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다보면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다. 열심히 노력하고 애써서 내가 목적한 바를 이룰 경우도 있지만 그와는 반대로 내가 전혀 원치 않은 방향으로 일이 진행되어 일을 망칠 때도 있고, 또 예상치도 않았는데 행운이 찾아 올 경우도 있다.
오늘 본문(8-11절)에는 내가 목적하고 원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상황을 맞아 일을 그르치는 경우를 예로 들고 있다. 함정을 팠는데 그 함정에 내가 빠지게 되고, 담을 헐다가 뱀에게 물리고, 돌을 떠내다가 몸을 상하게 되고, 나무를 쪼개다가 다치고, 방술을 베풀려 하다가 뱀에서 물리는 등.
그렇다면 왜 하필 내가 바라는 것과 정반대의 결과가 발생한 것을 예로 든 것일까? 바라고 원하는 일이 이뤄진 것을 예로 들 수도 있고, 아니면 예상치 않은 행운을 얻는 경우를 예로 들 수도 있는 일 아닌가?
본문이 말씀하고 싶은 내용은 ‘이런 일을 하면 이런 결과가 온다. 그러니까 그런 일은 하고, 이런 일을 해서는 아니 된다.’는 식의 교훈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서술된 것이 아니라 세상만사가 인간의 뜻대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대로 된다는 사실을 밝히는 것이 목적이다.
이 사실을 알지 못하는 자는 어리석은 자다. 그래서 예상치 못한 사태가 발생할 때 좌절하고 실망에 빠지는 이들도 있고, 어떤 이들은 실패의 자리에서 떨치고 일어나 실패의 원인을 면밀히 분석해서 다음에는 반드시 성공하겠다고 나선다. 만약 이런 식의 삶이라면 그는 하나님이 목적하고 원하는 바에 대해 전혀 무지한 자이다.
세상만사는 창조주 하나님이 자기 뜻대로 이뤄 가신다. 그런데 어리석은 인간들은 마치 자기가 원하는 대로 일이 이뤄질 것처럼 착각하며 살아간다. 그래서 주님은 그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서 우리가 예상치도 못한 일을 발생시키신다.
만물이 주로 말미암아 창조되었고, 주를 위하여 창조되었다(골1:16-17)는 사실을 알라고 본문은 우리에게 일러주고 있다. 그러기에 내가 원하는 대로 일이 이뤄져서는 아니 된다는 것이 참으로 중요하다. ‘내 소원 이뤄지게 해 주세요.’가 아니라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마26:39)’ 라는 기도를 드려야 한다.
전도서는 지혜가 어떤 것인지, 또 어리석음이 어떤 것인지를 계속 대조하면서 일러주고 있다. 12-13절 말씀에서도 “지혜자의 입의 말은 은혜로우나 우매자의 입술은 자기를 삼키나니 그 입의 말의 시작은 우매요 끝은 광패니라.”고 했다.
왜 지혜자의 입은 은혜로울까? 그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하나님의 창조 원리를 알고 있기에 불평하고 원망함이 없다. 주께서 자기 영광을 위해 아들을 통해 모든 것을 성취하시고, 그 아들 중심으로 만물이 움직이게 하셨기에 그 어떤 것도 이 구도에서 벗어나지 않음을 확인하면서 감사와 감격의 탄성이 터져 나온다.
이런 하나님의 뜻을 모르는 자는 오직 자기의 욕망과 뜻을 이루면서 살아가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여긴다. 그래서 하나님의 자기 영광을 위해 펼치시는 일도 자신의 뜻과 배치된다는 이유로 도무지 용납하려 하지 않는다. 소경이 소경으로 태어난 것도 하나님의 하시는 일을 나타내기 위함이다(요9:3). 그러나 이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소경을 본다면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하나님은 자기 아들을 이 땅에 보내셔서 인간들이 실패한 것을 성공으로 바꾸셨다.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단 한 가지도 온전히 순종하지 못했지만 예수님은 아버지 하나님의 말씀을 온전히 순종하셨다. 그리고 불순종한 자기 백성이 받아야 할 저주를 예수님이 대신 십자가에서 받으셨고, 자기 백성의 허물과 죄를 용서해 주셨다.
그러기에 이제 우리가 사는 이유는 나를 대신하여 죽으신 그분을 위해 사는 것이다. “저가 모든 사람을 대신하여 죽으심은 산 자들로 하여금 다시는 저희 자신을 위하여 살지 않고 오직 저희를 대신하여 죽었다가 다시 사신 자를 위하여 살게 하려 함이니라(고후5:15).”
그러므로 우리가 살아도 주를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하여 죽나니 그러므로 사나 죽으나 우리가 주의 것(롬14:8)이며,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고전10:31) 할 뿐이다.
내가 원하는 대로 일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불평하지 말라. 내 뜻대로 이뤄지는 세상이 아님을 깨닫게 하시려고 내 일을 망치신 하나님께 감사하라. 이 땅이 움직이는 원리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의 대신 희생을 근거로 되어있다는 것을 알고 십자가의 관점에서 모든 것을 해석하고 이해하는 자, 그가 지혜로운 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