는 자가 생겨 제거해 버렸는데 그분이 바로 하나님의 아들이었다는 사실 말이다.
하나님은 자기 아들을 이 땅에 보내시고 “네가 내 아들이라 오늘날 내가 너를 낳았다”(5절)고 하시면서 기뻐하셨는데, 우리는 그를 알아보지 못했고, 하나님은 그 아들을 향해 “나는 그에게 아버지가 되고 그는 내게 아들이 되리라”(5절) 하셨건만, 우리는 그를 귀찮게 여겨 죽여 버렸다. 이것이 바로 십자가 사건이며, 복음은 이 십자가에 달려 죽임당한 예수 그리스도의 이야기다.
하나님의 아들을 이야기하니까 사람들은 기껏 떠올리는 것이 천사였다. 천상의 존재로 이 땅에 사는 우리와는 질적으로 다르며, 거룩함과 정결함과 시공을 초월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에 만약 하나님의 아들이 있다면 천사와 같은 존재가 아닐까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은 피조물과 비교할 분이 아니라 모든 만물의 창조주시며(2절) 하나님의 본체시다(3절). 따라서 모든 천사는 저에게 경배 드리게 하셨고(6절), 주님은 이런 천사들을 심부름꾼으로 사용하신다(7절). 그리고 구원 얻을 자기 백성을 섬기는 직분을 맡기셨다(14절).
이제 더 이상 예수님을 그 무엇과 비교하며 생각하려는 어리석음을 멈추고, 그분이 왜 초라한 모습으로 이 땅에 오셨고, 또 고난의 삶을 사시다가 처참하게 십자가에서 죽으셔야만 했는가를 깊이 생각해 보자.
사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본체시다. 그런 분이 자기를 비어 종의 형체를 가져 사람들과 같이 되었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실 뿐 아니라 자기를 낮추시고 아버지께 복종하셔서 십자가에서 죽으셨다. 이렇게 하신 이유는 모든 무릎을 예수의 이름에 꿇게 하시고 모든 입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주라 시인하여 하나님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시기 위함이다(빌2:6-11).
그렇다면 우리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예수님의 이름 앞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다. 십자가가 보인다면 우리는 꼼짝없이 죽을 죄인으로 드러난다. 예수를 살해한 범인이며, 그 십자가는 바로 내가 달려 죽어야할 곳이라는 사실로.
사태가 이러하건만, 인간들은 자기 착한 행실로 칭찬과 상급을 기대하며, 다른 사람과의 비교 우위를 자랑하고, 넌지시 자기만족을 극대화하기 위한 욕망으로 하늘나라까지 소망한다. 이런 마음으로 생각하는 천국은 진정한 천국이 아니라 또 다른 세상의 연장에 지나지 않는다.
이 땅에서의 부귀영화를 꿈꾸며 한 평생을 살았지만 너무 아쉬움이 많아, 오는 세계에 가서는 그 아쉬움을 완전히 충족하는 그런 환경에서 살고파 하나님을 찾고 예수님께 기도하는 자는 예수님의 피 값을 전혀 알지 못하는 자이다. 만약 이런 자들이 천국에 간다면, 그곳에서도 자기자랑을 늘어놓고 자기만족을 좇아 살아갈 것이다.
주님이 지으신 이 세상은 다 멸망할 것들이다. 주님 계시는 영원한 세상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이 땅은 임시적인 것으로 만드셨다. 그래서 우리 육신을 포함한 세상의 모든 것들은 의복처럼 낡아지고 결국은 소멸하고 말 것들이다. 그러나 우리 주님은 영존할 분이다(11-12절).
예수님이 피 흘려 값을 지불하고 산 생명만이 주님과 더불어 사는 천국에 갈 수 있다. 피로 씻음 받은 자는 더 이상 자기만족을 위해 천국을 바라지 않는다. 오직 그분의 공로와 영광을 영원히 경배하고 찬양해야할 자로 주님 곁에 있기를 소망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공로만으로 그분 곁에 살 천국 백성들은 더 이상 자신의 바라볼 수 없다. 내 만족, 내 기쁨, 내 자랑, 내 몸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날 위해 대신 십자가에서 피 흘리신 그분의 사랑과 공로를 자랑할 뿐이다.
|
 |
|
이름검색
Home
re)주님의 은혜
화평교회에서 퍼옴(오용익 목사님글)
체크된 항목 삭제
체크된 항목 이동
체크된 항목 복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