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유명한 발레 [백조의 호수](차이코프스키 작곡)가 있다. 발레에 대한 지식도 관심도 없는 내가 이것을 거론하는 이유는 그 제목 때문이다. 제목이 참으로 특이하지 않은가? ‘호수의 백조’라고 했으면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데, ‘백조의 호수’라고 하니 뭔가 좀 어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넓은 호수에는 백조만 있는 것이 아닐 텐데 ‘백조의 호수’라니? 그러면 ‘참새의 호수’나 ‘물고기의 호수’는 아니란 말인가?
정확히 왜 이런 제목을 붙였는지 모르지만 내 짐작으로는 백조의 아름다움을 부각시키기 위해 이런 식으로 표현한 것이 아닌가 싶다.
어느 날 우연히 ‘백조의 호수’라는 소리를 듣는 순간 갑자기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세계’가 바로 그것이다. 이것은 마태복음이 시작되는 첫 구절에 있다.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의 세계라.”
참 이상하다. ‘예수 그리스도의 세계’라고? 이 넓은 세계에 예수님만 계신 것이 아닌데, 왜 이런 표현을 썼을까? 이 세계에는 수많은 사람과 동식물, 해와 달, 별, 그리고 나도 있는데. 이런 생각을 하다가 “아하, 세상 만물이 주를 위한 것이구나. 그래서 이 세계도 ‘예수 그리스도의 세계’라고 했구나.”하고 놀랐다.
“만물이 주에게서 나오고, 주로 말미암고, 주에게로 돌아감이라(롬11:36)”는 말씀이나, “모든 무릎을 예수의 이름에 꿇게 하시고, 모든 입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주라 시인하여 하나님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셨느니라(빌2:11-12).”는 말씀 모두 ‘예수 그리스도의 세계’를 말씀하고 있지. 그래, 바로 그거야!
설레는 마음으로 다시 마태복음 1장을 펴서 읽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세계(世界)’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세계(世系)’라고 되어 있었다. 약간 김이 빠진다.
내가 생각한 세계는 우주만물이었고, 성경에 기록된 세계는 족보를 일컫는 말이었다.
그러나 큰 의미로는 별 차이가 없었다. 예수님 탄생 전 이 땅에 태어난 모든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 있었다는 것이 마태복음 1장 1절의 의미니까. 와 놀랍다! 예수님 탄생 전 이 땅에 태어났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모두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 존재했던 사람이라니.
그들만이 아니다.
예수님 탄생 후에 이 땅에 태어난 사람, 앞으로 태어날 사람까지 모두 예수 그리스도를 위한 존재라는 말이잖아.
그럼 나도?
몰론.
그러면 나를 위한 세계는 없네?
그렇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