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나눈 대화는 저에게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고, 나 아닌 상대를 이해하는 귀중한 기회가 되었음에 대화 자체가 주님의 은혜이며 너무도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이런 대화를 통해서 피차 주님의 사랑을 더 깊이, 더 높이 알아가는 기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저의 주장은 이것이었습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믿고 그분의 십자가를 통해 우리의 죄와 허물이 씻음 받은 자임을 고백하는 자라면, 우리의 논의와 가치의 출발점은 십자가에서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을 인함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을 인함이라(사535)는 말씀이 거짓이 아니라면, 십자가 앞에서 나는 무조건(내 행동을 살펴보니 악한 것이 나오고, 내 마음속을 들여다보니 악하더라는 것 이전에) 죄인이고, 그래서 죽어야 마땅한 자인데, 이런 나를 대신해서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신 그 사건 앞에서 우리는 단 한치도 벗어날 수 없는 자라는 겁니다.
내가 살아있음 자체가 그분의 십자가 죽으심 때문인데, 어떻게 살아서 말하고 행동하는 이 모든 것의 근원을 십자가에서 출발시키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물론 나도 이런 관점을 벗어난 상태에서 무심코 말하고 행동하는 경우가 하루 중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많은 대화들 중에서 이런 벗어난 관점에서의 주장도 많았을 것입니다. 그러다가도 순간적으로 다시금 원점(십자가)으로 돌아가게 하는 은총이 덮쳐오기에 그 원점에서 다시 생각하고 말하게 됩니다.
그런데 만약 ‘당신은 왜 모든 것을 십자가 중심으로 생각하는가? 나도 성경이 하나님 말씀이라고 믿고, 십자가 지심으로 구원 받았다는 것에 추호의 의심도 없다. 그렇지만 모든 논의를 십자가에서 출발하고 모든 성경을 십자가 중심으로 바라보는 것은 너무나 지나친 너의 독선이며 아집이다. 내가 십자가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만이라고 하는 너의 주장에는 도저히 동의할 수 없다.’고 하신다면 저로서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습니다.
‘나’라는 존재 자체가 십자가에서 날 대신해서 죽으신 분 때문에 존재하게 되었는데, 어떻게 그 십자가에서 출발하지 않는 다른 것이 가능하단 말입니까?
제가 왜 십자가에서 모든 것을 출발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주시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