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절 전반에 “이와 같이 내 노가 다한즉 그들을 향한 분이 풀려서 내 마음이 시원하리라”고 하셨는데, 이것은 5장 전반부(1~12절)에서 에스겔에게 지시(머리카락과 수염을 삭도로 밀어 그것을 삼등분해서 일부는 성읍에서 태우고, 일부는 사방에서 칼로 치고, 나머지는 바람을 흩으라)하신 말씀과 연계해서 나온 것이다.
쉽게 설명하면, 하나님 말씀에 불순종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심판받으면 하나님의 분이 풀려 마음이 시원하리라고 하신 것이다.
이런 하나님은 참으로 생경하다. 이스라엘의 하나님은 사랑이 많아 백성의 허물을 덮어주시고 용납하시는 분으로 알고 있는데 본문에서는 범죄한 자기 백성이 끔찍한 심판을 받을 때 분이 풀려 마음이 시원하다고 하시니 과연 이런 분이 진짜 하나님인가 의문이 생긴다.
계속해서 연결되는 말씀을 보자. “내 분이 그들에게 다한즉 나 여호와가 열심히 말한 줄을 그들이 알리라(13절 후반).”
이건 또 무슨 말인가? 자기 백성의 죄를 심판하셔서 하나님의 분이 풀리면, 자신이 말한 것이 거짓이 아님을 그들이 알게 될 것이란 말이다. 그러니까 하나님은 자신이 약속한 말씀은 반드시 시행된다는 것을 자기 백성이 알기를 원하시고, 그것을 위해 범죄한 백성들에게 심판을 내리신다는 것이다.
구약의 마지막 선지자 말라기가 예언한 내용 중에 이런 구절이 있다. “내가 선지 엘리야를 너희에게 보내리니 그가 아비의 마음을 자녀에게로 돌이키게 하고 자녀들의 마음을 그들의 아비에게 돌이키게 하리라(말4:5~6). 그리고 예수님이 산상설교에서 “화평케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마5:9).”이라고 하셨다.
위 말라기와 예수님 말씀을 종합하면 죄를 범한 자기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분노가 극에 달했는데 예수님(=엘리야, 하나님의 아들)이 그들의 죄를 담당하셔서 십자가에 달려 죽으심으로 하나님의 노는 그치게 되었다(아비의 마음을 자녀에게 돌이킴, 화평케 하심)는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은 ‘여호와가 열심히 말한 줄을 그들이 알리라’가 최종 목적이었다.
그러니까 ‘여호와의 열심’은 당신이 언약(약속)하신 것을 성실히 시행하시는 것인데, 그 말씀을 받은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약속을 대수롭지 않게 취급했다. 말씀에 순종하다가 어려움이 찾아오면 곧장 말씀을 외면하고 말씀과 정반대 방향으로 갔던 것이다.
여기에서 인간의 완악함이 드러난다. 하나님은 자기가 선언한 말씀(언약)이 너무도 소중해서 말씀대로 시행하시는 분인데 인간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전혀 소중하게 생각지 않았다. 인간들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자기 자신이고, 그 자신을 위해 하나님의 말씀을 이용했을 뿐이다. 그러니 달면 삼키고 쓰면 뱉어 버리는 식이었다.
자, 13절을 다시 정리해 보자. 하나님은 죄를 범한 자에게는 진노하시는 분이다. 사랑하는 독생자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래서 아들 예수님이 죄를 담당하셔서 죄인이 되셨기에 그를 버리셨고(마27:46), 그 후에 분이 풀려 자기 백성(예수님의 대속으로 의롭게 된 자들)을 사랑으로 품에 안으시는 분이다.
14~15절에 “내가 또 너로 황무케 하고 너를 둘러 있는 이방인 중에서 모든 지나가는 자의 목전에 능욕거리가 되게 하리니 내 노와 분과 중한 책망으로 네게 벌을 내린즉 너를 둘러 있는 이방인에게 네가 수욕과 조롱을 당하고 경계와 괴악한 것이 되리라” 하셨다.
이것은 하나님이 심판하심으로 분이 풀렸다는 13절 말씀 이후에 또 심판하시겠다는 것이 아니라 심판의 양상을 구체적으로 서술한 내용이다. 이스라엘 주변에 거주하는 이방인들에게 수치와 조롱을 당할 것임을 말씀하셨다.
16~17절에 “내가 멸망케 하는 기근의 독한 살로 너희를 멸하러 보내되 기근을 더하여 너희의 의뢰하는 양식을 끊을 것이라 내가 기근과 악한 짐승을 너희에게 보내어 외롭게 하고 너희 가운데 온역과 살육으로 행하게 하고 또 칼이 너희에게 임하게 하리라” 하셨다.
하나님이 심판하시는 대표적인 방식이 기근(굶주림), 온역(전염병), 칼(전쟁)인데, 이스라엘이 경험한 것들은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는 참으로 엄청난 것들이었다. 이처럼 무서운 심판이 자기 백성에게 내려지는 이유는 다름 아닌 하나님의 말씀을 외면한 것에 대한 하나님의 분노 때문이었다.
본문에서 3번이나 반복하신 말씀이 있다. 13절에서 ‘나 여호와가 열심히 말한 줄을 그들이 알리라’고 했고, 15절에 ‘나 여호와의 말이니라’ 했고, 17절에서도 ‘나 여호와의 말이니라’고 했다.
‘여호와의 말’은 다름 아닌 언약이다. 하나님은 자기가 언약하신 말씀대로만 세상만사를 운행하신다. 언약에 따라 심판하시고 언약대로 구원하신다. 그러기에 우리는 주님의 언약에만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언약의 최종 지점은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이 십자가 지시는 일인데, 예수님은 십자가에 달려 죽으시면서 “다 이루었다(요19:30)”고 선언하셨다.
예수님이 십자가 지심으로 만왕의 왕, 만유의 주로 등극하셨고, 또 그 십자가가 심판과 구원의 유일한 기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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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겔 16:15-22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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